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기다리지 않는 셀프 '300회 특집']
2020년 11월 17일,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하다
글 300편이 되었다.
브런치를 시작한 지 1년 3개월이다. 454일 동안 총 300편 글을 썼으니 1.5일당 한편을 쓴 셈이다.
<추억의 첫 번째 글> https://brunch.co.kr/@quarterb/1
차곡차곡 총 300편의 글을 브런치에 저축했다. 이 중 40여 편의 글을 모아 책을 내기도 했으니 300편의 글들이 모두 책으로 나왔더라면 예닐곱 권은 나올만한 분량이다. '작가의 서랍'에는 쓰다 말고 쟁여둔 글들이 200여 편이 대기하고 있다. 꽃단장하고 세상을 향해 나올 준비를 하고 있다.
브런치에 채워둔 글들을 보니 배가 부르다. 든든하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셀프 인터뷰'를 했다.
처음에는 직장인의 글쓰기에 대한 글을 쓰기 시작했다. 20년 동안 직장생활을 하면서 가장 자신 있는 것이 직장인의 글쓰기였다. '일 잘하는 사람은 글을 잘씁니다.'라는 주제로 글을 써내려갔다. 총 52편을 썼다. 이 중 마음에 드는 글들을 모아서 2020년 책으로 출간했다.
이어서 '밥짓는 아빠'라는 제목으로 아빠가 해주는 요리에 얽힌 이야기들을 써 내려갔다. 특히 ♨7. 냉동삼겹살이 지겨워요! 라는 글은 다음(Daum) 메인에 소개되면서 9만 회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스토리가 스페인어다'는 가장 공을 많이 들인 글들이다. 멕시코 주재원 시절, 스페인어를 공부하면서 어원을 통해 쉽게 공부할 수 없을까 항상 고민했다. 라틴어 어원을 독학하면서 글을 써내려갔다. 베끼거나 참고한 자료가 아니다. 혼자 공부하면서 만든 자료다. 유일무이한 스페인어 어원 학습자료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110여 편을 썼는데 준비한 자료는 200편 정도가 더 남아있다. 가장 애착이 가는 글이다. 출판사에서 출간 기획서에 관심을 갖지 않아 아쉽다. 외국어 공부에 관심이 많아서 '외국어로 혼자 놉니다.'라는 글도 쓰고 있다.
그 외에도 직장인의 루틴, 직장인의 플래너 이야기, 김 부장의 에세이 같은 글들을 쓰고 있다.
글을 모아 감사하게도 책을 출간할 수 있었다.
글을 통해 귀한 분들과 정신적으로 교류할 수 있었다. 300편의 글을 쓰는 과정에서 글 친구가 되어 주었던 분들께 감사인사드린다.
글쓰기 멘토 스테르담 작가님 (멕시코에서 글을 쓰고 계실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스페인어에 대해 조언을 아끼지 않는 스페인 한량 스티브 작가님(그건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항상 언어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력을 보여주시는 영감 작가님(조언에 깜짝깜짝 놀랍니다.),
함께 글쓰기를 시작한 동기이자 글친구 차영경 작가님 (「좌뇌우뇌 밸런스 육아」많이 사랑해주세요)
글친구가 되어주는 요리하고 꿈꾸고 경애 작가님 (「용돈교육은 처음이지」베셀을 축하합니다.)
부족한 글도 잘 썼다고 칭찬 격려해주시는 나오미 작가님,
스페인어를 함께 공부해주시고 요즘은 일본어 공부에 매진하고 계신 이작가야 작가님,
직장생활의 일상에 대해 항상 공감대를 항상 표현해주시는 담을 작가님,
부족한 글에 진심을 담아 공감해주시는 이춘노 작가님,
허접한 글에도 토닥토닥 격려해주시는 안신영 작가님,
글로벌 노마드의 삶을 이해해주시는 아이리스h작가님,
유미애 작가님, 김문선 노무사님, fragancia 작가님, Junstone 작가님, PSH 작가님, Rina Ka 작가님, Stay stout 작가님, 김승일 작가님, sopia 신미영 작가님, 겨울나무 작가님, 공감의 기술 작가님, 글향 작가님, 박솜 작가님, 봄날 작가님, 이은숙로사 작가님, 추세경 작가님, sopia 신미영 작가님, 페리세우스 작가님, 덕근 작가님, 엘프화가 작가님, 김보영 작가님, 그루잠 작가님, 이수아 작가님 등 셀 수 없는 글친구들이 있습니다.
지난해 하반기를 통째로 날리고 오랜만에 복귀해서 이전 글친구 분들께 일일이 감사인사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작년 하반기 극심한 슬럼프가 왔다. 8월 이후에 전혀 글을 쓸 수가 없었다. 글을 쓰는 것이 고역이었다. 한동안 브런치를 아예 열지 않기도 했다. 글쓰기 슬럼프가 너무 심해서 슬럼프 극복에 대한 글을 쓰기도 했다. 특히 하반기에 3개월간의 '중국어 교육과정'에 입교하면서 거의 글을 쓰지 못했다.
글쓰기 슬럼프에 대한 글 ☞ https://brunch.co.kr/@quarterb/377
나오미 작가님이 최근 글을 통해 "글쓰기의 맛을 본 사람은 절대 글을 놓지 않는다."라는 표현을 썼는데 크게 공감한다. 나도 다시 돌아올 줄 몰랐는데... 돌아왔다. 글쓰기의 맛을 본 사람은 다시 돌아오는 것 같다.
브런치 작가로 활동하는 중에 중국 주재원으로 발령이 났다. 중국에 대한 이야기, 주재원 일상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글로 소개하고 싶다. 중국어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들에 대해서도 쓰려 한다.
직장인들이라면 누구나 재테크에 관심이 많다. 문제는 재테크 정보가 너무 많고 복잡하다는 데 있다. 중년의 회사원이 재테크해나가는 과정도 이해하기 쉽게 써보고 싶다.
'직장인의 말하기'에 대해서도 써보려고 구상하고 있다. 직장에서 가장 중요한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은 '글쓰기'와 '말하기'다. 직장에서 어떤 말하기를 해야 하는가 써보려고 한다. 직장에서 인정받는 선후배들의 사례를 통해 현실감 있는 이야기들을 쓰고 싶다.
마지막으로 우리 시대의 직장인, 중년들에게 위로가 되는 글을 써보고 싶다.
최근에 유튜브를 보면 좋은 영상들이 많다. 특히 성공에 관련된 유익한 정보들을 전해준다. 이러한 영상들이 수십만 조회를 기록하면서 사람들을 끌어들인다. 물론 진정성이 듬뿍 담긴 주옥같은 영상들도 있지만, 제목만 자극적인 영상도 있다. 자기 자랑만 늘어놓는 영상들도 있다.
제목만 화려한 영상들을 보고 나면 허탈하다. 때론 좌절하기도 한다. 자존감이 낮아질 때도 있다.
'남들은 저렇게 성공했다고 하는데 나는 뭔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나는 실패한 인생이 아닐까' 조바심을 가지게 된다. 자신이 초라하게 보일 때가 있다.
이럴 때는 따뜻한 차 한잔 같은 위로를 받고 싶다.
스스로에게 그리고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는 글을 쓰고 싶다.
'글테크'에 집중하고 싶다.
30대에는 '재(財)테크'에 목을 맺다. 돈을 모으려고 발버둥쳤다. 자산관리기록부를 만들고 꼼꼼하게 관리했다. 집을 사기 위해 경매 & 공매 가리지 않고 쫓아다녔다. 부자 아빠가 되고 싶었다.
40대에는 '재(材)테크'에 목숨을 걸었다. 직장에서 성공하면 부는 저절로 따라오는 것이라고 믿었다. HR전문가가 되려고 안감힘을 썼다. 대학원에 진학하여 인력관리 석사를 취득했다. 글로벌 HR 전문가 자격증(PHR)도 취득했다. HR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 힘을 쏟았다. 능력있는 남편이 되고 싶었다.
50대에는 '글테크'를 하고 싶다. 꾸준함의 힘을 믿는다. 부족한 글들이지만 하루하루 채워나가다 보면 의미있는 글을 쓰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글이 생길때마다 브런치에 글을 차곡차곡 저축하고 있다.
그래서 오늘도 글을 쓴다.
장난반 진담반으로 쓰던 글이 생각보다 길어졌습니다.
300편동안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