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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팥크림빵 Feb 19. 2020

우울한 기분이 반복되나요?

우울한 기분이 반복될 때 어떻게 할까요?-1

Photo by Sasha Freemind on Unsplash


*우울한 기분이 반복될 때 어떻게 할까요?

1. 우울한 기분이 반복되나요? (now)

2. 우울할 때 반복되는 생각의 함정 (next)

3. 생각, 이제 그만하고 싶어요! (next)

4. 생각과 새로운 관계 맺기 (next)



  우울해지거나 불안한 감정들을 다루기 위해 심리학에서는 1960년대부터 행동과 생각을 다루는 기법들이 개발되어 효과성이 입증되어왔습니다. 특히 우울증에 대한 약물치료만을 시행했을 때의 재발률이 70-80%, 인지행동치료만을 시행했을 때의 재발률이 20-35% 정도인 점을 감안한다면, 기분을 다스리는데 있어서 행동과 생각을 다루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꾸준한 연구를 통해 우울증에 대한 인지행동치료의 효과성이 반복적으로 입증됨에 따라 연구자들은 이제 인지치료의 1-2년 뒤 재발률 20-35%에 대해서 의문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우울증이 발생할 때마다 재발할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는데, 20-35%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처해야할 것인가?


  슬픈 기분은 부정적 사고를 일으키고 곱씹으면서 더욱 슬퍼집니다. 이별이나 불합격과 같은 좌절된 상황으로 들어가볼까요. 그런 상황에서 스스로가 부족하다고 느끼게 하는 말이나 장면들을 떠올리면서 이불킥을 하고, 눈물을 쏟은 경험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말과 장면들 속에서 자책을 하며 우리의 기분은 더욱 나락으로 떨어집니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서 사소한 자극에도 쉽게 부정적인 기억들이 떠오르기 쉽고,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기억들, 측면들은 떠올리지 못합니다. 다시 말해서, 우울한 기분은 자신 혹은 문제 상황의 '부정적 측면'을 쉽게 떠올리게 하고, 심지어 부정적인 자극만을 받아들이면서 기분은  해소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지속되고 악화됩니다. 즉, 우리의 기분은 자극을 선택적으로 처리하게 만드는 기분-유도 편향mood-induced bias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지행동치료자들은 우울감이 쉽게 반복되게 하는 기분-유도 편향을 다루기 위해 '마음챙김 명상mindfulness meditation'에 주목했습니다. 마음챙김 명상이란 특별한 방식으로 주의를 기울이는 것으로, 현재 순간에 대해 좋고 싫음과 같은 판단을 하지 않고 그저 바라보는 과정입니다. 그러니까 부정적인 말과 장면이 떠오른다고 해서, 그것을 다루기 위해 곱씹기보다는 그저 바라보는 연습을 하게 됩니다. 멀찍이 떨어져서 내가 처한 상황, 그것이 일으키는 부정적인 말과 장면을 바라봅니다. 그 부정적 말과 장면을 흘러가는 무엇으로 바라보게 되면, 우울감과 불안감과 같은 감정도 최악의 상태가 오래 지속되지 않습니다(우리들의 생리적 반응의 지속시간은 최대 1분이라고 합니다). '아 지금 내가 우울하구나, 이런 생각이 드는구나'라고 잠깐 멈추고 흘려보낼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그 후에는 벌어진 상황에서 빚어지는 부정적인 판단들이 실은 전부가 아니라는 점도 발견하게 됩니다. 점차 생각은 생각일 뿐이고, 그 생각이 나의 전부라고 여기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생각과 기분은 항상 변화하는 것이고 현실이나 실제가 아니라 내 안에서 일어나는 사건이라는 점을 배우게 됩니다.


  혹시 우울한 기분에 자주 빠진다면, 사소한 자극에 유발되는 작은 우울감을 알아차릴 필요가 있습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부정적인 측면들을 반복해서 곱씹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사실 부정적 기분 속에서 요모조모를 떠올리는 일은 우리에게 실질적인 해소나 해결을 가져다주지 않고, 심지어 우울한 기분을 더 지속시킨다면 어떤가요? 이제부터는 그 작은 기분 변화의 신호들-예를 들어, 미열이나 두통과 같은 신체증상이나 식욕 저하, 괜한 짜증 등-을 스스로 알아차리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마음챙김 명상에 기반한 인지치료(Mindfulness-Based Cognitive Therapy, MBCT)는 이러한 연습을 도와주는 지도 중에 하나입니다.



함께 읽어볼만한 글: 안전하고 따뜻한 경험에 함께하기

함께 읽어볼만한 책:  Mark Williams, John Teasdale, Jeremy Safran <Mindfulness-Based Cognitive Therapy for Depression: A New Approach to Preventing Relapse(마음챙김 명상에 기반한 인지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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