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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제보다 나은 오늘 Mar 29. 2023

나는 낚시할 생각이 조금도 없었다

정말이다 나는 결백하다

 어제(2023년 3월 28일)는 내 브런치스토리(아, 길다. 어색하다. ㅠㅠ) 계정의 누적 조회수가 20만 회를 돌파한 평범한 날.


 원래 지극히 이성적이고 과학적 사고를 가진 탓에 기념일, 기념지표에 별 의미를 두지 않는 인간형이라 이런데 크게 의미를 두려고 한 건 아녔다.


특정 숫자에 의미를 두는 건 무의미하다. 200,000이나 177,777이나 157,824이나 모든 숫자는 다 그 자체로 특별할 뿐이다. 동그라미 다섯 개 겹치는 게 뭐 그리 큰 대수라고. 어차피 인간들끼리 만든 약속기호에 불과한 것을.

  

지나간 날짜는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 해년 해마다 생일이 돌아오긴 하지만 그게 해마다 반복되는 의미 있는 날짜는 아니다. 그저 절기를 표현하기 위한 인간들끼리의 약속인 "달력"에 억지로 의미를 부여한 날짜일 뿐. 지구가 태양을 공전하긴 하지만 1년 뒤에 절대 같은 자리 돌아오지 않는다. 태양은 태양대로 은하계 중심의 거대블랙홀을 중심으로 공전한다. 심지어 우리은하계 자체도 우주공간에서 이동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지구인들이 0이 반복되는 특정한 숫자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으니, 오늘은 모처럼 "통계" 메뉴를 뒤져서 내 브런치스토리(아, 또 길다 ㅠㅠ)를 누가 무슨 목적으로 찾아주시는 걸까 분석을 좀 해봤다.


 글 발행이 없고 평온한 날에는 대충 100회 전후, 새 글을 발행한 날은 2~300회 전후의 조회수가 나온다. 글이 좀 쌓이다 보니, 브런치스토리(Long Long...)에서 소비되는 내부 조회수보다 "검색"을 통해 검색엔진에서 타고 들어오는 외부 조회수들이 생긴다. 그럼, 독자들은 무슨 키워드를 넣었길래 척박하고 메마른 행성인 이곳까지 방문하게 되었을까.



 흠... 별 걸 다 검색하는구나. 내 브런치스토리(길다고요..)로 유입되는 키워드가 이렇게 스펙트럼이 넓었나? 발행글 1/3 이상이 파키스탄 이야기일 텐데 파키스탄 유관 검색어는 "트럭 문양" 하나밖에 없네? 역시 파키스탄 이야기는 잘 팔릴 분야의 얘기가 아니다. 경쟁자 없는 블루오션이면 뭐 하냐고. 시장 자체가 안 생기는데. ㅠㅠ 블루오션 아니고 블루접싯물 정도 되는 것 같다.


 다른 키워드는 아하, 그 글을 보셨구나~ 싶은데, 당최 짐작이 전혀 안 가는 키워드도 있다.


 "아니, 저 키워드를 검색해서 내 브런치스토리(하아...ㅠㅠ)로 들어왔다고? 왜? 왜애??" 



1. 표준대기압


 나, 지구과학과 항공우주학, 천문우주학에 관심이 많은 사람인 건 맞는데, 단 한 번도 표준대기압에 관한 글을 쓴 기억이 없는데? 대체 무슨 글???

 도저히 기억이 안 나니, 나도 똑같이 해보자.


 헉, 다음에서 "표준대기압"을 치니까, 브런치스토리(진짜...) 메뉴에서 내 글이 제일 먼저 뜬다. 아, 그런데 저건 라면 끓여 먹은 이야기지 표준대기압하고 아무 상관도 없는데??? 왜?


 가만 자세히 보니까 라면을 "표준대기압"에서 끓였다. ㅡ,.ㅡ;;;


https://brunch.co.kr/@ragony/94



2. 카톡 문자 복구


 내가 리즈시절 얼리어댑터였고 나이 든 중년치고는 IT분야에 비교적 지식이 있는 사람이긴 하지만 단 한 번도 카톡 문자를 어떻게 복구하는지에 대해 발행글을 쓴 기억이 없는데??? 이건 또 무슨 유입??? 아 혼란하다.


 다시 그분의 발자취를 분석해 본다. 어떻게 오셨어요?


 헉. 작년 가을(2022년 10월) 카톡 서버 정전사고로 셧다운 되었을 때 카카오톡 복구에 관한 감성을 쓴 글이다. 본문에 "카카오톡"도 들어가고 "복구"도 들어갔으니 비슷하긴 한데, 그건 서버 복구에 대한 글이지. 문자를 어떻게 복구하는지 언급한 적은 없다구.


https://brunch.co.kr/@ragony/162

※ 카톡 서버 퍼지고 브런치스토리(ㅆ...) 서버 연계 다운되니까 심심해서 게임한 스토리...



3. 마징가


정말 도저히 유입경로를 찾을 수 없는 신비한 키워드도 있다.

나는 마징가를 주제로 글을 쓴 기억도 없고, 똑같이 검색해 봤는데 내 글이 나오지도 않는데 대체 뭘 어떻게 했길래 이걸 검색어로 내 브런치스토리(아, 역시 길다. 써도써도 적응이 안 된다.)에 오셨단 말인가. 도저히 모르겠다. 미스터리다.




 어쨌든 힘주어 강조하지만, 오늘 작가는 처음부터 낚시할 의도가 하나도 없었습니다.


 오늘 작가는 결백합니다.

 믿어주셔야 합니다.


 그래도 이왕 오셨으면 크게 재밌지 않더라도 즐기다 가 주세요.

 오늘 작가는 지극히 내향인이라 구독과 라이킷, 댓글을 강요하지도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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