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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긍정 Sep 24. 2023

드로우앤드류님이 내게 건넨 조언

저는 단 하나라도 자기만의 뚜렷한 색깔을 가진 사람을 찾고 있어요.

지난 글 <출근 대신 출석하는 삶>과 이어지는 글입니다.

이 글의 BGM으로는 김민규(Young Kay)와 Gist의 <별 헤는 밤(Prod. CODE KUNST)>를 권합니다.


앞에는 모니터가 한 대
뒤에는 거울이 날 보네
아침에 깨면 똑같아
나도 빛나고 싶어

- 별 헤는 밤 가사 中




스테이시가 낼 수 있는

최대의 임팩트는 사실 '글' 같아.


앞선 글에서 언급한 약간의 방황 끝에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자"는 깨달음을 얻었다.

그리고 그 당시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었던 책 출판에 몰입하기 시작했다.


책을 쓰려면 내가 프로덕트 매니저를 시작하게 된 첫 시작점부터 출발해야 했다.

그렇게 패기 넘쳤던 부트캠프 취준생 시절부터 첫 회사였던 클래스101에서의 하루들을 톺아보기 시작했다. 그러다 우연히 인턴 3개월을 끝내고 동료평가를 받던 시기의 한 일기를 발견하게 되었다. 당시 한 동료가 내게 제품 블로그 글쓰기를 권하며 "스테이시가 낼 수 있는 최대의 임팩트는 사실 '글' 같아."라는 말을 해준 기억이 났다.


그때는 내가 좀 더 프로덕트 매니저로서 실력을 길러야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였는데, 지금 와서 돌이켜보니 그런 것 같기도 했다. 브런치로 글을 쓴 덕분에 작가라는 버킷리스트도 이루고 있으니까. 진짜 내가 '글'에 내 모든 시간을 투자한다면 어떻게 될까? 나도 작가로서의 내 가능성이 궁금했다.


그래서 내가

'글'로 낼 수 있는 임팩트가 얼마나 될지

내 능력을 스스로 실험해 보기로 했다.




1주 1글.

셀프 실험의 시작


개발자였던 라이너의 창업자는

일주일에 앱을 하나씩 만들고 배포하며

시장의 반응을 살폈다고 한다.


그의 인터뷰에 영감을 받아 나도 일주일에 하나씩 다양한 형태로 '글'이라는 상품을 만들어 시장에 선보였다.

일단 다시 작사가로서 일하고 싶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또 나의 이야기를 담아 2개의 에세이 공모전과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제품을 분석한 글로 국내 대기업 콘텐츠 공모전에도 지원했다. 시가총액 1위 기업에 커버레터를 써보기도 했고, 라디오 대본을 쓰고 녹음하여 콘텐츠 기획 제안서를 보내기도 했다.


그 결과,

일단 글을 발행하기도 전에 이미 잘 브랜딩 된 브런치 덕분에 프로덕트와 관련된 책의 서평과 '직장인 퇴근 후 글쓰기 브랜딩'을 주제로 한 소모임 호스트를 제안받았다. 작사가로 다시 일감을 받기 시작했고, 내가 녹음한 라디오 콘텐츠는 급상승 인기를 인정받아 해당 앱의 메인 홈에서 노출되기도 했다. 국내 대기업 콘텐츠 공모전에서는 1위를 수상했고, 한 외국계 기업의 커버레터는 총 4차례의 면접에 걸쳐 특정 직군을 제안받기도 했다.


생각보다 수익화는 빨랐다.

하지만 파이프라인 당 벌어들이는 객단가는 적었다. 또 너무 여러 가지의 일이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지다 보니 체력적으로 스스로 감당이 되질 않았다. 아버지께서 예전에 "투잡은 해도, 쓰리잡은 안된다!"라고 하셨던 말의 진정한 의미를 알게 되었다. 아직도 가끔 이 시기를 회상한다. "두 개만 하자."


그리고 하나의 에세이 공모전은 탈락했고,

남은 공모전은 서류가 합격되어 줌 면접을 보자는 제안이 왔다.





NEXT DRAW@

 What's your color?


그건 바로 크리에이터 드로우앤드류 님이 주최하신 <NEXT 드로우앤드류> 공모전이었다.

드로우앤드류 님은 내가 클래스101에 다닐 때 사내 라디오에 (제발) 초청해 달라고도 했던 최애 크리에이터다.

공모전에 합격하면 출판 과정을 지원해 줄 뿐만 아니라 추천사와 함께 직접 북토크의 사회도 봐주신다는 큰 혜택이 있었다. 1654명의 예비 작가분들이 지원하였고, 내가 50인 안에 든 것이었다.


출처: 드로우앤드류 유튜브 커뮤니티
가제: <퇴사하고 광명찾기>

나는 해당 공모전에 앞서 설명한 퇴사 과정과 일련의 셀프 실험 과정들을 엮어 <퇴사하고 광명찾기>라는 제목으로 출간계획서를 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잃어버린 나의 반짝임을 되찾겠다는 의지를 담은 내용이며, 지금 쓰고 있는 이 글과 앞으로 이어질 글들이 해당 책의 내용이기도 하다.


모든 면접자는 1분 자기소개를 준비해야 했고, 내 차례가 되자 60초 타이머가 재생되었다.

나는 유튜버 - 작사가 - 프로덕트 매니저 - 작가 등 다양한 나의 페르소나를 설명했다. 뭐랄까. 지난날들을 와다다다 쏟아낸 1분이었다. 드로우앤드류 님은 자기소개가 끝날 때마다 각 지원자 분들에게 피드백을 해주었다. 그런데 나에게는 약간의 침묵이 흘렀다.



"음.. 멋지십니다.

그런데 약간의 정리가 필요해 보여요.

민경님이 다양한 색깔을 가진 건 잘 알겠어요.


그런데 저는 단 하나라도

 자기만의 뚜렷한 색깔을 가진

그런 사람을 찾고 있어요."



그는 나를 색연필에 비유하며 자신의 뜻을 친절히 설명해 주었다.

보통 피드백이 끝나고 지원자들은 자신의 의견을 덧붙였지만, 나는 '그래서 뚜렷한 나만의 색깔이 무엇인지' 설명하지 못했다. 아니 단 한마디도 꺼내지 못한 채 그대로 공모전에서 떨어졌다.


사진: Unsplash의 Magnet.me


왜냐하면 지금 내 삶에

정리가 필요하다는 것은

사실 내가 더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가제: <퇴사하고 광명찾기>


ep. 1: 퇴사가 고민될 때, 회사와의 관계를 연애에 대입해보자

ep. 2: 그렇게 시작된 갭먼스 또는 공백기

ep. 3: 출근 대신 출석하는 삶

ep. 4: 드로우앤드류가 내게 건넨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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