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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리영 Mar 06. 2024

31) 비아프랑카 - 베가드발카르세(2023.10)

글과 그림이 서툴러요. 왜냐하면 길을 걷던 현장에서 쓴 글이예요.

여기 클릭하시고, 머릿말 읽어주세요 :)



2023.10.14.토


비아프랑카에서 출발하는 아침, yh는 아침으로 잠봉베르 만들었다며 내 몫도 냉장고에 넣어주고 갔다. 정이 많은 사람이다. 아침에 일어나 헛헛한 속이어서 또 오늘 길은 그리 길지 않아서 여유롭게 잠봉뵈르를 먹고 길을 나섰다.


여유와 늦장을 부리며 나왔는데도 아직 날은 어두웠다. 헤드랜턴을 켜고 걷다가 마을이 끝나는 길, 도로와 산만 있는 가로등이 없는 길이었다. 그런데 산에서 개 짖는 소리가 사납게 들렸다. 이럴 때는 조금 겁이 나서 걸음이 멈칫 거려진다. 내 앞으로 한 사람이 지나가서 경보하듯 그 분을 따라 어둠 속으로 들어갔다.


가로등이 없어 어두울 뿐이지, 도로 옆 길이었으며 조금만 걸으면 가게 하나 집 하나 나오는 별다를 것 없는 길이다. 어두워서 보이지 않았던 것 뿐.


산과 도로 밖에 없고 쌩쌩 달리는 차만 오갔다. 이런 길을 한참 걸으니 문득 혹시 여기 영동선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강원도 어디 도로 옆 산길을 내가 지금 걷는

거 아닐까?! ㅋㅋㅋㅋ


도로 옆 길을 걸을 때 문제는 숼 곳이 없다는 것이다. 한참 걷다가 정말 한참 걷다가 벤치가 나왔다. 그리고 멀리 yh의 뒷모습이 보였다. 이렇게 다시 만나 같이 걸었다. 서로 오늘 걸을 종착 마을은 달랐지만 같이 걸으며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눴다. 비가 오며 흐린 날이었는데. 도로길이 끝나며 하늘이 맑아지더니, 우리가 쉬러 들어간 바르에서부터 화창하게 맑게 게었다.


잘 쉰데다가 날씨까지 맑아지니 기분이 좋아졌다. 둘다 신나서 걸었다. 무화과도 따먹고 걷다보니 내가 도착할 마을에 다 왔다. 마지막으로 카페에서 같이 쉬고 이제 헤어져야 하는구나 생각했는데. 내가 묶을 숙소는 조금 더 가야했다. 그리고 서서히 드러나는 마을의 본 모습. 내 숙소의 뷰!! yh는 그 맑는 뷰에 곧바로 빈침대 있는지 물어보고 1박을 결정했다. 그렇게 우리는 또 한 밤을 같이 보내게 되었다.


각자 정리하고 쉬다가 나오라는 yh 톡에 나가보니. 아이슬란드, 이탈리아 사람과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짧은 영어지만 yh 특유의 밝음과 유쾌함으로 즐거운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나도 짧은 영어지만 그렇게 대화를 이어갈 유쾌함이 없어서 어려웠다.


그리고 이 숙소는 주인 부부가 한국을 좋게 생각해주시는데. 체크인을 하고 아주머니는 내게 와서 주방을 쓸 거냐고 물었다. 아직 생각중이라고 하니, 뒷마당에 깻잎이 있다며 얼마든지 따 먹으라는 것이다. 깻잎이라니! 오늘 저녁은 고기다!


장보러 슈퍼에 갔다가 그림그리는 선생님을 만났다. 세상에!! 두 분도 같은 숙소에서 묶으시고 우리는 저녁 때 만나기로 했다.


감자를 채썰어 감자채전을 만든 yh는 주인 부부에게 한 장 주자고 했다. 역시 정 많은 사람이다. 한 상 차려 프랑스 아주머니와 이탈리아 남자도 같이 먹게 되었다. 이탈리아 사람이 만든 샐러드? 비슷한 것이 맛있었다. 콩깍지 병조림이랑 옥수수 캔만 가지고 만든 건데 꽤 먹을만 했다.


이 저녁은 잊지 못할 것 같다. 보통 알베르게에서 주인분들은 9시 또는 10시 소등 하고는 들어가시는데. 또 소등 시간 전에 주방 마감하고 치우게 하는데. 주인 아저씨는 우리와 신나서 얘기를 나눴다. 한국에서 받은 것들을 신나서 보여주시고. (앨범에 각 나라 순례객들에게 받은 것들을 소중히 모아두셨다) 나중에는 나무 작대기 타기? 그런 묘기도 보여주셨다. 그 밤은 잊지 못할 즐거운 날 중 손꼽히는 하루였다.






오늘도 힘차게 걷기! 앗 친구 만남�




먹구름이 걷히며, 맑은 날 등장!




깻잎 등장!



https://maps.app.goo.gl/yKqdwqroXCHqeXYf8


https://maps.app.goo.gl/1mDKQHLD7kjmYLJ66


https://maps.app.goo.gl/2tmyv8sFEvuDmBVK6


https://maps.app.goo.gl/ZieDcJBx7GYoNd6u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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