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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3번째 등산

앞으로 1년에 1번은 가볼까? 등산

by 지니운랑 Nov 08. 2024

아이들의 2학기 중간고사가 드디어 끝났다.

오랜만에 학원이 없는 주말이다.

같은 처지인 동네 지인 가족과 함께 등산을 가기로 했다.

아직 단풍은 이르지만 억새축제를 한다니 짧은 가을을 강렬하게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내 마음은 정선 민둥산이었는데 아이들이 그날 시험 끝난 기념으로 친구들과 놀기로 약속했다며 일찍 갔다가 오후에는 돌아와야 한단다. 그래서 선택한 곳이 포천 명성산이었다. 정상까지는 어려울 것 같고 억새 팔각정까지만 다녀오기로 했다. 추천 코스는 2코스로 올라갔다가 1코스로 내려오는 것이었지만 우리는 초보자라 1코스를 왕복하기로 했다.

등산은 2022년 설악산 울산바위, 2018년 운길산 수종사가 전부인 우리였기에 몇 번이나 '굳이 등산을 가야 할까?'로 계속 마음이 갈팡질팡이었다.

갔다가 올 수는 있을 것 같은데 다음날 근육통으로 고생하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되었다.


2024년 10월 12일 토요일.

집에서 5:50 출발, 산정호수 상동주차장 7:00 도착, 편의점에서 컵라면을 먹고 7:40 출발.

충분히 쉬고 사진도 찍으면서 천천히 올라갔더니 편도 1시간 20분이 걸린다던 상행길이 거의 2배가 걸렸다. 그래도 생각보다 편한 코스라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아쉽게도 단풍도 들고 억새도 펴서 다다음 주에 왔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지만 오늘이 아니었다면 아마 평생 못 갔을 것 같다.

억새밭도 좋았고 정상에서의 여유로움과 팔각정에서 먹은 점심도 맛있었다.

무엇보다도 중학생, 고등학생 아이들을 데리고 등산이라니.. 아~ 이만하면 제법 화목한 가족인 것 같다.


11일~27일 명성산 억새꽃축제 기간이어서 그런지 등산객들이 제법 많았다.

버스 대절 등산팀도 여럿 있었지만 그보다는 가족 혹은 친구와 분들이 많아 보였다. 간간이 어린아이, 반려견과 동반하신 분들도 계셨다.

"등산은 왜 가야 하나"라고 투덜 되던 아이들도 억새군락지를 보더니 그 입을 다물수밖에 없었다. 나 역시도 '등산은 왜 가야만 하는가...?'에 가까운 사람인데 정상에 서니 기분이 상쾌하고 그 개방감에 속이 시원했다. 비교적 아침 일찍이여서 볼 수 있었던 물안개가 살짝 피어있는 계곡과 폭포가 주는 몽환적인 느낌도 마음에 들었다. 이 맛에 등산을 가시나보다. 그렇다고 내가 등산 마니아가 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하산 후 산정호수를 한 바퀴 돌고 이른 저녁으로 다 같이 국수를 먹고 낭만닥터 김사부 시리즈 속 돌담병원을 사진으로 남겼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서 씻은 후 첫째는 PC방 게임의 나라로 둘째는 유튜브와 웹툰의 세계로 각자의 길을 떠났다. 물론 나와 남편도 어른들만의 뒤풀이를 즐겼다. 예전에는 뒤풀이도 아이들과 함께였는데 이젠 각자의 스케줄이 더 중요한 나이가 되었다.


등산...

등산이 싫은 건 아닌데

그렇다고 굳이 등산을 하고 싶은 것도 아니긴 하지만

그래도 앞으론 1년에 한 번쯤은 다 같이 산에 오르는 날을 만들어 보는 게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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