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소개서는 어떻게 준비할까?
취업을 준비하는 많은 학생들의 어려움 중 하나가 자기소개서 또는 이력서를 쓰는 어려움이다. 특히 글쓰기와 전혀 친하지 않은 이공계 학생들에게 자기소개서는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써야 하는지 감을 잡지 못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안타깝게도, 내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자기소개서를 어떻게 쓰라는 방식에 대한 것이 아니다. 독자분들이 무슨 소리야? 하고 의아해하실지 모르겠다. 이 글에서 말하고자 하는 내용은 더 일반적인 내용을 다루고자 한다.
먼저 자기소개서를 쓴다고 생각하지 말고, 아무 글이나 쓴다고 생각해보자.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복잡해 보이지만 답은 간단하다. 1) 글을 많이 읽고, 2) 글을 많이 써보는 것이다. 이 두 가지가 글을 잘 쓰기 위한 알파이자 오메가이다.
자기소개서도 똑같다. 자기소개서를 잘 쓰기 위해서는 자기소개서를 많이 읽어보고 많이 써봐야 한다. 단!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다. 잘 쓴 자기소개서를 많이 읽어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럼 잘 쓰인 자기소개서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모든 글은 목적이 있다. 내가 하루의 일을 정리하면 일기가 되고, 나의 감정을 독자에게 전달하고 싶으면 시나 수필을 쓰면 된다. 자기소개서의 목적은 회사에 자기를 잘 소개하고 잘 어필하는 것이다. 즉 잘 쓰인 자기소개서란 회사에 합격하게 만든 자기소개서가 잘 쓰인 자기소개서이다. 따라서 합격한 사람의 자기소개서를 인터넷에서 검색을 하던, 책을 찾아보던지 해서 구해야 한다. 거기에 조금 더 일반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내가 가고자 하는 회사에 합격한 사람의 자기소개서가 당연히 좋다.
잘 쓰인 자기소개서를 읽다 보면 몇 가지 공통점을 발견할 수가 있다. 자신에 대하여 잘 파악(장점, 단점 등)하였다는 점, 자신의 생각이나 철학이 명확하다는 점, 글이 막힘없고 쉬우며 하고자 하는 뜻이 명확히 전달된다는 점이다.
그런데 아쉽게도 자기소개서를 처음 작성하는 학생들은 이러한 글을 쓰기가 정말 쉽지 않다. 처음 작성한 본인의 자기소개서와 합격한 사람의 자기소개서를 비교해서 읽어보면 저절로 자신의 고개를 좌우로 젓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우수한 자기소개서를 쓸 수 있을까? 시간과 노력이 많이 필요하겠지만, 그 시간을 줄이는 꿀팁을 이야기해보자.
1) 내가 목표로 하는 회사에 합격한 자기소개서를 구해서 읽자. 최소 10개, 많게는 30개 정도를 추천한다.
2) 자신의 상황이나 생각이 비슷한 부분을 읽었던 자기소개서에서 발췌한다.
3) 발췌한 글 재료를 뼈대로 삼아 본인의 생각을 조금씩 붙여서 자기소개서를 완성한다.
4) 완성한 자기소개서를 퇴고한 후, 전문가에게 첨삭을 받는다.
1) 번을 하다 보면, 지원하고자 하는 회사의 인재상이나 가치관등을 자연스레 알 수 있게 된다. 대부분의 잘 쓰인 자기소개서에는 회사의 취향을 저격하여 작성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포인트를 살려줘야 한다.
2) 번에서 주의할 점이 있다. 읽은 자기소개서의 좋은 내용이라고 해도 자신이 경험하지 않은 일이나 자신의 생각과 전혀 다른데 좋아 보인다는 이유로 발췌하면 절대로 안 된다. 이러한 내용은 서류에 통과하더라고 면접에서 탈탈 털리게 되어 오히려 쓰지 않는 게 나았지 하며 후회하게 된다.
3) 번은 본인의 자기소개서를 완성하는 핵심이라 하겠다. 작성하고 수정하는 것을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내가 보기에 그럴듯한 자기소개서가 나온다. 이 자기소개서를 동기들이나 가족들에게 보여주면 즉각 칼 같은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4) 번에 대해 조금 더 설명해보자면, 여기서 전문가란 해당 분야 또는 자신에 대해서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이 좋다. 대표적으로 교수님이 있다. 학과마다 지도교수제도가 운영 중이다. 자기도 모르게 자신의 학부 지도교수가 있을 확률이 매우 높다. 1년에 한 번 만날까 말까 하는 교수님이지만 학과 사무실에 문의하면 친절하게 알려줄 것이다. 지도교수님께 정중한(대부분의 사람도 그렇지만 특히 교수는 정중한 것을 사랑한다.) 안부 인사와 더불어 자기소개서에 대한 첨삭을 보내면 열심히 미래를 준비하는 기특한 학생들을 위하여 확실하게 첨삭을 진행해줄 것이다. 수많은 학생들의 졸업과 취업을 경험한 교수님들은 취업 분야에 전문가가 될 수밖에 없다.
또 다른 추천하는 방법은 대학에서 운영하는 경력개발센터를 이용하는 것이다. 대학마다 이름이 다를 수는 있지만, 학생들의 경력을 개발하기 위하여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센터가 대학마다 분명히 있다. 이러한 센터에 가면 무료로 친절하게 취업준비에 대한 전반적인 도움을 준다. 많은 학생들이 학교의 여러 유익한 프로그램이나 센터(학생상담센터, 경력개발센터, 교수학습센터 등)를 이용하기에 주저하는 경우가 많다. 여러분이 납부한 비싼 대학 등록금이 다 이런 곳에 쓰이니 뻔뻔하고 당당하게 이용하자. 그리고 전문가이신 선생님께서 자기소개서를 친절하게 첨삭해주실 것이다. 막상 내가 적극적으로 무언가 노력을 하면 주위에 도움을 받을 곳은 생각보다 많다.
이번까지의 꿀팁으로 대학에서 취업을 준비하기 위한 워밍업을 해보았다. 이후 서류전형에 합격하면, 면접스터디나 정보를 파악하는 등 더 전문적인 이야기가 있지만, 이 글에서는 취업에 대해 너무나도 막막한 고등학생, 대학생들에게 들려준다는 생각으로 작성하였다. 다들 알고 있는 식상한 이야기라고 말할 수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작은 도움이 되는 꿀팁 글이 되었길 소망한다.
나도 글을 작성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취업에 대한 하고 싶던 말이 꽤 많았구나 하며 스스로 놀랐다. 하지만 나의 주 전공분야는 취업보다 대학원 진학 분야이다! 이점은 분명히 알리고 싶다. 다음 글에서는 본격적인 대학원과 관련된 1% 부족한 꿀팁을 만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