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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선표 Mar 08. 2021

최고의 벤처투자자가 말하는 생각을 완벽하게 전달하는 법

벤 호로위츠, 그에게서 배우는 단도직입적이고 단계별로 말하는 노하우

힙합과 실리콘밸리의 성공한 기업인. 뒷골목의 언더그라운드 문화였던 힙합이 주류 대중문화가 된 지도 꽤나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그래도 아직까진 어색하게 느껴지는 조합이다. 


아무리 자유분방한 실리콘밸리라고 해도 전 세계 주요 경제매체에 수시로 소개되는, 이제 50세가 얼마 남지 않은 거물이 힙합 음악에 푹 빠져있는 모습은 상상하기 쉽지 않다.


그리고 여기 힙합 랩 가사로 첫 문장을 시작하고 책 곳곳마다 랩 가사가 나오는 비즈니스 서적이 있다. 


하버드 비즈니스가 2015년 최고의 경영서로 뽑은 책이자 미국 아마존닷컴에서 경제경영 분야 1위로 뽑힌 책이다. 그저 그런 책이 아니라 최고의 베스트셀러란 말이다.


이 책의 서문은 미국의 인기 래퍼인 카니예 웨스트의 골저스(Gorgeous) 속 가사로 시작한다. 


‘이게 진짜 세상이야 친구, 학교는 끝났어. 그들이 네 꿈을 훔쳐 갔어. 너는 누가 그랬는지 모르지’



사람들의 궁금증에 답하듯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담은 비즈니스 서적 곳곳에 힙합과 랩 음악을 소개한 이유에 대해서 다음처럼 말하고 있다. 


“비즈니스와 힙합이 무슨 상관이냐고 반문하는 독자들이 많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힙합 아티스트만큼 위대해지기를 꿈꾸고 성공하기를 열망하는 이들도 없다." 


"그들은 자기 자신을 철저히 사업가로 여기고 있다. 또 경쟁, 돈벌이, 부당한 오해 등 그들이 가사에 즐겨 쓰는 주제에는 비즈니스의 여러 난제에 대한 통찰력이 숨어 있다.”


힙합에서 비즈니스의 교훈을 찾아낸 모습에서도 알 수 있듯 책의 저자는 첫인상에 구애받거나 일반적인 통념을 따르려 하지 않았던 태도야말로 오늘날의 자신을 만들어낸 비결이라고 말한다.



닷컴버블을 헤쳐나온 창업자, 벤처 투자자가 되다


이 책의 제목은 <하드씽>(The Hard Thing About Hard Thing), 원제 그대로 해석하면 어려운 일에 대한 어려운 결정이란 뜻이다. 책의 주인공이자 저자는 벤 호로위츠. 벤처캐피털 회사 안드레센 호로위츠의 공동 대표다. 


지금껏 페이스북, 트위터, 에어비앤비, 핀터레스트 등 수백 개가 넘는 IT기업에 투자해온 실리콘밸리의 큰손이다. 벤처 투자가가 되기 전엔 숱한 어려움을 이겨내고 창업한 회사를 성공시킨 기업인이었다.

 

<하드씽>은 그가 1999년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인 라우드클라우드를 창업한 뒤 2007년에 회사를 휴렛팻커드에 16억 달러에 매각할 때까지 8년간 겪어야만 했던 아찔했던 순간들과 그런 경험에서 배운 교훈들을 정리한 책이다. 

  

그가 회사를 창업한 지 1년도 안 돼 세계 경제는 닷컴버블의 붕괴라는 끝 모를 수렁에 빠져들었다. 그전까지 사람들의 꿈과 욕망, 돈을 빨아들이며 하루가 다르게 주가가 치솟던 닷컴기업들의 주식이 한순간에 종이 쪼가리가 돼버렸다. 



거품이 꺼지기 시작한 지 1년 만에 IT기업들이 주로 상장돼 있는 미국 나스닥 지수는 50% 넘게 떨어졌고, 4년여 뒤에는 버블이 한창이던 시기의 20%까지 조그라들었다. 누가 봐도 신생 IT기업을 창업해 키워나가기에는 최악의 시기였다.

  

하지만 그와 회사는 살아남았다. 주식 시장의 폭락이 이어지며 투자자들이 공포에 질려있던 2001년 갖은 우여곡절 끝에 회사를 나스닥에 상장시키는 데 성공했고 덕분에 질식해가던 회사에 산소를 공급할 수 있었다. 


그 이후에도 숱한 위기가 계속됐지만 회사의 주력 서비스와  비즈니스 모델을 통째로 바꿔버리는 과감한 전략과 실천을 통해서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다. 

  

닷컴버블이 붕괴하며 수많은 기업들이 줄줄이 파산하던 시기 회사를 창업해 성공적으로 키워냈다는 사실만 봐도 그가 뛰어난 경영 수완과 두둑한 배짱을 모두 갖춘 인물이라는 걸 알 수 있다. 

  

2007년 회사를 매각하며 막대한 돈을 손에 쥐게 된 그는 2009년 마크 안드레센과 함께 신생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털 회사인 안드레센 호로위츠를 설립한다. 


벤 호로위츠(오른쪽)와 마크 안드레센(왼쪽)


마크 안드레센은 세계 최초의 인터넷 웹브라우저인 모자이크를 개발하고 이를 바탕으로 넷스케이프를 창업했던 인물로 벤 호로위츠와 라우드클라우드도 공동 창업했다. 벤 호로위츠는 라우드클라우드의 CEO를, 마크 안드레센은 이사회 의장을 맡아 회사를 이끌었다.


자신과 마크 안드레센이야말로 앞으로 크게 성장할 수 있는 유망 기업을 선별해 투자하고, 이 회사의 경영진이 여러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는 현실적인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적임자라는 게 벤 호로위츠의 생각이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에어비앤비 등 그들이 투자했던 신생기업들이 연속해서 대성공을 거두며 그의 이런 판단은 들어맞았다.


벤처캐피털 회사 대표로 변신한 이후 벤 호로위츠는 자신의 블로그에 자신이 회사를 창업해 경영하고, 여러 기업들에 투자를 집행하면서 겪었던 경험들과 이를 통해서 배웠던 교훈들을 정리해서 올리기 시작한다. 


오직 살아남기 위해 진흙탕에서 뒹굴어야만 했던 자신의 경험이 지금 이 순간 비슷한 처지에 내몰린 이들에게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거라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 절대로 마법의 공식은 없다


이렇게 시작한 블로그가 그가 <하드씽>과 <What You Do Is Who You Are: How to Create Your>(국내 미출간), 두 권의 책을 출간한 작가가 되는 계기였다. 블로그에 올린 글보다 더 깊은 내용을, 더 체계적으로 정리된 형태로 읽고 싶다는 사람들의 요구가 쏟아졌기 때문이다.

  

“몇 년 전부터 나는 나만의 교훈을 요약해서 블로그에 올리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수백만 명의 독자들이 내 블로그에 들어와 글을 읽어 주었다. 그중 많은 독자들이 내용에 깊은 관심을 보이며 그 교훈의 배경이 되는 이야기를 알고 싶다고 했다. 나는 그런 요청에 부응하기 위해 이 책을 쓰게 되었다.”

 

벤 호로위츠는 자신의 글에서 완벽한 해답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 대신 자신이 회사를 운영하면서 마주쳐야만 했던 ‘진짜 어려운 문제’들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만약 내가 겪었던 것과 같은 문제에 처해있는 사람이라면 자신이 그 문제에 부딪혀 나갔던 과정을 참고해보라고 조언한다. 


자신의 회사를 차리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는 일단 사업을 하게 되면 생각지도 못했던 수많은 문제들과 마주치며 진흙밭을 구르게 될 테니 각오 단단히 하는 게 좋을 거라고 말해준다. 

  

(지금 읽고 계신 이 글은 아쉽게도 책 <최고의 리더는 글을 쓴다>에 실리지 못한 미발표 원고입니다.)


“비즈니스에서 ‘난제’란 크고 대담한 목표를 세우는 게 아니다. 그런 목표가 실패로 돌아갈 때 사람들을 해고하는 일이다. 훌륭한 인재를 영입하는 게 아니라, 그들이 권리 의식을 키우며 지나친 요구를 늘어놓는 것에 대처하는 일이다." 


"큰 꿈을 갖는 게 아니라, 그 꿈이 악몽이 되었을 때 식은땀을 흘리며 잠에서 깨어나 허둥대며 해답을 찾는 일이다.”

  

“지금도 수많은 책들이 그런 난제를 근사하게 해결해줄 것 같은 그럴싸한 공식을 내세우고 있다. 문제는 ‘난제를 풀어내는 공식’ 같은 건 없다는 점이다.”

  

“예컨대 첨단 기술 기업을 세우는 공식은 없다. 노래를 연속해서 히트시키는 공식은 없다. NFL 쿼터백이 되는 공식은 없다. 대통령에 출마하는 공식은 없다. 사세가 기우는 와중에도 직원들이 신명 나게 일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공식은 없다. 그런 공식이 있다고 하면 그건 명백한 거짓말일 것이다.”

  

“하지만 그 복잡성을 경감하고 일을 조금은 수월하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경험이나 조언이라면 충분히 참고할 법도 하다.”

  


그는 모든 문제에 적용할 수 있는 마법의 공식을 말하기 위해서 글을 쓰는 게 아니다. 사업을 하게 되면 마주치게 되는 생각지도 못했던 수많은 문제들과 자신이 그 문제들과 씨름하며 한 발씩 앞으로 나아갔던 경험에 대해 말하기 위해 글을 썼다.     

  

그의 글이 갖고 있는 가장 큰 특징은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만 했던 자신의 경험과 자신이 이 경험을 통해서 배울 수 있었던 교훈들을 하나씩 단계별로 나눠서 설명한다는 것이다. 


자신이 겪은 일을 하나의 덩어리로 선보이는 게 아니라 일이 진행되는 순서에 따라 단계별로 나눠서 하나씩 풀어서 자세히 설명하는 게 그의 글의 특징이다. 


마치 전채요리로 시작해 메인 요리와 후식으로 이어지는 코스 요리를 대접하듯 그는 자신의 경험을 잘게 쪼갠 뒤 일을 제대로 진행하기 위해선 각각의 국면마다 놓치지 말고 신경 써야 할 점들이 무엇인지 자세히 설명한다. 


그의 글을 통해서 타인에게 자신의 경험과 배움을 전달하는 가장 효과적인 글쓰기 방법을 배울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생각을 완벽하게 전달하고 싶다면 단계별로 나눠서 접근하라


<하드씽>에 담긴 ‘충직한 친구를 강등해야 한다면’이란 소제목의 글을 통해 그의 이 같은 글쓰기 전략을 확인해보자. 평소 충실하게 자신의 업무를 수행하던 직원의 직위를 강등시키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그 직원이 잘못을 저질러서가 아니라 외부에서 능력이 더 뛰어나고 경험이 더 풍부한 인재를 영입해서 때문에 해당 직원을 강등시켜야만 한다면 더더욱이나 그렇다. 당사자 입장에서는 그동안 열과 성을 바쳐 일했는데도 불구하고 ‘굴러온 돌’에 밀려 하루아침에 권한과 직위를 모두 뺏기게 된 것이니 말이다. 


벤 호로위츠가 충직한 직원에게 강등을 통보했던 경험을 떠올리며 “젠장, 정말이지 빌어먹게 힘든 일이 아닐 수 없었다”라고 내뱉은 것도 무리는 아니다. 


창업 초기부터 함께 했던 직원에게 ‘당신보다 그 일을 더 잘할 수 있는 사람을 구했다’고 말하는 건 사실상 그 직원에게 ‘나가 달라’고 말하는 것과 다르지 않은 일이다.

  

그렇다면 그는 이 같은 상황에 처했을 때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나갔을까? 기존 직원에게 ‘결코 당신이 무능해서가 아니라 회사가 경험이 더 많은 인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당신 자리를 외부에서 스카우트해온 인원에게 내줘야만 한다’는 사실을 어떻게 전달했을까? 



그동안 열심히 일해온 유능한 직원이 배신감에 치를 떨며 회사를 뛰쳐나가게 되고, 설령 회사에 남더라도 새롭게 영입돼 자신의 자리를 꿰찬 상사와 사사건건 불화를 일으킬 게 뻔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CEO는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벤 호로위츠는 이처럼 어려운 상황이 닥쳤을 때 CEO가 취해야 하는 행동을 몇 가지 단계로 나눠서 차근차근 설명한다. 여기서뿐 아니라 자신이 회사를 경영하며 배운 모든 교훈들을 설명할 때면 상황을 여러 단계로 나누고 각 단계별로 고려해야 하는 내용과 취해야 할 행동 방침을 세세히 설명한다. 


이런 단계별 접근이야말로 누군가에게 자신의 경험을 전달하는 최고의 방법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성실하게 열심히 일해온 직원을 갈등해야 한다면 먼저 ‘정말 그래야만 하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라는 말로 설명을 시작한다. 



하지만 이미 이런 질문을 던져야 할 정도가 됐다면 자기 스스로도 그래야만 한다는 걸 잘 알고 있을 테니, 마음은 아프겠지만 해야 할 일은 해야 한다고 말한다. 어쨌든 여기는 회사고 CEO는 자신의 개인적인 감정이 아니라 무엇이 회사에 가장 도움이 되는지를 기준으로 생각하고 행동해야 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마음을 정했다면 당사자가 느낄 당혹감과 배신감이라는 감정에 대해서 신중하게 고려해야만 한다고 조언한다. 그동안 헌신했던 회사에서 갑자기 버림받게 됐다는 절망감과 배신감이 직원을 집어삼킬 것이고, 이런 감정이 폭발해 격렬한 논쟁이 이어지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아무리 좋은 말로 조심스럽게 이야기하더라도 강등은 강등이다. 사람들이 웃으면서 자신의 강등 소식을 기쁘게 받아들이게 만드는 마법의 대화법은 없다. 말 몇 마디로 다른 이가 느끼는 깊은 절망감과 배신감을 씻어낼 순 없다. 


벤 호로위츠의 <하드씽>이 최고의 비즈니스 서적이 될 수 있었던 건 할 수 없는 일을 할 수 있다고 말하는 대신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이라면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꼭 해야 한다는 사실과 먼저 경험했던 사람으로서 상처와 후유증을 가장 덜 남기면서 그 일을 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주고 있기 때문이다.

  


결코 애매모호하게 말하지 말라


당사자와 격렬하고 감정적인 논쟁을 벌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강조한 그는 이어서 이 같은 논쟁을 최대한 빠르고, 상처를 덜 입은 채 마무리 지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그는 먼저 회사를 위해 외부 인재를 영입하는 게 꼭 필요하고 그에 따라 당사자가 강등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솔직하고, 분명하게 전하라고 말한다. 미안한 마음에 애매모호하게 말하거나 혹시라도 계획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식으로 불분명하게 말해서는 결코 안 된다고 말한다. 


다른 최고의 리더들과 마찬가지로 그 역시 애매모호함이야 말로 모든 일을 망치는 주범이라고 여긴다. 무언가 전해야 할 사실이 있다면 자신의 생각을 단도직입적으로 논리적으로 말하라고 조언한다.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사항은 당신이 진심으로 강등을 원한다는 점이다. 변경될 여지가 있는 듯한 태도로 이야기를 하며 엉망진창인 결과만 얻게 될 것이다. 상황도 관계도 엉망진창이 되고 말할 것이다.”

  

강등 사실을 전할 때는 당사자가 회사를 그만둘 수도 있다는 사실도 분명히 알고 있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충직한 직원을 잃는 게 싫다면 애초에 강등이란 말 자체를 꺼내지 말았어야만 한다는 게 그의 조언이다.

  


강등 사실을 통보하기 전에 당사자가 회사 안에서 새롭게 일할 수 있는 역할을 미리 마련해둬야 한다는 사실도 강조한다. 새로운 상사 밑에서 기존에 했던 업무를 하도록 하는 게 가장 흔히 떠올릴 수 있는 방법이지만 자신을 밀어내고 자리를 꿰찬 상사와 잘 지낼 수 있는 직원은 세상에 거의 없다. 


그가 회사에 남기를 진정으로 원한다면 그에게 새로운 역할을 주어야 한다는 게 벤 호로위츠의 조언이다. 

  

어떤 부서로 발령하는 게 당사자의 경력 개발과 장기적인 커리어에 가장 큰 도움이 될지를 면밀히 따져본 뒤 그에게 새로운 역할을 맡음으로써 무엇을 새롭게 배우고, 어떤 경험을 할 수 있는지를 자세히 설명하라고 권한다.

 

벤 호로위츠는 이처럼 철저한 준비한 뒤에 사실을 전달해도 당사자가 회사에 계속 남을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고 말한다. 강등을 통보하는 순간 당사자에게 ‘회사는 더 이상 당신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과 다름없으며 CEO라면 이 같은 사실을 부정해서는 안 된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자기 마음 편하자고 현실의 비정함에 눈 돌려버리는 리더가 조직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 거라고 기대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말이다.

  


벤 호로위츠는 어떤 단어를 사용해야 하는지까지 하나하나 거론하며 자신의 경험을 100% 온전하게 전달하기 위해 노력한다.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당사자를 만났다면 어떻게 강등 사실을 전해야 하는지를 


①적절한 어휘를 사용하라, ②현실을 인정하라, ③상대의 기여를 인정하라, 이렇게 3단계로 나눠서 설명하고 있는 데 그 내용이 매우 구체적이다. 

 

 ‘……라고 생각하네.’, ‘……하고 싶다네’처럼 여지를 남기는 어휘를 사용하지 말고 ‘……하기로 결정했네’처럼 명확하게 말하라고 이야기한다. 


마음 아프긴 하지만 이렇게 말하는 게 상대가 현실을 더 빠르게 받아들이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이야말로 회사를 나가게 될지도 모르는 직원에게 CEO가 보일 수 있는 최고의 예의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지금껏 살펴본 것처럼 벤 호로위츠는 자신이 회사를 경영하면서 배울 수 있었던 것들에 설명하면서 단계별 설명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복잡하고 어렵지만 CEO로서 반드시 내려야만 하는 결정들에 대해 설명하면서 어떻게 단계별로 하나하나씩 접근해야 하는지를 설명한다. 


벤 호로위츠가 자신의 글에서 모든 문제에 대해 단계별 접근 방식을 취한 이유는 간단하다. 


자신이 직접 경험하지 않은 상황과 문제에 대해 100% 온전히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세상에 없기 때문이다. 사람은 저마다의 경험을 바탕으로 다른 이의 메시지를 받아들이고 해석한다. 



아무리 논리정연하고 조리있게 말한다고 해도 모든 메시지는 전달 과정에서 일정 부분 손실되고 휘발될 수밖에 없다.

말하는 이와 듣는 이가 서로 다른 환경에서, 서로 다른 경험을 하며, 서로 다르게 생각하며 살아온, 서로 다른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최고의 리더들일수록 자신의 권위에 기대 일방향으로 말을 쏟아내는 대신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더 자신의 말이 사람들에게 이해하기 쉽게 전달될 수 있는지를 고민한다. 


최고의 리더들은 비즈니스를 이끌 때뿐만이 아니라 글을 쓸 때도 생산자의 관점이 아닌 소비자의 관점에서 생각하고, 고민한다. 그들을 최고의 자리로 이끈 가장 큰 공통점이다.


홍선표 작가


<최고의 리더는 글을 쓴다>, <내게 유리한 판을 만들라>

<홍선표 기자의 써먹는 경제상식>, <리치 파머, 한국의 젊은 부자농부들>

rickeygo@naver.com



(책 <최고의 리더는 글을 쓴다>를 읽으시면 제프 베이조스, 빌 게이츠, 일론 머스크, 이나모리 가즈오, 레이 달리오 등 최고의 리더 19인이 글을 쓴 이유 5가지와 글을 씀으로써 얻을 수 있었던 5가지 성과를 쉽고, 깊이있게 이해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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