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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현수 Sep 22. 2020

샐비어꽃

-안부를 전하며

커버 이미지 : 경기도 농업 기술원


깨꽃이라 불리던 샐비어꽃

어릴 때 우린 사루비아라고 불렀다


쪽 빨면 입 속으로 단물이 주르르

샐비어꽃 가득한 꽃밭은

불타 오르는 정열의 화원


차갑고 예뻤던 중학교 때 미술 선생님

고흐의 해바라기

모네의 정원 설명하다

갑자기 창가로 가서 밖을 보셨다


"사루비아 가득 핀 꽃밭으로

 뛰어내리고 싶은 적이 있었어..."

얼마나 힘들었으면

어린 우리들에게 독백처럼 얘기했을까?


교실 창을 통해

훤히 보이던 피처럼 붉은 꽃

꿈을 이루지 못해 흐느꼈을까?

사랑의 아픔으로 절망했을까?


'지금 어떻게 살고 계실까?'

만나면 차 한잔 나누며

따뜻하게 손 잡아 드리고 싶다


라디오에서 나오는

샐비어꽃 이야기를 듣다

"붉은 사루비아 무리 속으로

사라지고 싶다"

젊었던 선생님 안부가 문득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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