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 울리는 벨소리.
당신일 것 같았어.
남자들은 술을 마시면 헤어진 지 얼마 안 된 전 연인이 생각난다더라고.
그리고, 왜 생각이 났는지도 알 것 같았고.
문을 열었어.
역시, 당신이었어.
역시, 술에 취해있었고,
흐린 눈으로 보고 싶었다 말했지.
당신이 원하는 걸 난 알고 있었어.
그것이 우리의 새로운 시작이 아니란 것도.
그냥 웃으며
당신에게 한잔의 얼음물을 내밀었고,
당신의 키스를 받아주었지.
당신은 익숙한 동작으로 나를 안았지.
당신이 떠날 때, 나는 보았어.
당신의 등 뒤에서 떨어져 나가는 미련들을.
그때 알 수 있었어.
이제야 정말 끝이란 걸. 정말.
나는 창문을 열고 환기를 시켰어.
그리고 마지막까지 간직하고 있던
당신이 준 선물을 버렸지.
정말 마지막이었어.
그 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