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조카 가르쳐보기

누군가를 가르치고 치유해주는 것에 대하여

by 라샐리


한강에서 친구에게 요가 가르치기


휴— 다행이다.

이 더위가 본격화되기 전에 친구와 한강으로 향할 수 있었던 게. 잔디밭 위에 매트를 깔고, 간단히 워밍업한 뒤 요가 티칭 연습을 시작했다.


동작 하나하나마다

친구 입에서 “앓는 소리”가 연이어 터졌다.

예상치 못한 반응에 순간순간 당황했지만,

햇살과 바람, 잔잔히 흐르는 음악 속에서

우리의 시간은 물처럼 흘러갔다.


나는 음악 흐름에 맞춰 시퀀스를 리드하고 싶었고,

또 동시에 친구의 자세 하나하나를 세심히 도와주고 싶었다.

그 사이에서 잠깐 혼란스럽기도 했지만,

결국엔 무사히 마무리할 수 있었다는 것에 만족.


무엇보다 친구를 위한 테라피 요가 시퀀스를 따로 만들어야겠다고 진심으로 느꼈던 하루였다. 몸보다 마음이 더 지쳐 있는 사람을 위한 요가. 그게 내가 해주고 싶은 요가일지도 모르겠다.


그날,

정말 날씨가 너무 좋았다.

햇살도 바람도, 모든 것이 완벽했던 오후.

가을이 오면 또 이렇게

한 번 더, 이 여유로운 시간을 만들 수 있기를.



조카와의 첫 요가 시간


그리고 며칠 뒤엔

초등학교 5학년 조카와 함께 요가를 했다.

공부도 잘하고 똑부러진 아인데,

다운독을 하는 모습을 보고

‘와… 이렇게까지 자세를 모를 수가 있구나’ 하고 놀랐다.

등은 굽고, 어깨는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그런데 의외의 말.

“요가가 너무 좋아. 릴렉스돼.”

그 짧은 한마디에 마음이 뭉클했다.

심지어 사바사나가 제일 좋았다는 말에 마음이 무너졌다.

어른들도 느끼기 힘든 감정인데…

어린아이도 이토록 릴렉스를 필요로 할 만큼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것.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긴장과 압박을

어린 몸과 마음에 담고 있다는 것.



요가는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친구든, 조카든

누군가의 몸을 읽고,

그 마음까지 짐작하며 아사나를 함께 해주는 건

매번 나 자신을 돌아보게 한다.


‘나는 지금 어떤 마음으로 요가를 하고 있지?’

‘이 사람은 지금 어떤 감각을 느끼고 있을까?’


요가를 가르치는 시간이

결국엔 나에게도 요가가 되는 시간임을 느낀다.

누군가와 함께 나누는 요가,

그건 참 따뜻하고 조용한 교감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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