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자병법] 김앤장을 압도적인 국내 1위 로펌으로 만든 전략들
안녕하세요. 홍선표입니다. 이제 어느덧 벌써 2021년도 중반에 접어들었네요. 다들 잘 지내고 계시죠? 저는 지난 주말에 잠깐 바다를 보러 동해쪽에 다녀왔습니다.
군 생활을 속초 위에 있는 고성쪽에서 했는데 오랜만에 보는 동해 바다가 반갑게 맞아주더군요. 바다에서 하늘까지 솟구쳐오른 무지개도 볼 수 있었는데 창업을 축하해주는 선물인 거 같아 기분이 참 좋았습니다.
1박 2일의 짧은 여행이었지만 책을 세 권 챙겨갔는데요. <손정의 300년 왕국의 야망>, <대망 3권>, 벤 호로위츠의 신작 <최강의 조직>을 챙겨갔는데 다른 책들은 펴보지도 못하고 <300년 왕국의 야망>만 다 읽고 돌아왔네요.
손정의 회장에 대해 다룬 책은 전에도 몇 권 읽었는데 그중에서도 이 책은 정말 잘 쓴 책입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일본경제신문) 기자가 쓴 책인데 손정의가 사업을 하면서 내렸던 중요한 결단들을 각각의 국면마다 깊이 있고, 입체적으로 풀어냈더군요.
손정의뿐만 아니라 그와 함께 소프트뱅크 제국을 일군 ‘용장’(勇將‧용기 있는 장수)들의 면면을 정말로 잘 담아냈습니다.
저도 기자 일을 계속했더라면 이런 걸작을 쓰는 일에 한 번 도전해봤을 거 같은데, 또 모르죠. 앞으로도 글은 계속해서 쓸 테니 이 정도 인물에 대한 글을 쓰는 기회가 언젠가는 제게 찾아올 수도 있겠죠.
이 책을 읽으면서 손정의가 일본 전국 시대의 영주인 오다 노부나가에게 배운 전략을 회사를 성장시키는데 창의적으로 접목시켰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요. 이에 대한 글도 조만간 한 번 써보려고 합니다.
오늘은 우선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 법률사무소의 급성장시킨 4가지 전략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김앤장은 한국의 압도적인 1등 로펌입니다. 지난해에는 1조1000억원대의 매출을 거뒀는데요. 2위 업체보다 3배나 더 큰 액수죠. 글로벌 로펌 순위 60위로 한국에서 유일하게 세계 100위 안에 드는 로펌이기도 하고요.
김앤장 20년 부문 대표가 말하는 급속 성장의 비밀
김앤장에 대해서는 ‘회전문 인사’, ‘전관 영입’, ‘김앤장 공화국’과 같은 비판도 적지 않지만 ‘김앤장 같은 대형 글로벌 로펌이 한국에 있어서 국내 기업들이 든든한 지원받을 수 있다’와 같은 긍정적인 시선 역시 적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비판하는 쪽이든 긍정하든 쪽이든 김앤장이 지난 1973년 설립 이후 어떻게 반세기 동안 다른 경쟁자들을 큰 폭으로 따돌리면서 오늘날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 제대로 알지 못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그만큼 많은 것들이 베일에 싸여 있는 조직이기 때문인데요.
그런데 얼마 전 김앤장의 급성장 비결을 어깨너머로나마 살펴볼 수 있는 책이 한 권 나왔습니다. 김앤장에서 20년간 조세‧회계‧관세 부문 대표를 역임했던 이종열 전 부문 대표가 쓴 ‘<무한경쟁> 전문직의 성공 DNA’란 책인데요.
회계사로서 안건(현 딜로이트 안진) 회계법인의 조세 부문 대표였던 이 대표는 김앤장을 조세‧회계‧관세 부문 전문 자문까지 제공하는 서구형 선진 로펌으로 키우고 싶다는 김영무 김앤장 창업자의 영입 제안을 받고 김앤장에 합류해 출근 첫날부터 회사 내에 새로운 조직을 만드는 일을 시작합니다.
이렇게 1991년부터 2011년까지 20년 동안 김앤장의 조세‧관세‧회계 부문을 독립적으로 이끌면서 이 조직을 변호사와 회계사, 변리사, 세무사 등 수백 명의 전문직들이 소속된 규모로 키워냈는데요. 왠만한 대형 회계법인을 뛰어넘는 규모죠.
이번 글에서는 그가 말하는 김앤장 급성장의 비결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방금 말씀드렸듯이 이 대표는 신설 조직 설립과 운영을 목표로 김앤장에 영입됐는데요. 그런 만큼 유능한 인재의 영입이야말로 그가 가장 집중했던 활동이었습니다.
특히 로펌처럼 전문직들이 모인 프로 법인들의 경우 인재의 질과 양이야말로 조직의 성과를 결정짓는 매우 결정적인 조건이니까요.
최고의 인재를 얻고 싶다면
그리고 이 같은 경험을 통해 이 대표는 뛰어난 인재 영입에 필요한 가장 중요한 전제 조건을 하나 깨닫습니다.
바로 A급 인재의 영입을 원한다면 영입 대상 인재와 같은 직급의 부하 직원에게 영입을 맡기지 말고, 그보다 한, 두 단계 위의 부하 직원에게 영입을 전담하게 하라는 사실이었죠.
여기 파트너급 변호사의 영입을 원하는 A 로펌의 B 대표가 있다고 해보겠습니다. B 대표는 각 부문에 속한 파트너급 변호사들에게 업계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외부의 파트너급 변호사를 찾아서 추천하라고 지시합니다.
그런데 부하 직원들이 가져온 명단을 보니 그리 탐탁하지가 않았습니다. 자기도 이름을 잘 알고 있는 다른 로펌의 유능한 변호사들의 이름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던 것이죠.
부하 직원들이 추천하는 후보자들이 성에 차지 않았던 B 대표는 직원들에게 좀 더 꼼꼼하게 잘 찾아서 추천하라고 지시하는데요. 이번에도 결과는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리고 이런 일이 몇 차례 반복되면서 B 대표는 간단하지만 중요한 사실을 한 가지 깨닫습니다. 부하 직원들이 자신과 승진과 성과를 놓고 경쟁을 벌이게 될 자리에 유능한 인물을 추천할 이유가 없다는 사실을요.
부하 직원에게 같은 직급의 외부 인재 영입을 맡긴다면 A급 인재는 결코 구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B 대표는 파트너들보다 위에 있는 각 그룹의 팀장급 변호사들에게 파트너급 변호사 영입을 지시했는데요.
결과는 만족스러웠습니다. 각 로펌의 이름난 변호사들이 대거 추천 명단에 포함됐죠.
팀장급 변호사들의 입장에서는 자신 밑에서 일할 파트너급 변호사가 유능하면 유능할수록 자기가 이끄는 팀의 성과가 높아지는 거니 어떻게든 우수한 인재를 영입하려고 발로 뛰어가며 노력했습니다.
“파트너들은 앞으로 팀장을 꿈꾼다. 그러니 자기 피라미드 내에 자기와 경쟁할 사람이 적은 것이 유리하다.”
“그러니 자기보다 우수한 외부 인재를 처음부터 배제한 것이다. 자기 능력과 비슷한 사람들을 제외하는 것이다. 하물며 자기보다 우수한 사람은 당연히 고려하지 않는 것이다.”
이 사례에서 배울 수 있는 이종열 대표의 첫 번째 경영 전략은 “최고의 인재를 영입하고 싶다면 그와 경쟁하게 될 사람이 아닌 그의 성과로 인해 도움을 받게 되는 사람이 직접 처음부터 끝까지 인재 영입을 담당해야 한다.”입니다.
(IT/스타트업 전문 매체 <아웃스탠딩>에 기고한 글을 뉴스레터로 옮기다보니 분량상 4가지 전략 중 한 가지 밖에 소개드리지 못했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본문 읽기 버튼을 클릭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