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그래, 행복이 별거냐

목련 꽃 봉오리 속의 봄을 그리며

by 봄비

인생 뭐 있냐


갈 곳 모르던 나에게 던져진

그 한마디가

뾰족한 가시 속을 파고들었다


문장의 온기를 담고 살아오다가

회색빛 겨울 하늘아래

강생이 털마냥 보송보송한 목련 꽃봉오리를

바라보았다

또 봄이 오면 하이얀 한복 입은

목련꽃 피어나겠지


바다내음 어린 추억을 품은 엄마는

고등어 한 손 사 오라 하셨다

미끈하게 헤엄치던 푸른 고등어-

뼈만 남은 고등어 한 마리로도

내 엄마 멀리 가신 당신 손길 느끼며

한 순간 행복해지면 그만인 거지


지친 하루 등뒤로 남겨두는 그 시간

노오란 온기 담은 전등 아래서

소박한 밥상 차려내어 기다리는 사람 있기에

또 메마른 하루에 숨결이 스며든다


행복에 겨운 가슴으로 적는 게 아니다

굳어가는 마음결이 아쉬워

놓치지 않으려고

꽃을 품은 봉오리 피어날

순간들의 두근거림을


내 어린 젊은 날들을 붙잡던

그날의 목소리처럼

찰나의 온기들을

붙잡아 본다.






지천명. 존재 이유와 하늘의 뜻을 깨닫고 순응하는 나이.


그러나 그 경지와는 거리가 먼 철없는 중생입니다만

무심코 흘러가는 찰나들이 모여 세월이 되었고

그러니 그 찰나들을 느끼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은 하게 됩니다.


햇살은 벌써 봄기운을 담아내지만

피부에 닿는 추위는 가시지 않는 요즈음,

도서관으로 향하던 길에 목련나무를 보았습니다.

그 꽃봉오리 속에 봄이 들어있겠지요.

갑자기 추위로 또는 일상의 그 무엇으로 움츠러들었던 마음에 훈풍이 불어오네요.

화, 목 연재
이전 29화#29. 당신은 모를 첫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