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근 테이블에 세 사람이 앉아 식사를 한다
밖에는 달이 떴다
방금까지는 식사를 했고 이제는 말이 없다
한 사람이 재미있는 생각이 났다는 듯
가위바위보를 하자고 한다
한 명씩 나가서 순서대로 달을 보고 왔는데
각자의 이야기가 다르다
첫 번째 사람은
오른쪽으로 기댄 초승달을 보고 왔다고 싱긋 웃었고
두 번째 사람은 둥그런 보름달을 보았다고 했다
세 번째 사람은
사라질 듯 애처로운 그믐달을 보았다고 말했다
세 사람이 다시 테이블에 앉았다
가위바위보를 한 일은 모두가 잊었다
식사한 일도 잊었다
그날은 흐린 날이라 누구도 달을 보지 않았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