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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gos Brunch May 06. 2016

설득의 기술

사무엘하 17장

아리스토텔레스는 설득의 수단으로 로고스(logos), 에토스(ethos), 파토스(pathos)를 제시한다.

'로고스는 설득할 때 얼마나 논리적으로 하느냐?

에토스는 그 사람이 얼마나 신뢰성이 있느냐?

파토스는 상대방과 얼마나 공감할 수 있느냐?’를 따진다.

이 세 가지가 조화롭게 어울릴 때 설득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사무엘하 17장을 보면 다윗을 반역하여 군대를 일으킨 압살롬에게 두 명의 책사가 있었다.

아히도벨과 후새가 그 두 사람이다.

아히도벨은 밧세바의 할아버지로서 다윗이 밧세바를 강간했을 때부터 앙심을 품었다.

압살롬이 반역하였을 때 제일 먼저 달려간 사람은 아히도벨이었다.

아히도벨은 당대 최고의 지혜를 갖춘 사람이었다.

다윗도 그의 지혜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받아들일 정도였다.

압살롬이 볼 때에 아히도벨의 충성심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반면에 후새는 다윗의 오랜 친구였다.

압살롬이 볼때 후새가 다윗을 배반할 이유는 찾기가 쉽지 않다.

사실 후새는 다윗을 위하는 본마음을 숨기고 압살롬 편에 선 사람이다.   

압살롬도 처음에는 후새의 마음을 의심하였다.

그러나 인재를 등용한다는 차원에서 후새를 받아들였다.


설득의 요소 중 에토스(ethos)로 두 사람을 평가한다면, 아히도벨의 압승이라 할 수 있다.

말하는 사람이 얼마나 신뢰성이 있느냐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 사람의 인품과 덕성과 충성심은 곧 그 사람의 말을 평가하는데 결정적이다.


그러면 설득의 요소 중 로고스(logos)로 두 사람을 평가하면 누가 이길까?

사실 지혜나 지식으로 따져도 후새가 아히도벨을 이길 수 없다.

"그때에 아히도벨이 베푸는 계략은 사람이 하나님께 물어서 받은 말씀과 같은 것이라 아히도벨의 모든 계략은 다윗에게나 압살롬에게나 그와 같이 여겨졌더라.”(삼하16:23)  


아히도벨이 낸 계략은 세 가지다.   

1. 강력한 군사력으로 도망하는 다윗의 잔당을 일거에 섬멸하자.

압살롬의 군대는 1만 2천 명이었고, 다윗의 군대는 2천 명 밖에 되지 않았으니 너무나 합당한 계략이었다.

2. 다윗 한 사람만 표적으로 삼아 공격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말자.

다윗이 죽으면 중간에서 갈등하는 모든 사람이 우리에게 돌아설 것이요 그때 저들 모두를 품어야 하기 때문이다.  

3. 압살롬은 전쟁터에 나갈 필요가 없다.

아들이 아버지를 죽이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 내가 나가서 직접 전투를 지휘하겠다.

어느 것 하나 이치에 맞지 않는 이야기가 없다.

아히도벨의 계략은 논리적이고 명료하고 적절하였다.   


후새가 아히도벨의 계략을 무너뜨리고 다윗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논리력(logos)으로는 할 수 없었다.

후새가 택한 설득의 기술은 파토스(pathos) - 압살롬의 감성을 건드리는 것이었다.


1. 상대방을 인정하라.

후새는 이렇게 말을 시작한다.

"이번에는 아히도벨이 베푼 계략이 좋지 아니하니이다.”(사무엘하17:7)

아히도벨이 지혜로운 사람이라는 것은 천하가 다 아는 사실이다.

후새는 “이번에는" 이란 말을 사용함으로 아히도벨을 인정하는 듯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아히도벨을 부정하는 말을 하고 있다.   

만일 처음부터 후새는 틀렸다고 한다면, 아무도 후새의 말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설득의 첫 번째 요소는 상대방을 인정하는 말로 시작하여야 한다.


2. 상대방의 명예심을 자극하라.

후새는 다윗이 비록 적은 군사를 가지고 있지만, 그는 전쟁 경험이 많고, 그의 부하들도 용사들이니 이스라엘 전역에서 군사를 모아 수적으로 완벽하게 압도하자고 제안하였다.   

압살롬이 이제 막 반역에 성공하였다.

아직 정식 왕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미흡한 점이 있었다.

온 이스라엘의 지지를 완벽하게 확보한 후에 다윗을 치자는 것이다.

더욱이 아히도벨이 군대를 이끌고 나가서 다윗을 죽이면 그 영광은 아히도벨 혼자 받는 것이다.

압살롬이 왕이라면 당신이 온 군대를 지휘하고 당신이 영광을 받아야 할 것 아니냐?

사실 후새의 제안은 다윗에게 시간을 벌어 주기 위한 속내가 있었지만, 자기 뜻을 숨기고 압살롬의 영웅심을 자극하였다.   


3. 상대방의 감정을 자극하라.

후새는 다윗 한 사람만 죽이지 말고 그의 편에 선 모든 사람을 다 죽이라고 하였다.

다윗에게 속한 것은 작은 돌 하나라도 남겨두지 말라고 조언한다.

후새는 그동안 다윗에게 받았던 설움을 되새겨줌으로 압살롬이 이성적 판단보다 감정적 판단을 하게 하였다. 

후새의 제안은 다윗의 군대가 똘똘 뭉쳐 결사 항전하게 하는 제안이었다.   


사실 말의 논리성이나, 말하는 아히도벨의 충성심으로 볼 때 압살롬은 아히도벨의 계략을 따라야 했다.

그러나 그의 분노와 명예심을 적절히 자극한 후새의 감정적 제안에 그만 잘못된 계책을 따랐다.

압살롬이 망하는 길을 간 것이다.


우리가 어떤 결정을 내릴 때 감정에 휘둘리지 말아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반대로 누구를 설득할 때 단순히 논리성이나 덕성이나 인품으로만 하지 말고, 상대방의 마음을 만져줄 줄 알아야 한다.

설득은 상대방의 마음을 얻어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야기로 풀어쓰는 사무엘하 

1. 사무엘하 17장 - 힘들고 외로울 때 진정한 친구는 어디에?

2. 사무엘하 16장 - 지금 어느 길을 가고 계십니까?

3. 사무엘하 15장 - 무릎 꿇으시렵니까?

4. 사무엘하 14장 - 용서는 구원의 도덕이다. 

5. 사무엘하 13장 - 강간범 암논을 처리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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