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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님 Apr 01. 2024

일상의 소중함

사건이 일어나고 병이 생기는 이유



배가 아파요.




3월의 마지막 주, 단조로운 일상이 무료하게 느껴질 즈음 생긴 사고. 아랫배가 아프다고 하는 아이에게 유산균을 먹이고 배를 문질러 주며 '며칠 변을 보지 못해서 그럴 거야'라고 안일하게 생각했어요.


집 근처 소아과에 가서 열을 재보니 38도가 넘어 있었고 복통은 점점 심해졌어요. 결국 맹장염이 의심되어 응급실로 갔답니다.


아이가 어렸을 때는 아이가 열나는 게, 응급실 가는 게 겁이 났고 그럴 때마다 침착하자 했지만 너무 불안해서 말도 빨라지고 우왕좌왕하기 일쑤였어요.


아이가 좀 크고 오랜만이라 괜찮을 거라 생각했는데 어디 응급실로 가야 할지 결정하지 못하고 도리어 남편에게 화를 내는 나를 보면서 생각이 많아지더라고요.


그리고 아이를 너무 몰아붙인 건 아닌가도 생각하게 됐어요. 학년이 올라가면서 급격하게 늘어난 과목과 시간, 그리고 학원 스케줄로 꽉 차인 생활이 힘들어서 이런 일이 일어난 게 아닌가 하고요.







피검사에 링거 주사에 CT까지 찍는데 아프고 힘들 텐데도 꾹 참는 모습이 대견하고 마음이 아팠어요. 7시간 동안 응급실에 있으면서 오랜만에 얘기를 참 많이 한 거 같아요.


아이를 얼마나 사랑하고 소중하게 생각하는지, 무엇보다 아이가 건강하고 행복한 게 제일 중요하다는 것을 두 눈을 바라보며 말했어요. 평소에도 애정 표현을 하지만 그렇게 오랫동안 사랑의 눈빛과 손길과 목소리로 전한 게 오랜만이었어요.


다행히 장염으로 밝혀져서 퇴원하게 됐는데 집에 와서도 기운 없이 쓰러져있는 아이를 보니 짠 하더라고요. 너무 에너지가 넘쳐서 가끔은 벅차기도 했는데 힘 없이 있는 걸 보니 예전 일상이 그리워졌어요.





살다 보면 중요하고 소중한 게 당연하다고 생각해서 놓치게 되는 것 같아요. 우리에게 오는 사고가 병이 그런 우리를 멈추게 하고 알려주는 것 같습니다. 나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의 소중함을 느낀 한 주였어요.


이제 또다시 월요일이에요. 출근하면서 퇴근을 꿈꾸는 일상이지만 우리가 건강하고 우리 주변이 잘 돌아가서 내가 출근할 수 있다고 믿어보면 어떨까요?




#일상의소중함
#응급실
#월요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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