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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지진의 전조인가, 도카라 열도 지진

생활 속 지구과학 이야기

by 전영식

7월 초 일본 지진설로 세상이 시끄럽다. 당사자인 일본은 말할 것도 없고 주로 미신을 믿는 중화권을 통해 루머가 확산되는 실정이다. 그동안 여러 차례 도카이 지진설이 있었던 만큼 점점 의심이 짙어가는 형국이다. 아직까지 지진은 과학적으로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정설이다. 하지만 평소에 착한 사람도 갑자기 욱하는 성질이 터져 나올 수도 있는데, 자연이야 오죽하겠는가. 아무도 알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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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유라시아판과 여러 판이 만나는 경계부에 놓은 땅이다. 지역에 따라 맞부딪치는 판이 다른데 일본 규슈에서 대만에 이르는 경계는 유라시아판과 필리핀판이 만나는 지역이다. 선상으로 화산섬이 배역되어 있고 계속 지진과 화산 폭발이 발생하는 지역이다. 도카라열도(トカラ列島)라고 부른다. 표지 사진은 이 지역 중 한섬인 다카라지마(宝島)인데 역시 화산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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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5년 6월 21일부터 일본 후쿠시마 가고시마 남서쪽 도카라 열도 인근에서 소규모 군발지진(群発地震, Earthquake swarm)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이 글을 쓰는 현재도 계속 발생하고 있어 463회를 넘고 있다. 대부분 진앙은 20km 정도로 중간 심도의 지진이다. 진도는 1.9 ~ 5.2, 진도는 1 ~ 4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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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지진은 23일 최대 161회가 발생한 후 잦아드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 지역의 응력이 감소한 것은 맞겠지만 다른 지역으로 응력이 이동할 수도 있기 때문에 완전히 안전해졌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다.


구마모토 대학의 모코세 히사요시 교수가 NHK와 인터뷰한 것에 따르면 토카라 열도는 유라시아 판의 밑을 파고드는 필리핀 판의 섭입으로 '류큐해구'를 형성한 지역이라고 한다. 필리핀판이 연간 6cm의 속도로 침강하는 곳으로 필리핀판의 해산이나 언덕 등이 밀려 들어가면서 응력이 축적되고 이 응력이 해소되면서 지진이 발생한다고 한다.


모코세 교수는 이번 지진으로 난타이 트로프의 거대 지진에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비슷하게 해양판이 육지판 아래도 들어가며 발생하는 지진이지만 류큐해구의 지진은 규모도 작고 주로 해저 지형의 형태에 따라 발생하는 지진이기 때문에 영향이 없을 것으로 설명했다.


060305_Overall_view_of_Yokoate_Island_aerial_国土交通省.jpg 진앙지 인근 요코아테섬(横当島)의 항공사진, 위키미디어: 国土交通省

이 열도에서 남서쪽으로 290km 가면 오키나와가 나온다. 다 똑같은 메커니즘으로 만들어진 섬들이다. 항공사진을 보면 분화구의 모습이 선명하고 다른 사진을 보면 아직도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볼 수 있다. 즉 활발히 활동하는 활화산이다. 현재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 활동이 지속될 것은 분명하다.

필리핀 판의 움직임.jpg 필리핀 판의 움직임과 지진의 규모와 빈도, 출처: USGS

이번에 문제가 된 만화책인 <내가 본 미래>에서 저자 타츠키 료(70)는 꿈속에서 2025년 7월 5일 새벽 4시 18분 대재앙이 발생한다고 적었다. 일본과 필리핀 중간의 해저가 분화해 태평양 주변 국가에 쓰나미가 몰려온다는 것이 내용이다. 쓰나미의 높이가 지난 2011년 3월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 당시의 3배 정도로 거대하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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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보기에는 이런저런 예언으로 가득한 세상에서 우연히 조건이 맞는 책에 사람들의 이목이 필요 이상으로 집중되는 것처럼 보인다. 해당 지역은 대규모의 분화 가능성보다는 지진의 가능성이 더 크다. 화산의 분화는 지진에 비해 사전에 예상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징조를 보인다. 따라서 분화라는 것은 명백히 오류로 보인다. 물론 과거의 경험이나 지식만으로 완벽한 예상을 말할수는 없다. 또 과거 사례를 뛰어넘는 사건도 발생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


가장 정보를 많이 갖고 있는 일본 당국이 전문가와 함께 면밀하게 조사하고 대응할 것인데, 이 정보를 바탕으로 대처하면 될 것이다. 재앙의 발생 여부를 떠나서 지금같이 뒤숭숭한 분위기에서 해당 지역을 방문하는 것은 여러모로 불편할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미래의 모습을 그리고 꿈꾼다. 각자 다른 모습의 꿈이 있을 것이다. 여러분이 꿈꾸고 보는 미래는 무엇인가?


전영식, 과학 커뮤니케이터, 이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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