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나언니 K-classic 2022 Daegu 도전기 (2)
직장과 학업을 병행하면서 글을 쓰다가 드디어 10월 책이 나왔고 같은 날 21일 북 콘서트를 마쳤다. 그리고 11월부터는 본격적으로 운동에 다시 들어가야 했는데 여건이 따라주지 못했다. 통상분야 정부 제안 사업 중에 중소벤처기업부(이후 중기부) 사업은 8월 정부 예산안에 최종 들어가서 그나마 큰일 하나는 줄었지만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후 과기부) 사업의 경우는 정부 예산안에 담기는 해지만 당초 목표 예산 대비 절반 수준으로 계획대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추가 예산확보가 필수였고 그래서 계속적으로 국회 작업을 해야만 했다. 부처가 있는 세종으로 국회가 있은 여의도로 출장을 수시로 가다 보니 운동을 계속 빼먹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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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미미 패밀리에도 큰 변화가 생겼다. 2020년 8월 수지와 미첼이 미국으로 들어간 후 코코의 경우, 나이 드신 어머니가 코로나로 인해 요양원이 폐쇄되면서 코코 큰딸과 작은 딸이 번갈아 케어하고 있었는데 드디어 더는 못 모시겠다는 통보가 온 것이다. 코코는 귀국을 결정했고 11월에 귀국하였다. 매일 껌딱지처럼 붙어있는 코코와 제리가 제리 혼자 한국에 남게 된 것이다. 그러면서 갑자기 우울모드로 전환된 제리는 우리 아지트인 미미 집으로도 오지 않았다. 그렇게 어수선한 11월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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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이 되었다. 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하는데 하는 급한 마음과는 달리 연말이다 보니 여러 행사들이 있었다. 무역의 날부터 시작해서 대구 재즈 싱어즈에는 18일에 작은 카페에서 있는 크리스마스 음악회를 준비하고 있었고 그 와중에 직원 한 명이 담낭절제 수술을 위해 3주간 자리를 비우면서 사무실 일도 더 바빠졌다. 그리고 21일에는 서부 가정법원의 2차 기일이었다. 처음 왔을 때 눈물이 났던 것과는 달리 담담했다. 그도 그랬다. 그리고 22일부터는 미미와 강원도 영월도 크리스마스 여행을 갔다. 도착하자 동해안에 폭설주의보가 발령되면서 우리는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같이 했다. 그렇게 2021년의 마지막 달이 흘렀다.
2022년 1월이다. 드디어 규칙적인 운동을 할 수 있었다. 본격적으로 식단 관리에 들어가기 전 상태인 병행 식단으로 점심 한 끼는 일반식으로 하면서 천천히 2022년 5월을 목표로 웨이트와 식단관리를 하면서 체중조절에 들어갔다. 보디빌동 건동이 그런다.
"시간 많은 것 같지만 금방 가요. 운동할 시간 얼마 남지 않았어요. 이제부터는 정말 정신 차리고 열심히 해야 해요. 몸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아무리 회원들이 하고 싶다고 해도 저는 대회 내보내지 않을 거예요."
운동을 하는데 표가 잘 나지 않는다. 작년에 멋도 모르고 바디 프로필 찍는다고 할 때는 눈에 띄게 몸이 변화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몸무게도 잘 빠지지 않고 눈바디로 변화를 확인하기 힘들다. 체지방이 16%에서 계속 정체되어 있다. 힘들었고 의지도 약해졌다. 뭔가 중간 목표를 세워야겠다는 생각에 3월 27에 바디 프로필을 다시 예약하였다. 중간 점검차 사진을 찍고 한 달 남은 기간 동안 약점을 보강해야겠다는 생각에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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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찍어보니 몸이 작년과는 달라졌다. 작년에는 그냥 슬림한 몸매였다면 지금은 가슴도 힙도 커지고 볼륨이 있다. 전체적으로 글래머가 된 것 같다. 개인적으로 나는 슬림한 근육질을 이상형으로 갖고 있다. 그런데 갑자기 마릴린 먼로같은 몸이 되어 있으니 어색했다. 내 눈에 이뻐 보이지도 않았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데 사진은 실제보다 1.5배로 나온다는 것 때문인가 싶었다. 건동에게 물었다.
"샘, 제 몸이 괜찮아요?"
"나쁘지 않은데요?"
"작년에는 슬림했는데 올해는 근육 돼지가 된 것 같아요. 내 눈에는 좀 부담스러워~"
"회원님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몸매가 아닐지는 몰라도 지금 나쁘지 않아요(건동은 좋다라고는 절대 말하지 않는다. 자만하지 말라고 그러는 것 같다) 아무래도 출산 경험이 있으니 복부와 힙은 더 열심히 해야겠어요"
그때부터 아침저녁 유산소를 40분 이상 하기 시작했다. 식단도 더 철저히 들어갔다. 하루 4끼를 클린 하게 먹으면서 점심도 도시락을 싸서 직원들 다 보내고 혼자 먹기 시작했다. 건동은 지방을 깎아내야 한다고 계속 잔소리를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심해진다. 여전히 몸무게는 66kg이다. 체지방은 14%대로 떨어졌다. 저녁에 운동 후 식사를 안 해야 하나 하는 생각에 물어보니 건동은 운동 후 탄수화물과 단백질을 공급해야 하므로 조금씩이라도 먹으라고 한다. 그런데 그 조금씩이 안된다. 한번 먹기 시작하면 계속 들어간다. 본능을 컨트롤한다는 게 이렇게 어려운 거다.
그러다 4월 중순이 되니 조금씩 차이가 보이기 시작한다. 우선 체중은 64kg이 되었고 체지방도 14% 되었다. 그것보다 눈바디로 몸이 조금 말라가고 있다는 것이 보인다. 토요일에는 비너스(송규율)와 같이 오전 운동을 같이 하고 있는데 같이 하니 힘든 하체운동도 해볼 만한 것 같다. 비너스는 아이 셋을 출산한 사십 대 중반의 여성인데 몸 불편한 막내를 돌보기 위해서 15년을 계속 운동해온 열혈맘이다. 같이 운동하면서 친해지기 전에는 깐깐해 보여서 말 걸기도 쉽지 않았는데 알고 보니 누구보다 의리 있고 한결같은 사람이다. 역시 사람은 편견으로부터 자유로워야 못 보던 것을 볼 수가 있다.
5월이다. 첫 대회는 어버이날이자 부처님 오신 날인 8일 케이 클래식 2022 대구 이다. 날이 그래서 결혼한 친구들은 못 온다고 한다. 그리고 욜로 친구들은 아무 말도 없다. 15년 이상 그렇게 붙어 다녔는데 이제는 점점 멀어져 간다. 그리고 그 빈자리에 들어오는 사람들이 있다. 인생은 비우고 채우기의 반복이다. 그렇게 나는 계속 성장해간다. 잃어버리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나는 절대 제자리에 있지는 않을 것이고 내일의 나는 오늘과 또 다를 것이다. 나는 하늘이 내게 준 인간으로의 삶, 자유인으로서의 삶, 무한한 기회에 대한 도전을 하며 치열하게 산 삶을 증명하고 또 누구 앞에서든 당당할 것이다. 나를 보낸 하나님도 지금의 나를 보며 즐거워할 것이다. 그리고 말할 것이다.
"그래 그렇게 살아야지, 내가 너에게 생명을 준 보람이 있구나"
대회 열흘을 앞두고 탄수화물 밴딩(3일)과 로딩(1일)을 반복했다. 일주일을 앞두고는 소금을 끊었다. 탄수화물도 없는데 소금도 못 먹으니 먹은 것 같지가 않다. 물은 2리터를 시작으로 1리터 2일, 500리터 1일, 250 리터, 그리고 대회 당일은 단수에 들어간다. 대회 전 수요일부터는 몸을 가누기가 힘들다. 걷는 것도 내 의지와 달이 가재걸음이 된다. 내가 왜 이러지 하는데 건동은 탄수화물을 섭치 안 해서 그렇다고 한다. 미미는 건강 해진다고 걱정을 하는데 하기로 했으니 어쩔 수가 없다. D-2일 저녁 운동을 끝으로 D-1에는 아무 운동도 하지 않았다. 아침에 일어나 몸무게를 재니 60.2kg, 조금만 더하면 앞숫자를 5로 바꿀수 있겠구나 싶었다. 첫끼로 고구마 200g을 섭취하고는 지젤 피트니스 센터에서 비너스는 운동하고 나는 13센티 하이힐을 신고 워킹과 포징 연습을 했다. 키가 175인 내가 13센티 유리구두를 신으니 188센티가 되었다. 건동은 선수들 중에서 제일 크겠다고 한다. 그렇겠지. 어디서는 표가 나는 나다. 그렇게 살아왔다.
그리고 D-Day, 5월 8일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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