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마음을 내 뜻대로 완전히 컨트롤할 수 있을 거라 믿는 것만큼
큰 착각이 있을까.
착각을 깨우고 스스로 할 수 있는 건 부정적이거나 잘못된 곳을 향하지 않도록
좀 더 신경 써주는 것 정도였다.
몸과 마음 둘 다 결국엔 내 것이니 별로인 곳에 굳이 빼앗기고 싶진 않으니까.
그러다 보면 완전히는 아니어도 어느 정도는 몸과 마음을 함께 가져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굉장히 느리지만.
예상보다 어떤 곳에 꽤 오래 머물게 되면
본능적으로 감정의 비상사태가 왔을 때 대피할 곳을 따로 만들어 두는 편이다.
나의 방법대로 스스로를 지키기 위함이다.
요즘의 내 비상구는 적당히 아늑하고, 커피가 꽤 맛있는 어느 카페다.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아무도 모르는 호흡을 내뱉으며 감정의 비상사태를 추스른다.
각자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게 하루 종일 침대 속에 웅크려있는 것이든 끊임없이 산책을 하는 것이든.
그 무엇이 되었든 각자의 상태를 여유롭게 만들어줄 방법을 꼭 만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