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웨이스트 삶 글에 이어, 그동안 저의 친환경 라이프를 추가로 업데이트해봅니다. 기존 쓰던 제품의 유효기간이 끝날 때 즈음 바꾸어 써보느라 좀 더 빨리 글을 쓰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업데이트가 늦어졌네요.
1. 삼베 제품: 루파 제품의 짧은 유효기간을 보완해줄 수 있는 제로 웨이스트 제품을 검색하다가 삼베제품을 구입해보았습니다.
손뜨개 원형 삼베수세미와, 2겹 3겹 수세미, 천연삼베 샤워타올의 예쁜 보라색 포장컷과 누드톤의 떼샷 1) 삼베 수세미 : 천연수세미를 써본 결과 미세 플라스틱을 걱정할 필요가 없고, 거품도 일반 수세미와 차이가 없이 내 마음대로 잘라 쓸 수가 있어 크기 조절도 가능할 뿐 아니라 가운데를 갈라 사용하면 얇기 조절도 가능하며, 아주 작게 잘라 비누받침대로 사용하는 등 여러 모로 요긴한 점이 많아 좋았어요.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짧은 유효기간과 갓 잘랐을 때 실오라기 같은 부스러기가 빠져나오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삼베 수세미를 한번 도전해 보기로 했습니다. 노련한 가정주부의 의견을 듣기 위해, 엄마와 언니에게도 줄 삼베 수세미를 색깔별로 하나씩 더 구입해 보았습니다.
우선 택배를 받고 내친김에 귀찮아서 미뤄만 두던 설거지를 새로운 아이템을 테스트해보기 위해 고무장갑을 꼈습니다. 사은품인 제일 두툼한 손뜨개 수세미가 튼튼해 보여 골라 집었지요. 삼베 손뜨개 수세미의 경우 거품이 나는 편이긴 하나 천연 수세미처럼 많이 잘 나지 않아 비누를 여러 차례 묻혀야 했고, 그릇의 올록볼록한 면이 있으면 꼼꼼히 되지 않아 손에 힘을 줘서 씻어야 했어요. 아마 두께가 있어 그런 것 같은데 냄비나 큰 그릇은 잘 씻겨지는 편이나 굴곡이나 홈이 많은 그릇은 천연수세미로 씻어줬어요. 그리고 진한 색 수세미일수록 느낌일지 모르겠는데 더 뻣뻣한 느낌이고 전기 건조대로 수세미를 말리는데 두꺼운 만큼 제법 오랫동안 마르지 않았어요.
10년 이상된 주부들의 평에 따르면 삼베 뜨개질 수세미는 두껍지만 물이 묻으면 쪼그라들어 쥐기가 힘들었고, 다소 면이 거칠어서 부드러운 그릇이 아니라 거친 그릇을 닦는 용도로 적합할 것 같다고 합니다. 저는 천연 수세미보다 거품이 덜나고 무거운 느낌이 들어 손뜨개 삼베 수세미보다 얇은 삼베 수세미를 더 권하고 싶네요. 엄마와 같은 경우 탄 냄비나 거친 그릇을 자주 씻는 편이라 그립감과 크기를 제외하고는 그럴 땐 나쁘지 않았다 하시네요. 거친 수세미, 부드러운 수세미 두 가지로 나눠 사용하시는 분이라면 삼베 수세미도 거친 용도로 괜찮을지도 모르겠어요.
얇은 손수건 천 같이 생긴 삼베 수세미는 샤워타월과 비슷한 느낌입니다. 그립감이나 울퉁불퉁한 면을 씻는데 뜨개질 수세미보다 나았어요. 2겹과 3겹 삼베 수세미는 크기와 두께 차이예요. 2겹 수세미는 2겹으로 얇은 대신 넓게 제작되고 3겹 수세미는 3겹인 대신 작은 크기로 제작된 것이지요. 개인적 취향으로는 천으로 된 수세미가 뜨개질 수세미보다 그립감이나 올록볼록한 면을 꼼꼼히 씻는데 나은 것 같아요. 삼베는 거친 그릇용으로 사용하심이 더 적합할 듯합니다.
망으로 된 삼베 수세미도 사보았는데, 지금 수세미들 수명이 다하면 써본 후 또 업데이트해보겠습니다.
기존 제품을 버리지는 못해 맥시멀이 된 우리 집 샤워타월들. 맨 왼쪽 루파 샤워타월, 가운데 물을 묻힌 후 쪼글쪼글해진 삼베 타월 2) 삼베 샤워타월: 루파 샤워타월은 사용 시 때타월 같이 시원하면서도 부드러운 나쁘지 않은 감촉과 비누 거품이 잘 나는 특성으로 만족하며 사용했어요. 하지만, 항상 걸어서 말려두었음에도 물이 모이는 아래 부분부터 검게 변하기 시작했어요. 역시 수세미처럼 몇 개월이라는 길지 않은 유효기간과 등을 혼자서 밀 수 있는 형태가 아니었기에 삼베 샤워 타월을 한번 구입해 사용해 보았습니다.
촉감은 기존 샤워타월과 비슷하고요. 물이 묻으면 삼베옷 젖듯, 무거워지고 조금 쪼그라드는데, 무게감은 루파나 기존 샤워타월보다 무겁고, 촉감은 공산품 때밀이 같은 느낌으로 나쁘지 않은데, 기분 좋은 때 밀리는 감촉을 가진 루파 샤워타월보다는 다소 못한 것 같아요. 그렇지만 등을 씻을 수 있는 형태로 루파 샤워타월보다는 가격이 좀 더 저렴하며, 유효기간이 좀 더 길어 좋은 것 같네요. 여러 번 쓰다 보면 질이 들어서 사용감이 처음보다 갈수록 나아집니다.
2. 비누: 사용해본 제로 웨이스트 제품 중 가장 만족도가 높았어요. 써보니 비누는 완전체의 제로 웨이스트라는 생각이 들었네요. 일례로, 일회용 컵을 머그컵으로 대체 사용한다면, 컵을 씻는데 들어가는 물과 세제로 인한 약간의 오염이 추가적으로 발생하지요. 하지만, 비누와 세제는 제조 공정 차이가 있을지언정, 세제를 비누로 대체했을 때 차이점은 세제 플라스틱 통이 사라진다는 것과 비누는 세제보다 자연분해가 쉬어 수질 오염에도 덜하다는 점으로 추가적인 오염이 전혀 발생하지 않습니다. 뿐만 아니라 비누는 피부에 유해한 화학제품이 세제보다 덜해서 암이나 경피독 등의 걱정을 조금 덜 수 있어 안심하고 사용 가능합니다. 샴푸, 린스, 세안용, 바디용, 주방세제, 탄산 비누, 세탁, 여성용 청결제, 탈모, 무좀 비누 등 다양한 형태의 제품이 많으므로 용도에 맞게 골라 사용하면 됩니다.
우리집 비누 떼샷, 왼쪽에서 부터 싱크대의 주방용 세제와 손세정 비누, 욕실에 있는 샴푸바, 아침, 저녁 세안용 비누, 줄기세포 세안용 비누, 기존 빨래 비누, 과탄산소다 비누 3. 빨대 : 대나무, 유리, 스테인리스, 오픈형 실리콘 빨대도 전시회 때 다양한 형태로 출시되어 있어 관심을 가졌으나, 아이들이 있는 집이라면 모를까 사실 빨대를 사용할 일이 그다지 없었기에 구입은 하지 않았습니다. 전시회에서 들은 설명과 인터넷 검색에서 얻은 정보들을 한번 적어보면,
유리: 투명해서 깔끔한 관리가 가능하나 깨질 위험이 있습니다.
대나무: 감성 돋는 대나무는 가볍고 예쁘지만, 딱딱하고 불투명하기에 세척이 어렵고 건조해야 해 관리가 힘들어요. 빠르게 세척하지 않으면 변색 우려가 있습니다.
스테인리스: 스테인리스는 깨질 위험은 없고 위생적이며, 뜨거운 물도 견디고, 반영구적이며, 접이식도 있습니다. 하지만 역시 불투명해서 세척이 힘들고 무겁고 딱딱하며 다칠 우려가 있어 실리콘 캡을 끼워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오픈형 실리콘: 휴대 시 먼지가 잘 묻고 특유의 실리콘 냄새가 있을 수 있으며 하얀색이나 무색은 변색 우려가 있습니다. 하지만 가볍고, 부드러우며, 가운데가 갈라져 안까지 세척 가능해 비교적 청결한 유지관리가 가능해 어린이들이 사용하기 좋아 보여요.
종이: 스타벅스에 가면 종이형 빨대를 볼 수 있어요. 한번 쓰고 버리면 되기 때문에 간편하고 생각보다 튼튼한 편이지만, 뜨거운 물에서 쓰기 힘들고 물에 잘 풀어지는 단점이 있습니다.
쌀: 쌀과 타피오카로 만들어져 100~150일 후 자연 분해되고, 음식물 쓰레기로 배출 가능하며, 먹을 수 있고, 쓰레기를 남기지 않습니다. 오래 물에 담가 두면 휜다고 합니다. 일회용이라 세척할 필요가 없으나, 빨대를 자주 사용하는 편이라면 다른 빨대에 비해 경제적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제일 제로 웨이스트에 가까울 것 같네요. (저렴한 것은 100개에 5000원 - 배송비 별도)
폴리에틸렌 빨대: 소재는 비록 친환경은 아니지만 다회성이란 점에서 집에 있는 빨대 일체형 텀블러가 생각나 꺼내보니 폴리에틸렌인 듯한 빨대도 있습니다. 유리의 단점인 깨지기 쉬운 점을 보완한 대신 투명도가 높은 편. 그러나 약간 딱딱하네요.
면생리대 4. 면생리대: 기존의 생리대는 버튼이 떨어지거나 색이 좀 바래기도 한 것들도 있고, 구입한 게 언제인지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벌써 2~3년쯤 되었으리란 생각에 내친김에 한번 새로 주문해 보았어요.
5. 소프넛: 왠지 모르게 세제만큼 깨끗하게 빨린다는 느낌은 좀 덜하지만, 세제와 섬유유연제를 모두 넣어야 하는 귀찮음은 피할 수 있고, 열매가 세제가 된다는 게 무척 신기하네요. 마치 샴푸, 린스를 각각 쓰면 더 효과가 더 좋지만, 투인원 제품을 써서 편리한 느낌이랄까요? 다만 영구하지 않은 짧은 유효기간과 향이 남지 않는 점에서 액체 세제를 개인적으로 더 선호하는 편입니다. 소프넛을 끓여서 주방세제나 세탁 세제로 활용하기도 하던데 이에 대한 도전은 나중을 위해 남겨두기로 하겠습니다.
6. 대나무 칫솔: 무엇보다 외관에서 부터 느껴지는 친환경적 느낌에 사용하면서 건강해지는 느낌입니다.
수수칫솔 7. 수수 칫솔: 일단 대나무 칫솔보다 그립감이나 촉감이 좋습니다. 대나무는 끝부분 라운딩 처리를 해도 결국에는 각진 느낌이라면 수수 칫솔은 잡는 부분 전체가 둥글기 때문에 그립감이 좀 더 좋고, 플라스틱보다 반들반들한 감촉이에요. 수수 사탕으로 이런 재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지만, 가공과정으로 비교한다면 대나무 칫솔보다는 덜 친환경적일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플라스틱 칫솔보다는 확연히 친환경적이므로, 앞으로는 대나무와 수수 칫솔을 번갈아가며 사용할 것 같네요.
8. 우산 업사이클링 및 재활용품 수거: 3단 우산은 부피가 작아 들고 다니기 좋아 자주 이용하지만, 대가 약한 것이 흠입니다. 강한 바람에 부러진 우산이 몇 개 있어 수리해주는 업체는 검색에 실패했지만, 기부받아 업사이클링하는 업체를 부산에서 찾을 수 있었어요. 기부한 우산으로 장바구니를 만들고 수익금의 10%를 환경 단체에 기부한다고 합니다.
기부받은 우산으로 만들어 판매하는 가방 부산 북구 덕천 1길 93 2층 천연 제작소 (전화 051-338-9619)
경남 양산시 물금읍 백호2길 28-6 1층 (전화 070-8691-3200)
• 운영시간: 아침9시~오후5시
• 매장쉬는시간: 오후12시~오후1시
• 부산점 휴무: 매주 수, 목요일
• 양산점 휴무: 매주 월, 화요일
제로 웨이스트 제품의 종류가 다양해서 구경과 구입이 가능하고, 재활용품을 수거하기도 해서 좋았어요. 제가 사는 아파트는 재활용품 버리는 요일이 정해져 있어 항상 박스가 쌓여 있는데, 박스 등 재활용품을 가져가면 포인트를 20원씩 적립해주니 요일이 아니어도 처분해버리고 덩달아 포인트도 쌓을 수 있어 일석이조입니다.
택배박스의 주소지 기재된 태그는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제거 후 샾에 갖다 주시면 돼요. 단, 월 최대 적립금은 300원인데 우산 하나에 300원을 적립해주기에 우산과 박스를 함께 가져갔더니 300원만 적립이 되었네요. 1000원이상 적립시 사용가능하다고 합니다. 혹시 구입이 부담스러우신 분들은 이렇게 재활용품 수거차 방문해서 한번 둘러보시고 오시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네요.
저는 귀차니즘이 다소 강한 편이라, 제가 환경을 위해 하는 노력은 그저 쓰던 제품을 친환경 제품으로 바꿔주는 작은 노력에 지나지 않네요. 별다른 노력을 많이 기울이지 않아도 그래도 환경을 위한 삶을 살고 있는 기분이 들어 환경에 대한 죄책감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답니다. 친환경 제품은 기성제품과 가격이 비슷하기도 하고 좀 더 비싼 것도 있긴 하지만 생필품이다 보니 가격 자체가 원래 전반적으로 그리 비싼 편은 아니라서 내 몸을 위한 작은 노력과 투자라 생각하면서 쓰고 있고 실제 사용시에도 만족도도 높답니다. 이런 친환경 제품은 보고 있기만 해도 왠지 건강해지는 기분이 듭니다. 자연에서 이런 친환경 제품을 얻을 수 있다는 것과 기존에 접해보지 못한 신기한 물건을 구매해보는 재미도 솔솔 하네요. 누구나 손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친환경 라이프에 한번 동참해보시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