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불안도 글쓰기로 잠재우자

by 황상열

“아아! 저 아래는 낭떠러지야.”

한 남자가 어떤 무리에게 쫓기는 중이다. 그는 필사적으로 앞만 보고 그들에게 잡히지 않기 위해 달려가고 있다. 이미 다리는 힘이 풀렸지만, 어떻게든 살기 위해 젖 먹은 힘을 다한다. 이제 출구가 보이는가 했지만, 길이 없다. 바로 강이 보인다. 사극에서나 보던 그런 장면이다.


‘뛰어내려야 하나? 그들에게 항복할까?’ 1분도 남지 않은 시간에 빨리 선택해야 한다. 이미 그 무리에게 포위당했다. 어떻게든 잡혀도 죽고, 떨어져도 죽는다. 그럴 바에 떨어지는 게 낫겠다 싶어 낭떠러지에서 뛰어내렸다. 이제는 모든 게 끝이구나! 라고 손을 뻗어보지만, 잡히는 게 없다. 아아! 이렇게 죽는구나... 눈을 떴다. 보이지 않는다. 불을 켰다. 방이 환하다. 꿈이구나.


이제 지천명을 바라보는 나이다. 마흔 후반이 되니 자꾸 불안이 엄습해온다. 어린 시절 이 나이가 되면 이제는 원하는 것은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을 줄 알았다. 돈도 많이 모아놓고, 편하게 살 것 같았는데, 현실은 그게 아니었다. 물론 내 나이에 잘 사는 사람도 많다. 그들과 비교하면 초라하다. 비교 자체가 문제라고 알고 있지만, 나도 사람이다 보니 신경이 쓰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불안에 떠는 사람이 많다. 특히 마흔이 넘은 중년의 나이가 되면 더 욱 그렇다. 마흔 전까지 자리 잡기 위해 치열하게 살아왔다. 문득 마흔이 넘고 나면 ‘내가 잘하고 있는 게 맞나?’,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지?’, ‘내가 원하던 삶이 이것이었나?’ 같은 질문이 머릿속을 맴돌기도 한다.


불안의 뜻이 무엇인지 사전에서 찾아봤다. “특정한 대상이 없이 막연히 나타나는 불쾌감”이라고 나온다. 사실 불안은 실체가 없다.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다 보니 더 공포감이 생긴다. 나는 다른 사람에 비해 불안이 높았다. 아직 일어나지도 않았는데, 이미 일어난 것처럼 느끼다 보니 시작도 하기 전에 두려움이 더 크게 다가왔다. 마흔 전후로 그 불안이 더 커지다 보니 자꾸 술을 찾게 되었다. 결국 인생의 나락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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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기에 만난 글쓰기가 아니었다면 지금 나는 아마도 폐인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글쓰기 덕분에 불안이 많이 줄었다. 성향상 아예 불안감이 없어지지 않는다. 중년에 불안을 많이 느끼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이제 남은 인생이 유한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젊은 시절에는 시간이 무한한 것처럼 느끼지만, 이제 인생의 절반쯤을 지나왔다는 생각이 불안의 그림자를 드리운다. 둘째, 사회적 책임이 너무 무겁다. 많은 짐을 지고 있다. 회사에서 책임과 성과를 요구받고, 집에서는 가족을 부양해야 한다. 수많은 역할 속에서 나는 지금 어디로 가는지 잘 가고 있는지 늘 혼란스럽다. 셋째, 변화를 원하지만 현실을 무시하지 못한다. 마음 한구석은 지긋지긋한 현실을 놓고 싶은데, 다른 쪽에서는 새로운 도전이 무섭다.


이 불안을 줄이는 방법 중에 글쓰기가 가장 효과적이다. 나는 중년 불안에 떠는 사람이 있다면 글을 먼저 써보라고 권하고 싶다. 왜 그럴까? 우선 불안 자체를 느끼면 머리가 혼란스럽다. 뒤죽박죽이다. 실체가 없다 보니 별별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이 생각을 글로 적는 순간 생각과 감정은 정리할 수 있다. 글로 적은 불안의 크기는 점점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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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면 다음과 같은 변화가 일어난다. 첫째, 막연한 두려움이 구체적인 계획으로 바뀐다. 막연하다는 것은 아직 결정된 게 없다. 글로 정리하면 그 안의 진짜 고민을 발견할 수 있다. 실체를 알게 되는 것이다. 둘째, 관찰자의 입장이 된다. 글을 쓰는 순간 내 감정과 생각을 한 걸음 떨어져서 볼 수 있다. 내가 왜 불안에 떨었는지 본질을 알게 된다. 셋째, 자존감을 올려준다. 불안에 떨고 있는 나 자신이 글을 쓰다 보면 존중받을 만한 가치가 있다고 느끼게 된다.


중년이 되면 불안이 따라오는 것이다. 지극히 정상적인 반응이다. 그래도 불안하다면 오늘부터 글로 옮겨보자. 생각보다 훨씬 가벼워진다. 글쓰기는 가장 강력한 불안 극복의 도구다.


매일 쓰는 사람이 진짜 작가입니다. 지금 이 순간을 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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