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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성희 Dec 21. 2022

6. 브라우니와 마드레느

브라우니와 마드레느는 제과제빵 실기학원에서 처음 배웠던 품목이다. 제과와 제빵의 차이도 모르고 가루 체질과 재료 계량만으로도 정신이 없던 햇병아리 시절 말이다. 내가 평소에 카페를 가면 한두 개씩 사 먹던 단골 디저트이기도 해서 배운다고 했을 때 너무 설레었다. 하지만 선생님이 적어주신 레시피에 버터와 설탕 들어가는 양을 보고 정말 경악했다. 내가 그동안 먹었던 빵들이 기본적으로 이 정도의 버터와 설탕이 들어갔다는 알고 싶지 않은 진실을 정면으로 마주했다. 그러나 이깟 불편한 진실로 인해 나의 빵순이의 행보에 브레이크를 걸 수는 없었다.


그렇다면 브라우니, 마드레느비슷하게 쌍벽을 이루는 디저트가 또 무엇이 있을까? 실기시험 품목에는 없지만 내가 생각하는 비슷한 디저트는 바로 휘낭시에다. 휘낭시에는 불어의 금융가'Financier'라는 단어에서 유래된 것으로 생긴 모양이 길쭉한 금괴처럼 생겼다고 휘낭시에로 불리기 시작했다. 휘낭시에는 기본적으로 버터를 용해하다 못해 살짝 태우면서 만드는 제품이다. 버터를 태우면 나오는 그 향긋한 냄새에 한번 반하고 제품이 나온 후 맛보면 그 풍미에 한번 더 반하게 된다.


나는 사실 휘낭시에를 직접 사 먹어 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단지 친한 친구가 휘낭시에를 좋아한다고 했고 친구에게 선물하기 위해서 틀을 구입하고 만들어 보았다. 의도치 않게 처음 맛본 휘낭시에가 내가 직접 만들어서 먹은 것이었다. 그래서 맛있는 휘낭시에와 정확한 비교가치가 없지만 주관적으로 먹었을 때 내 휘낭시에는 참 맛있었다. 내가 만들어도 이렇게 맛있는데 사 먹는 건 과연 얼마나 맛있을까 하는 생각에 차마 나중에는 사 먹어 보기가 두려워졌다.


당신이 제과제빵에 관심이 있고 빵을 좋아한다면 굳이 자격증을 따지 말고 휘낭시에를 한번 만들어 보라고 권하고 싶다. 휘낭시에를 만들어 보면 생각보다 과정도 쉽고 맛도 좋아서 자신감 뿜뿜 할 수 있고 이것을 계기로 제과제빵의 세계에 입문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요즘은 sns에서 유명한 빵집이나 입소문이 난 제과점을 찾아가 보면 브라우니, 마드레느, 휘낭시에의 기본적인 틀을 깨고 다양한 모습이나 색다른 재료로 만든 곳이 정말 많다. 제과제빵은 아이디어와의 싸움이다. 간단한 재료 하나만 첨가하거나 결합해서 새로운 메뉴를 만들기도 하고 들어가는 재료 하나로 맛이 완전히 달라지기도 한다. 


브라우니와 마드레느의 공정은 좀 간단한 편에 속하지만 그만큼 상대평가를 해야 하는 실기시험에서는 굉장히 어려운 품목이다. 누구나 평균 이상의 제품을 만들어 내므로 그들보다 뛰어나야 하기에 디테일하게 제품이 잘 나오고 공정 또한 정확해야 합격할 수 있다. 같이 수업을 들었던 분 중에 꽤 잘하는 분이 있었는데 시험을 보러 갔다가 마드레느가 나왔고 당연히 그분은 합격했다고 예측했는데 떨어졌다. 제과제빵은 정말 하나부터 열까지 쉬운 게 없다. 자격증 합격의 유무를 결정하는 것은 실력 못지않게 어느 정도 운도 따라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격증을 딴지 일 년이 다되어 가지만 여전히 나는 실패와 성공을 넘나들기에 고로 나는 실력보다는 운이 좋았던 걸로.   




<브라우니>

1. 버터와 다크 초콜릿을 볼에 넣어 중탕으로 녹여서 40도~60도 사이가 되게 한다. (초겨울에 46도 정도)

2. 달걀을 풀어준다.

3. 풀어진 달걀에 설탕과 소금을 넣고 충분히 섞어준다.

4. 중탕한 것에 3번 반죽을 넣어 충분히 섞어준다.

5. 중력분과 코코아 파우더와 바닐라향을 가루 체질 후 4번과 섞어준다. (빨리 가루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6. 오븐에 호두를 5분 굽는다.

7. 호두 1/2를 5번 반죽에 넣고 골고루 섞어준다.

8. 팬닝 후 바닥에 살짝 내려치며 기포없어지도록 평탄작업을 해준다.

9. 남은 호두 1/2를 반죽 위에 골고루 뿌린다.

10. 170/160도로 40분 구워준다.




<마드레느>

1. 박력분과 베이킹파우더를 가루 체질한다.

2. 1번 가루 재료와 설탕, 소금을 섞어준다.

3. 달걀을 한번에 넣고 가루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섞는다.

4. 레몬 껍질을 넣고 섞어준다.

5. 버터를 중탕해서 완전히 녹여준다.

6. 용해 버터가 40도에서 60도 사이가 되도록 저으면서 온도를 낮춰준다.(초겨울에 46도 정도)

7. 4번 반죽에 용해 버터를 넣고 고무 주걱으로 충분히 섞어준다.

8. 반죽을 실온에서 20분에서 30분 정도 휴지 한다.(되직해져서 반죽을 떨어트려 리본 모양이 나올 때까지)

9. 마드레느 팬에 이형제를 꼼꼼히 발라준다.(2판에서 조금 더 나온다)

10. 팬닝을 80%만 균일하게 한다.

11. 190/160도로 15분 구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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