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편의 시
회귀 1
김모루
연어처럼
상류로
회귀하다가 잃는 것이
목숨뿐이랴
나는 보았지
그들의 눈에는
어떤 희망도 남지 않았음을
그것보다는
더 짙고 푸른 안개 같은 것이
입으로 배설되었네
청호동 아바이 마을에 벤
목마른 그리움처럼
못에 긁힌 삶의 체취가
거무튀튀한 몸에서
흐르고 있었지
태평양을 누리던
파도에서의 추억
언젠가부터 돌아갈 것을
예비하며 민물의 냄새를 좇아
여행의 종지부로 향하지
나이가 들수록
죽는다는 것보다는
돌아갈 본향에 눈을 돌리면서
어떻게든 살았던
바다를 버려야만 해
아쉽겠지만
어쩌겠어
회귀란 자연스러워서
거스를 수 없지
오직 거슬러 올라갈 때만 제외하고.
회귀 2
북쪽으로 가면 백두가
남쪽으로 가면 백록이
짧은 여름을 빼곤
눈꽃 핀 자태의 신비로운
크기만 다른 두 형제가
서슬이 장엄하면
기세가 유려하고
온대와 한대가 보이면
온대와 난대가 보이는
엇비슷하면서도
조금은 다른 두 자매가
들꽃 핀 초원을 내보이며
어서 오라고 손짓한다
푸른 하늘을 담아
우리를 가슴으로 품어준다
본디 내 것 없이 유랑하다가
정착한 카인의 후예들에게
선함이 무엇인지 보여주며
자연으로 회귀하라고 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