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ynman Technique과 학습하는 글쓰기
오늘은 노벨상 수상자 리처드 파인만이 공부한 방법인 "파인만 테크닉(Feynman Technique)"을 알려드릴게요. 이 글만 읽어도 좋지만, 파인만 테크닉의 작동원리가 궁금하다면 이전 글부터 읽어보세요! 원리를 이해할 때, 우리는 운전기사가 아닌 과학자의 지식을 쌓을 수 있습니다.
리처드 파인만은 세계 최고의 문제해결력과 이해력을 가진 사람입니다. 노벨상을 받은 물리학만 잘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문제를 독창적인 접근법으로 해결하기도 했지요. 이전 글에서 다룬 챌린저 호 폭발사고의 원인을 밝혀내기도 했고, 또 다른 글에서 다룬 "루르드 샘의 비밀"과 사고차단기를 처음으로 지적한 사람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파인만은 어떻게 공부할까요?
파인만 본인이 밝힌 방법이 있습니다. 가장 효과적인 학습법 중 하나인 ‘파인만 테크닉(Feynman Technique)’입니다. 실제로 파인만은 복잡한 개념도 누구나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하는 능력으로 유명했지요. 이 학습법을 적용하면, 어렵고 복잡한 개념도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아인슈타인은 말했습니다.
무언가를 간단하게 설명할 수 없다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파인만 테크닉도 같은 맥락입니다. 배우고자 하는 개념을 스스로 설명해 보고,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을 발견하면 공부한 후, 자신의 언어로 스스로 설명하는 과정이지요.
4단계로 이루어집니다.
1. 배울 개념 결정하기
무엇을 배울지 정한 후, 종이에 적습니다. 배울 내용을 정확하게 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스스로 설명해 보기
이제 배울 개념에서 아는 부분을 설명합니다. 이때, 어려운 단어를 쓰지 않고, 최대한 쉽게, 마치 초등학생에게 설명하듯, 최대한 풀어서 종이에 적어봅니다. 이때, 뜻을 설명할 수 용어를 사용해서는 안됩니다.
3. 모르는 부분을 찾아보기
설명하다가 막히는 부분이 생기면, 다른 자료를 참고해서 부족한 지식을 채웁니다. 이때, 배우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배운 내용을 다시 쉽고 단순한 언어로 정리합니다.
4. 빈 종이에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써보기
모르는 내용이 사라질 때까지 1~3을 반복해서 설명을 완성했다면, 빈 종이에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써봅니다. 처음 썼을 때보다 더 쉽고 간결하게 설명합니다. 잊어버렸거나 모르는 부분이 새로 생기면 3번으로 돌아갑니다.
예시로, 제가 시험공부를 했을 때에는, 시험 범위 안에 있는 모든 주제를 종이에 적었습니다. 그다음, 각 주제별로 제가 아는 내용을 전부 종이에 적었죠. 쓰던 도중, 제가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하거나, 제 언어로 설명하지 못하는 지점에서는 강의 노트를 읽은 다음 다시 정리했습니다. 이렇게 한두 번 반복하면 모든 내용이 머릿속에 남습니다.
파인만 테크닉이 정말 효과 있는지, 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지 궁금하실 겁니다. 지난 글에서 다룬 '인출'과 '깊은 부호화'개념을 떠올리면 이해가 갑니다. 우선, 기억은 떠올려서 표현하는 '인출'을 할 때 강화됩니다. 단순히 강의를 듣는 것보다 직접 설명할 때 기억이 9배 더 많이 남는다는 사실과도 연결되죠. 또한, '깊은 부호화' 원리에 따르면, 배운 내용을 그대로 읊는 단순한 설명보다 정보를 재구성해서 설명할 때 기억이 오래 남습니다. 배운 내용을 내 경험과 연결하거나, 이미 아는 다른 지식과 연결하는 방법이 효과적이지요.
그런데 파인만 테크닉에는 또 다른 효과가 있습니다.
이전에 문고리를 그리지 못하는 이유에서 설명했듯이, 우리는 모르는 개념도 익숙하면 안다고 착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우리는 안다는 착각 속에 잘못된 지식으로 잘못된 결정을 내리며 삽니다. 그런데, 파인만 테크닉으로 글을 쓰면 안다는 착각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직접 글로 써보면, 내가 어디까지 알고 어디서부터 모르는지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으니까요.
지식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러니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지식은 없는 지식이나 마찬가지이죠. 사실 없는 지식만도 못합니다. 모르면 배울 수라도 있지, 안다고 착각하면 배울 생각도 하지 못하니까요. 이런 면에서 안다는 착각 역시 우리를 위험에 빠트리는 Unknown Unknown의 일종입니다. 이를 해결하려면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봐야 하는데, 머릿속 생각은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내 생각을 글로 써보며 내 지식을 점검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런 면에서, 글쓰기는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도구이기도 합니다. 사람 뇌는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기에 작업기억력과 점검능력이 부족하지만, 글쓰기라는 도구가 이를 보충하기 때문이지요. 자세한 내용은 다음 글에서 다룰게요. (팔로우하고 알림 받으세요!)
제 첫 번째 글에서 모든 글을 두 종류로 나눴습니다. 1) 지식을 전달하는 설명하는 글과 2) 감정을 전달하는 경험하는 글이지요. 남에게 보여주는 글은 두 종류지만, 자기 자신을 위한 종류의 글도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파인만 테크닉을 활용한 이해하는 글입니다.
고민하며 글을 쓰는 일이 편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속독술 시리즈에서도 강조했듯, 머리를 쓰는 만큼 배우게 됩니다. 모든 노력이 가치 있지는 않지만, 가치 있는 것은 노력해야 얻을 수 있으니까요.
매주 똑똑해지는 실용적인 팁을 드릴까요?
설득, 마케팅, 글쓰기 등 현대인의 필수 스킬을 알려드려요
지금 구독하고 새 글 알림을 받아보세요!
P.S. 요즘은 Chat GPT가 글을 대신 써주는 세상입니다. 반복적이거나 무의미한 글은 AI에 맡겨도 좋지만, 글쓰기는 그 자체로 사고하는 과정이자 스스로를 돌아보는 과정이기에 유익합니다. 자동차와 엘리베이터가 있는 편리한 세상이지만, 사람들은 굳이 헬스장에 가서 근육을 단련하지요? 나중에 사람들은 정신을 위한 헬스장에서 뇌를 단련할지도 모릅니다. 두뇌 헬스장이 정확히 어떤 모습일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곳에서 사람들이 글쓰기를 할 것은 확실합니다.
참고자료: https://fs.blog/feynman-technique/, 클리어 씽킹
표지 이미지: https://digital.archives.caltech.edu/
이런 글도 좋아하실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