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캄한 밤 마을의 중앙광장은 스산했다2

23.09.26_산토도밍고-벨로라도

by 혜리영

알베르게에 짐을 풀고 나의 앞서거니 뒷서거니 일행을 다시 만났다. 우리는 이 길에서 벌써 몇 번을 마지막인 듯 인사를 나눴는지 모른다. 다들 첫 번째 순례길이고 이 길이 언제 다시 만나고, 언제 헤어지게 하는지를 몰랐던 때이다. 나는 다시 만난 기역 언니에게 길에서 만난 파스 아저씨에 대해 얘기를 했다. 너무너무 감사했다는 얘기를 하는데, 우리가 저녁 먹으러 가던 레스토랑 앞에서 다시 만났다! 너무 감격하고 놀라서 나는 그때 못한 인사를 몇 번이고 했다. ‘정말 감사했어요. 정말 정말 고맙습니다.’ 파스 아저씨는 그저 다시 만나니 반갑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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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는 다시 만난 일행들과 식당에서 식사다운 식사를 했다. 음식은 적당히 먹을만했고, 와인도 맛있었다. 분명 몸이 많이 힘들었는데 파스 아저씨 덕분에 마음을 채워서 일까. 나는 힘이 났다. 그리고 이곳에서 베카 부부를 다시 만났다. 이들과의 인연도 이렇게 지속될 줄이야!


그리고 각자 정비하며 쉬는 시간에 나는 숙소 앞 공터로 나갔다. 사방이 뚫린 2층 정자가 있었고 아이들과 어른들이 삼삼오오 쉬고 있었다. 다음 날 나는 또 한 번 버스 점프를 할 것이라 미리 버스 정류장에도 가보았다. 그리고 근처 성당을 돌아보다가 다시 중앙 공원에 와서 쉬다가 가이드님을 만났다. 나보다는 미음씨와 자주 만나며 나는 이름만 전해듣던 분이었다. 공원에서 앉아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같은 신자인 것을 알았다. 그리고 그날 벨로라도에서 미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가 알아내기로는 미사가 없는 줄 알았는데! 우리는 저녁 미사 시간에 맞춰 다시 만나기로 했다. 가이드님과 냉장고 바지 아저씨도 길에서 종종 만났다. 미사를 드리고 각자의 일정을 위해 우리는 빠르게 헤어졌다.


그리고 저녁이 되어서는 미음씨와 다시 숙소 근처 바르에서 핀초와 와인 한 잔을 했다. 미음씨의 이야기를 들으며 이렇게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음에 감사했다. 나도 이때까지는 이제 진짜 정말 이들과 헤어질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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