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세상에 덩그러니 존재하는 것에
외로움이 다가오기도 하지만
그마저도 자꾸 잊게 만드는, 이렇게 머물러도 충분히 괜찮다고
용기를 주는 고마운 섬에 살고 있다.
이런 곳에 기약 없이 살고 있으니 운이 좋고 행복한 사람인 건 분명하다.
나는 이 섬에 머물며 눈앞의 바람과 어둠에 잠시 갇혀도
다시 걸어 나올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중이다.
길을 잃고 헤매는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아도 잠시 내버려 두고,
조급함이 도무지 지워지지 않는 어느 날에는 두 눈을 질끈 감고
잠이나 실컷 자 버리자.
지르기로 한 건 질러보고
기다리기로 한건 마음 놓고 기다리면서.
강물이 흐르듯 때로는 자연스럽게,
때로는 어딘가에 잠시 막히기도 하면서.
그저 잘 흘러갈 것이라는 사실에 집중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