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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인경 Sep 18. 2024

달구경

둥근 테이블에 세 사람이 앉아 식사를 한다

밖에는 달이 떴다

방금까지는 식사를 했고 이제는 말이 없다

한 사람이 재미있는 생각이 났다는 듯

가위바위보를 하자고 한다

한 명씩 나가서 순서대로 달을 보고 왔는데

각자의 이야기가 다르다

첫 번째 사람은

오른쪽으로 기댄 초승달을 보고 왔다고 싱긋 웃었고

두 번째 사람은 둥그런 보름달을 보았다고 했다

세 번째 사람은

사라질 듯 애처로운 그믐달을 보았다고 말했다

세 사람이 다시 테이블에 앉았다

가위바위보를 한 일은 모두가 잊었다

식사한 일도 잊었다

그날은 흐린 날이라 누구도 달을 보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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