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한 질문에 뻔뻔하게 답하기
대학 시절 젊지도 늙지도 않은
애매한 나이의 교수님이 계셨습니다.
시를 늘 곁에 두고 사시던 그분께서는
시는 애매모호하다, 그래서 어렵다,
우리 삶이 애매모호해서 살아내기 힘든 것처럼 말이다,
라고 하셨습니다.
언젠가 강연에서 만난 정호승 시인께서는 또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우린 늘 시와 함께 살고 있었다고…….
처음엔 무슨 말인가 참 의아했지요.
그런데 재밌게도, 시인께서는 이리 덧붙이셨습니다.
“왼손을 펴보세요. ‘시’라는 글자가 보일 겁니다.”
정말이었습니다.
시는, 우리와 늘 함께였습니다.
이해하려 하지 마세요.
시를 이해한다는 건
삶을 달관했다는 것과 같은 의미일 겁니다.
다만, 시를 절대 놓지는 맙시다.
그건,
삶을 놓는 것과 같은 의미일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