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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훌리아 Aug 30. 2017

카프카의 사랑 혹은 비非사랑의 전언

결국 우리는 오히려 원치 않는 곳으로 가고,
하고 싶지 않은 것을 하고,
어떠한 보상의 희망도 없이
결코 원치 않는 방식으로 살고 죽는다.

- 기다림의 결과가 낳은 실망을 표현한 카프카 -



카프카에게는 사랑 혹은 비非사랑의 전언들을 제시하는 그만의 방식이 있다.
이를테면 <중년의 독신자>라는 제목이 붙은 미완성작이 있다.
작품 속 독신자는 개를 한 마리 갖고 싶어한다.
그러나 수많은 반론이 그의 머릿속에 떠오른다.
아마도 개는 더러울 텐데, 독신자는 결벽증이 있다.
개는 벼룩을 옮긴다.
개는 병에 걸리기도 하고 전염병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병은 혐오스럽다.
게다가 늙는 날이 올 것이다.
그런데 제때 개를 없앨 용기를 내지 못한다.



눈물 맺힌 개의 눈에서 우리는 우리 자신의 노화를 본다.
반쯤 눈멀고, 폐병에 걸리고, 잔뜩 살이 쪄서 거의 불구가 된 그 짐승의 고통을 느낀다.
예전에 개가 준 기쁨의 대가를 비싸게 치르게 된다


따라서 개는 안 된다.
이기적인 독신자는 아쉬워한다.
이상적인 동물은 별로 신경 쓸 일이 없고, 이따금 발길질도 할 수 있고, 길에서 자도록 내보낼 수도 있고, 필요할 때 부르면 언제든 와서 그의 손을 핥고 반겨줄 동물일 것이다.

카프카가 약혼녀 펠리체 바우어에게 자신이 결혼에 적합한 인물이 아니라는 걸 보여줄 목적으로 이 끔찍한 이야기를 썼다는 것은 매우 신빙성 있는 이야기이다.

로제 그르니에의 <책의맛> 사랑에 대해 쓴다, 여전히.... P131-132 발췌







은유의 대가 카프카, 내가 문학을 접하지 못했다면 만나지 못했을 테다. 다른 글속에서 카프카의 이야기에 멈춰서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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