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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벤더핑크 Sep 13. 2021

브린이, 다음 상단에 노출되다

조회수 폭발

[추천글] 여행 아닌 여행

[추천글] 캠핑의 증폭기 3종 세트

[추천글] 제로 웨이스트 삶


나는 아직까지 브런치를 시작한 지 고작 20일가량 된 브린이지만,

바야흐로 브런치를 시작한 지 열흘 남짓된 그야말로 작가로 태어나 핏기도 채 마르지 않은 신생아 시절이었을 때다.


   글을 적는 날이면 1~20명 남짓한 사람들이 들어오고, 감사하게도 라이킷을 열 분 내외로 눌러주신다. 구독자 수는 아직 거의 없는 수준이다. 요즈음과 같은 자기 PR시대에 좋아요와 구독을 눌러달라는 유투버처럼 주변에도 알리고 적극적으로 홍보도 해야 마땅하지만, 다른 작가님들의 글에 비한다면 나의 글재주와 브런치는 아직 한없이 보잘것없게만 느껴져 그저 열심히 글만 끄적거리며 쓰고 있던 나날들이었다.

심지어 글을 적지 않는 날이면 조회수가 1명, 2명 정도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조회수가 100명을 넘어선다. 몇 분 간격으로 조회수가 엄청나게 올라가기 시작한다. 시스템 오류인가? 영문을 몰라 무슨 일인지 상황 파악이 전혀 안 되었다. 혹시 editor's pick으로 뽑힌 건가 싶어 열심히 브런치를 살펴보지만, 내 글은 보이지 않는다. 유입경로가 기타, 다음에서 유입된 것으로 통계에 나온다. 혹시 싶어 다음에서 '제로 웨이스트'를 검색해 보니 내 글이 상단부에 있다. 이거였나?


   대세를 몰아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라 했다고, 이번엔 '캠핑의 증폭기 3종 세트' 글을 적어 올려본다. 몇 시간 뒤에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캠핑 글은 제로 웨이스트 삶의 조회수를 순식간에 훌쩍 넘어선다. 역시나 다음에서 '감성캠핑'을 치면 내 글이 상단에 있었다. 그렇게 2~3일 동안 나의 브런치 조회수는 폭발했고, 며칠이 지나자 초창기보다 한층 올라간 조회수이긴 하지만 다시 일일 조회수가 100명대 밑으로 내려왔다.

   그리고 며칠 전 올린 '여행 아닌 여행'이란 글은 내가 몇 주간 공을 들인 나름의 회심작이었다. 그러나 글을 올린 뒤 생각보단 반응이 조용해서 실망 아닌 실망을 하고 있었는데, 글을 올리고 며칠이 지나서, 갑자기 조회수 올라가는 속도가 심상치 않았다. 자고 일어나니 1000 돌파를 알리는 알림이 와있었다. 이제 브런치 통계를 보는 것이 예전보다 익숙해져서 유입 키워드가 전혀 여행과 관련 없음에 단순 검색으로 유입된 것이 아님을 이제야 깨달았다. 그렇다면 어딘가 포탈 화면에 노출되었을 것이다. 지난 통계를 살펴보니, 아마 '제로 웨이스트 삶'이나 '캠핑의 증폭기 3종 세트'도 마찬가지로 유입경로가 내가 생각했었던 검색이 아니라 포탈에 노출되었을 것 같다. 포탈에 노출되면 유입 네티즌 특성상 글만 읽고 빠져나가기 때문에 구독이나 라이킷은 늘지 않고, 조회수만 올라간다. (구독이나 라이킷은 브런치 로그인을 해야 가능하므로 보통 브런치 유저들이 눌러준다.)


여행과 전혀 관련 없는 유입 키워드

유입경로가 다음이므로 다음 사이트에서 여기저기를 뒤져본다.

찾았다! 여행 맛집 코너에 내 글의 제목이 어설프게 찍어놓은 배달 음식 사진과 함께 버젓이 첫 화면에 큼지막하게 올라와 있다.

인터넷 다음에서 포탈 메인에 뜬 화면
스마트폰으로 본 다음에서 돌아다니고 있는 시시각각 나의 글 제목 화면

   비록 '제로 웨이스트 삶'이나 '캠핑의 증폭기 3종 세트'의 감격스러운 광경은 내가 브런치에 익숙하지 않아 상황 파악이 안 돼 놓쳐버렸을 수 있지만, '여행 아닌 여행'글의 영광스러운 화면을 고이 캡처해두었다. 다음 포탈에서 나의 글이 만나게 되다니, 어느 동요 가사의 텔레비전 드립처럼 정말 좋았다.

 


  이미 겪어봐서 4천 돌파 알림에도 다소 무덤덤했지만, 내심 그날 하루 종일 기분 좋은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글을 올린 지 하루 만에 일일 조회수와 전체 조회수로 캠핑이나 제로 웨이스트의 기록을 가뿐히 제치며 랭킹 1위로 등극한다. 처음으로 하루에 5천 돌파 알림이 뜨자, 감회가 남달랐다. 평일과 주말 노출 차이였을 수도 있겠으나, 단순히 조회수 통계로 본다면 사람들의 관심사가 언뜻 보이는 듯도 했다. 글의 조회수 순서대로 코로나 시대에 여행과 캠핑에 관한 억눌린 갈망과 친환경에 대한 욕구와 관심이 커져있는 것 같아 보였다. '여행 아닌 여행' 글은 조회수 1만 알람을 찍고 장렬히 전사한 듯 전에 그랬던 것처럼 3일 차가 되자 기세가 한 풀 꺾였다. 


제 브런치에 오신 분들께 '여행 아닌 여행', '캠핑의 증폭기 3종 세트', '제로 웨이스트 삶'의 순서로 살짝 글을 추천해 봅니다.

  

   그저 내가 가진 생각들을 그때그때 있는 그대로 보존해놓고 싶다는 자기만족에서부터 글 쓰는 것을 시작했지만, 읽어주는 이들의 반응을 살펴 일희일비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인가 보다. 난생처음 라이킷을 받은 것, 댓글이 달린 것, 구독자가 생긴 것, 공유를 받은 것을 소소하게 기억하게 된다. 그리고 포탈에 뜬 날에는 나도 모르게 하루 종일 통계 버튼을 광 클릭하게 된다. 내가 광 클릭한다고 조회수가 올라가는 것도 아닌데, 실시간 변동하는 조회수가 궁금했던 탓이다. 1초에 한 번씩 조회수가 올라가는 것 같다. 1초에 한 번씩 어느 누군가가 내 글을 읽는다니 마냥 신기하다.


   구독자수나 라이킷을 보면 아직 내가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에 나도 모르게 의기소침해져서 열심히 다른 작가님들의 글도 읽어 보고, 하루 종일 골똘히 글에 대해 생각도 해본다. 그래도 이렇게 조회수라도 폭발하는 날이면 누군가 부족한 나의 글에 관심을 가져 준다는 것에 그저 감사하면서, 내가 작가라는 것에 새삼 감회가 새로워지고, 사그라들던 글을 열심히 적어야겠다는 의지가 다시금 불타오르게 만든다.





저처럼 이제 막 걸음마를 뗀 브린이 작가분들 모두 응원합니다!

우리도 백 명 구독자 되는 그날까지, 으쌰 으쌰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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