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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브레이커 Jun 29. 2021

30대에 건물사고 급 우울증에 걸린 이유?

32살 원하던 꿈을 이루고 나서 처절하게깨달은 것..

20살이 되고 주변 친구들에게

"넌 꿈이 뭐야? "  물으면 다들 비슷한 대답을 했다.


대기업 취업, 공기업 취업, 공무원, 바리스타, 헤어디자이너, 등등 자신의 직업을 꿈이라 말했다.

사실 나는 어릴 때부터 직업이 아닌 소유하고자 하는 꿈이 있었다. 

조물주 위에 갓 물주라는 말로 얘기하는 것처럼 인생의 목표이자 꿈이었다. 단순히 돈을 많아지면 사야지가 아니라 건물을 사기 위해 돈을 모으고 벌어야겠다는 계획을 했었다.


너무 큰 목표는 허황된 것을 알기에 건물 중에 그래도 가능한 '다가구 건물' 사는 것이 20살 이후 한 번도 변하지 않았던 꿈이었다.


물론 흙수저에 공부도 잘하지 못했던 지방대생이 어느 세월에 돈 벌어서 건물 사냐고 무시당하기 일쑤였지만 나 자신은 한 번도 못 이룬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돈을 벌고 모으면 되는 아주 쉬운 꿈이라 생각했다. 다만 시간이 걸릴 뿐...


우여곡절 끝에 꿈꾸던 꿈을 32살에 생각보다 이른 나이에 이루게 되었다.

어렸을 때 사람에게 가장 큰 행복은 꿈을 이루는 것이라 배웠다. 

세상에서는 꿈꾸지 않는 사람을 죽은 사람이라고도 말한다.

그만큼 꿈은 인생에서 소중하고 이루어가는 것은 멋진 일인 것 같다.

돈을 벌고 모으는 과정은 처절하고 내가 왜 이렇게 까지 해야 될까?라는 생각이 들 때마다

꿈을 이루고 나면 건물을 사고 나면 모든 것이 보상되고 행복할 거라 확신했다. 그렇게 배웠으니까


그렇다면 생각보다 일찍 꿈을 이룬 이 후 나는 정말 행복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원하는 목표, 꿈을 이훈 행복은 생각보다 오래가지 않았다.

상상할 수 없는 부자들이 항상 말하듯 돈은 행복을 주지 못한다라는 진부한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다.

지금 당장 10억이 생긴다면 기쁘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을까?

단, 건물을 사고 나서 소유를 통한 기쁨의 감정들이 지속되는 건 완전 별개라는 것을 배웠다.


내가 꿈을 이룬 과정은 아주 간단하다.

초, 중, 고 나라에서 학비를 지원받는 집안에서 공부도 썩 잘하지 못해 20살부터 일하며 작은 돈을 악착같이 모은 고소 득을 늘려가며 눈물, 콧물, 흘리며 약 10년간 목표 금액을 모왔다.


부동산을 돌며 공부했던 기준대로 원하는 건물을 찾으러 다녔다. 건물을 찾았고 생애 첫 부동산 계약을 하면서 꿈을 이루었다. 꿈꾼 지 15년 만에 나름 처절하게 하지만 심플하게 달성했다. 처음 계약서를 쓰고 등기에 적힌 이름을 보면서 베개에 계약서를 두고 매일 매 

일 봤다. 괜스레 세월들이 스쳐가면 눈물이 나기도 했다.

자수성가(?) 한 아들을 보면 부모님은 미안해하고 고마워했다. 나를 학창 시절 알던 친구들은 놀라워했다.


타인의 인정, 목표 달성의 성취감, 참고 견디고 이룬 자신에 대한 뿌듯함, 자산이 생겼다는 안정감


원하는 꿈을 이루고 얻었던 행복 회로를 돌릴 수 있게 만들어준 감정들이다.

살면서 기뻤던 날 보다 슬펐던 날이 많았던 삶이었다. 대부분 그럴 거라 생각한다. 여담이지만 심리상담사로 일하면서 돈이 많든 적든, 좋은 학벌이든 아니든, 인생은 고통이 더 많았고 슬픔의 기간이 더 많은 것 같다.


처음 건물을 사고 한 달 정도 인생에 처음 슬픔보다 기쁨이 넘치는 기간이었다.

하지만 그 기쁨의 시간은 한 달 이상 지속되지는 않았다.




마치 원하던 명품백을 사고 나서 기쁨이 오래가지 않는 것처럼

원하던 외제차를 사고 나서 만족감이 오래가지 않는 것처럼

10년간 모은 돈으로 건물을 샀지만 기쁨은 생각보다 오래가지 않았다.


타인들의 긍정적 감정들이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 주었지만

마찬가지로 타인들의 부정적 피드백들이 나를 불행하게 만들었다.

 

누군가는 나의 결과를 폄하하기도 하고 나의 고생한 권리를 의무처럼 요구하기도 했다.


"건물도 있으면서 쪼잔하게 비싼 술 좀 사라"

"너네 빈방 있으면 나도 좀 싸게 그냥 주면 안 돼?"

"너 사실 집에 돈 많았던 거 아니야?"

"그래도 여유 생겼으니 이번에는 네가 좀 집안 좀 도와라"


사실 작은 건물 하나 샀다고 경제적으로 크게 나아지진 않는다.

하지만 주변의 평가가 달라지면서 사람들은 나를 다르게 대했다.

어려움을 함께 나누던 내편이라 생각했던 사람에게 실망하는 순간들이 생겼다.


"나이도 어린 게 집주인이라 무시하냐?"

"주차장 관리 좀 제발 제대로 할 수 없어요?"

"층간 소음 좀 해결해주세요"

"

초반 세입자들을 대할 줄 몰라 여러 가지 비난들을 받기도 했다. 

내가 생각했던 집주인의 삶은 너무나 달랐다. 경제적 보상이야 이미 알고 있었지만 세입자들과 트러블

주변 사람들의 시기 질투는 꿈을 이룬 나를 점점 불행하게 만들었다.


인생의 방향성을 잃은 느낌이었다. 분명 나는 힘들게 꿈을 이루면 행복하다 배웠고 처절하게 참았던 이유도

이루고 나면 마음에 여유도 경제적 여유도 나에게 생길 거라 확신했지만 현실이 그렇지 않았다.


일이 손에 잡히지 않고 현타 아닌 현타로 우울감에 빠진 나날들을 보냈다.

"앞으로 나는 어떻게 살아가야 될까"

"그냥 다가구를 팔고 아파트를 살까? 


앞으로의 갈피를 못 잡은 나는 선배에게 상담을 받았다. 진단은 '초기 우울증'이었다.

인생은 참 모를 일이라는 게 힘들고 어려울 때 나에게 우울감 따위는 없었다.

앞만 보고 열심히 달렸으니까..

조금 여유가 생기고 목표를 이루고 나니까 우울감이 나에게 찾아왔다...

상상이나 해봤을까? 전혀 하지 못했었다. 


선배와의 대화를 통해서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고 이야기했다.

사람이 목표, 꿈을 이루고 우울감에 빠지는 이유는?

이루고 나서 이후에 삶에 대한 잘못된 착각, 이룬 후의 감정에 대한 과한 기대감 때문 일라고 했다.


쉽게 말해 정말 사기고 싶은 이성친구가 있어서 짝사랑을 10년마다 만났다.

하지만 막상 만나봤더니 생각보다 안 맞고 별로였고 10년간의 세월들이 아까워진 상황과 같다.


우리는 목표를 정하고 꿈을 정하면 결과에 대해 예측하고 기대한다. 

이것만 되면 정말 행복할 거야

이 정도 하면 정말 끝일 거야.. 

하지만 삶은 언제나 예측대로 되지 않고 소유의 기쁨은 찰나에 가깝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당신의 꿈은 무엇인가요?

혹시 꿈이 이루어지면 인생이 탄탄대로라고 생각하시나요?

내 마음의 여유가 생기지 않으면 무엇을 얻고 무엇을 이룬다 해도 기쁨은 오래가지 않는 것 같습니다.

지금 꿈을 위해 달려가고 있다면 마음의 여유도 같이 키워 가는 건 어떠실까요?


지금 현재 다시 마음 잡고 새로운 목표를 가지고 살아갈 수 있는 이유는 현타 왔던 순간을 극복하고 마음의 여유를 다시 찾았기 때문입니다.

삶은 고통의 연속인 것을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작은 기쁨을 찾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이런 노력들이 앞을 보고 다시 걸어가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작은 것에 만족 못하면 큰 것에도 만족 못한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 당신에 삶에 만족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한번 생각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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