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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진곤 Oct 12. 2020

7,000만 원으로 집 살 수 있나요?
-마지막 이야기

이 이야기는 과연 해피엔딩일까? 

혹시 아직 못 보신 분들을 위해서 7,000만 원으로 집 살 수 있나요? 1편 https://brunch.co.kr/@romeo2200/102

 그리고 7,000만 원으로 집 살 수 있나요? 2편을 꼭 먼저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https://brunch.co.kr/@romeo2200/103


7,000만 원으로 집 살 수 있나요? 글을 쓴 지 2년이 지났다. 당시에 미분양 아파트는 이제 골조가 다 올라가서 올해 12월에 입주를 앞두고 있다. 프리미엄은 분양가 대비 1억 정도 올랐다. 놀랍게도 전세 가격이 당시 분양가로 형성이 되어 있기 때문에 입주 시 전세를 놓으면 추가로 돈이 들어갈 필요도 없다. 당시 중도금 무이자였기 때문에 분양가의 10%인 계약금 3,200만 원 투자로 1억 가까운 돈을 벌었다. 


여기까지만 보면 해피엔딩처럼 보인다. 적은 돈으로 투자해서 입주도 가능하지만 무엇보다 가격이 1억 올라서 무척 기분이 좋으실 거다. 한 평생 모은 재산이 7,000만 원인데 미 분양 아파트 하나 잘 선택해서 1억이라는 돈을 벌었다는 건 아마 경험해 보지 않으신 분들은 믿기 힘든 이야기 일 것이다. 이제는 넓은 집에서 온 가족이 편안하게 그리고 행복하게 살 수 있다. 


그런데 얼마 전 뜻밖의 소식을 전해 들었다. 다시 이 미분양 아파트를 계약하신 분을 소개해 주신 분이 찾아오셨다. 본인의 부동산 상담차 찾아오셨는데, 소개해 주신 친구분에 근황도 알려 주셨다. 미분양 아파트를 계약하고 돈을 벌기 위해 더 열심히 살게 돼서 나에게 굉장히 고마워하신다는 얘기와 함께 그런데 소개해 주신 분의 입주는 힘들 거 같다는 얘기를 들었다. 


왜? 입주가 힘드냐? 는 내 질문에 입주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던 중 유명한 점쟁이를 찾아갔다는 거다. 그런데 그 점쟁이가 입주를 하면 자식들 중에 한 명이 큰 화를 당한다는 황당한 소리를 했다는 거다. 고민하던 중 다른 점쟁이를 찾아갔더니 그 점쟁이도 비슷한 얘기를 해서 결국 입주를 못하고 팔기로 마음먹었다는 얘기였다. 


일단 그 얘기를 전해 들은 나는 약간 황당하고 안타까웠지만 그래도 침착하게 말을 이어갔다. " 저는 점을 믿지 않습니다. 그 보다는 현재 본인의 처한 상황과 경제 전망 등을 고려해서 의사 결정을 하시는 게 더 현명해 보일 거 같습니다. 다만 입주를 안 하시고 파시는 것도 본인의 선택이라고 생각하고 존중합니다. 그래도 프리미엄이 많이 붙어서 이익을 보셔서 다행입니다. " 


이 얘기 외에는 더 이상 내가 할 이야기는 없었다. 그나마 손해를 안 보셔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 생각에는 이 분은 앞으로 내 집 마련을 하시기 더 힘들어지실 거라고 생각한다. 우선 서울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전부 올라서 더 이상 본인이 갖고 있는 자산으로 입지 좋은 아파트를 구매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당장 1억의 이익을 보시지만 양도세 세금을 내면 이익은 현저히 줄어든다. 오히려 그 보다는 대출을 받아서 입주를 하더라도 입주해서 대출을 받는 게 훨씬 삶의 질도 올라가고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실 거주 2년이면 양도세도 안 내도 되기 때문에 세금적인 측면에서도 입주가 더 유리하다. 무엇보다 지금 가격보다는 2년 후 미래가치가 더 있기 때문에 가격이 꽤 올라갈 것이라고 판단한다. 하지만 선택은 본인의 몫이다. 이 분 같은 경우에는 아파트 구매 이후 나에게 한 번도 연락을 하지 않으셨다. 점쟁이가 아닌 나에게 자문을 구했다면 어땠을까?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이 분의 선택이다. 나에게 요청하지 않는데 내가 먼저 이 분에게 들어갈 틈은 없다. 내가 먼저 들어간다고 하더라도 결과는 아마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거다. 


상담을 하다 보면 먼저 요청하지 않은 경우 아무리 내가 진심 어린 조언을 한다 하더라도 내 조언이 받아들여지는 비율이 적다. 그걸 알기 때문에 가급적 먼저 나서서 얘기하지 않는 편이다. 아니 오랜 시행착오를 겪고 내 시간을 더 잘 활용하기 위해서도 그렇게 하고 있다. 


간혹 점술가들에게 본인의 운명을 맡기는 경우를 종종 본다. 결혼 문제, 사업 문제, 학업 문제, 건강 문제 등등 물론 불안한 마음은 이해 안 가는 건 아니지만 다각적으로 사고하고 본인의 운명을 개척하기 위해서는 점술가에게 의지 하는 것보다 그 분야의 전문가의 말을 듣고 본인이 의사 결정을 해야 한다. 전문가를 알아보고 누구 말을 들어야 하는지 아는 것도 본인의 능력이다. 그 능력이 아쉽지만 본인의 선택이니 어쩔 수 없다. 


암튼 이 이야기는 완벽한 해피엔딩은 아니다. 하지만 그래도 이 일을 계기로 이 가족들에게 경제적으로 그리고 경험적으로 도움이 되었다면 반 해피엔딩이라고 생각한다. 부디 현명한 판단을 하시길 바라면서....



https://blog.naver.com/readingfuture  미래를읽다 투자자문 컨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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