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의 재부팅을 거친 나는
여전히 글씨를 쓸 수 없었다.
펜만 못 드는 것이 아니었다.
수저도....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별거 아닌 수저가 왜 그렇게 덜덜 떨리고
무거웠을까?
지금 아이들이 어린데, 정말 이유식 흘리고 먹던 때,
딱 그런 모습이었던 것 같다.
밥만 먹으면... 옷을 갈아입어야 할 정도로...
턱받이가 없으면 큰일 나는 수준.
잠시 잠들어 있었을 뿐인데,
이 정도까지 초기화되는 것은 너무 하잖아?
티브이에서 라면을 보는 순간,
배고픔이 와닿기 시작했다.
그간 식욕을 잃고 먹는 둥 마는 둥 했었는데
열심히 먹고 일어나기로 했다.
의사소통이 안되어 조금 답답했던 시기도 있었는데...
배고픔은 아무것도 이길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