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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밍웨이 Dec 25. 2023

좋은 아빠가 되고 싶어

나는 좋은 아빠인 걸까?

궁금하다.


'나는 좋은 아빠일까?'


좋은 아빠였나? 아님 지금은 좋은 아빠 일까? 나중에는 어떤 아빠로 기억이 될까?

그냥 남들이 보기엔 정말 평범한 가정의 평범한 아빠이다.

잘해주기도 하고 혼도 내기도 하고 때로는 서운한 말도 좀 하는 편인 아빠.

근데 아이 입장에서 난 어떤 아빠일까?

그냥 무조건 잘해주는 아빠는 좋은 아빠가 아니라고 생각이 든다.

무조건 잘해주면 아이는 좋지만 마치 달콤한 사탕이나 아이스크림을 맛있다고 계속 먹는 듯한 효과를 낼 것이다.

당장 먹을 때는 뛰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 체 단맛에 빠져 먹기만 할 것이다. 무조건 아이에게 잘해주는 것은 딱 이런 느낌일 것이다.

아이는 미성숙한 존재이고 그 미성숙함을 현명하게 바로 잡아주는 게 부모의 할 일 중 하나인데 무조건 잘해주고 아이 편한 대로만 챙겨준다면 그 아이는 나중에 병에 걸리게 될 것이다.

아이를 나중에 아프게 하는 게 좋은 아빠라고 할 수 없다.

그렇다고 조금만 잘못해도 막 혼내고 나무라는 것도 당연히 좋은 아빠가 아닐 것이다.

요즘에는 특히 대부분의 아이들이 각 가정에서 귀한 대접을 받고 자라 자존감이 꽤 좋은 편이다.

그런 아이들 사이에서 자제하고 소극적이고 혼날까 봐 무언가 도전을 하지 못하는 아이는 아이들 사이에서 도태되기 마련이다. 이런 요즘 아이들 사이에서도 평범하게 잘 자라게 하려면 우리도 귀하게 대접해 주어 자존감을 어느 정도 마련해 줘야 한다.

좋은 아빠 되기는 정말 힘든 거 같다. 어느 것 하나에 치우치면 아이는 편식하는 아이가 되어 나중에 병에 걸릴게 뻔하다. 그런 걸 잘 잡아주기 위해 좋은 아빠가 되고 싶고 시간이 될 때 그것에 대해 고민하곤 한다.

나와 아내는 주말마다 술 한잔씩 걸치는데 일명 '가족회식'을 진행한다.


가족회식은 내가 가장 좋은 하는 시간이다. 아이는 입이 짧아 얼른 먹고 자유시간을 즐기러 자기 방이나 거실로 떠난다.

그때 우리 부부는 진솔하면서 웃기고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된다. 이 시간으로 우리 부부는 더 많은 것들을 논할 수 있게 되고 서로 평일에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어떤 것 때문에 힘들고 버티고 견디는지 공유할 수 있어서 서로 에게 의미 있는 시간이 되는 순간이다.

우리 부부가 자주 이야기 나누는 것들 중 하나가 바로 어떡하면 좋은 엄마 아빠가 될까 이다.

서로 인터넷에서 본 것 주변 사람들에게 주워들은 이야기 그리고 아이와 혼자 있을 때 있었던 이야기들을 종합하고 공유한 후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을 잡고 가게 된다.

우리가 현재 가는 방향으로 가면서 아이의 행동을 보고 다시 이런 방향 저런 방향으로 바꾸며 잘 인도하고 있는 중이다.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해 그리고 그렇게 살기 위해 나 나름대로 노력은 한다.

아이의 심정을 이해하고 말하고 좀 더 나긋하게 이야기하기 위해 책도 사서 읽어 보고 육아 관련 유튜브나 인스타 같은 것도 많이 본다. 그리고 그런 것들을 끊임없이 시도해 본다.

물론 지금의 장난꾸러기 아빠 스타일을 벗어나면 많이 큰 우리 아이는 말한다.


"아빠 왜 그래? 어디 아파?"


전혀 앞까지 않다. 노력할 뿐이지.

지금까지 아이의 나이에 맞춰 육아라는 과목의 선행학습과 복습, 숙제 등을 잘해왔다고 생각이 든다.

앞으로 아이가 초등학생이 되면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내가 준비해야 할 것은 뭔지 더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떤 일이 어떻게 벌어져도 당황하지 않고 고민을 너무 깊게 하지 않게 미리 생각해 두고 머릿속으로 쉐도우복싱처럼 대비해 둔다.


이렇게 좋은 아빠는 좋은 부모의 한쪽으로 아이를 지키고 받쳐주고 이끌어주는 역할을 할 수도 있지만 내가 생각하는 좋은 아빠의 역할은 하나가 더 있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데 그건 바로 미래의 남자 기준을 세워 주는 것이다.


이 세상 엄마 아빠는 평생 영원히 아이 옆에 있어줄 수 없다. 이론적으로 어쩔 수 없다.

왜냐하면 더 빨리 늙어 죽을 것이기 때문이다.

좀 현실적으로 말하면 결혼하면 그냥 남으로 생각하고 지내야 한다.

엄마 아빠가 자녀의 결혼생활에 끼기 시작하면 자녀의 결혼생활은 마냥 행복하지는 않을 것이다.

나도 그런 걸 각오는 하고 있다.

그럼 우리 아이 옆 배우자가 제대로 된 사람을 만나야 평생 잘 살 수 있지 않을까?

그 배우자의 기준, 남자 만나는 기준을 내가 알려주고 싶었다.


그래서 평소 나는 청소, 설거지, 분리수거, 심부름 등등 할 수 있는 건 다한다.

아내를 왕 모시듯 모시고 보통 집소파에서 좀 쉬게 한다. 그 사이 나는 집안일을 돌본다.

아내의 양말을 신겨줄 때도 있고 자주 안아주고 웬만하면 좀 다정한 말투로 말을 건네려 한다.

아내 앞이라면 웃긴 춤도 서스름 없이 출수 있고 피곤을 풀어주기 위해 발 마사지도 해준다.

아이가 은연중 그런 것들을 보고 자라왔다.

물론 이런 남자가 흔치 않고 앞으로도 흔치 않을 거라 생각되지만 그래도 남자를 만난다면 이런 조건 중 조금이라도 충족하는 남자를 만났으면 하는 마음에 난 계속해서 내가 생각하는 좋은 남자의 모습을 우리 아이에게 보여주고 있다.


앞으로 우리 아이가 커서 만나게 되는 남자친구 또는 배우자가 정말 좋은 남자였으면 좋겠다.

어떤 사람이든 물론 귀한 딸을 데려가는 마음에 맘에 안들 수는 있지만 딸이 생각하기에 '우리 아빠랑 비슷해'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사람이라면 내가 마음에 안 드는 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좋은 아빠가 되고 싶다.

안 다치게 보호해주고 싶고 많은 경험을 겪게 해주고 싶고 혼자 거친 세상을 나가 살기 전 충분히 밝고 명랑하게 어디서도 주눅 들지 않고 현명하게 잘 살게 해주고 싶다.

좋은 아빠라면 이런 욕심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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