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름을 시원하게 해줄 음악이 흐르는 영화
“세상에 없던 최고의 음반을 만들 거야."
여름이면 자주 나오는 팝송 중에 비치 보이스(The Beach Boys)의 ’Surfing USA’가 있다.
뜨거운 여름날 캘리포니아 해변에서 파도를 타는 젊은이들을 찬양하는 이 노래는 전 세계적으로 히트한다.
1960년대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비치 보이스에게 강력한 라이벌이 등장하는데 그들이 바로 비틀스(The Beatles)다.
이때부터 비틀스와 경쟁 관계에 있던 비치 보이스는 음악적 고민을 하게 된다.
Surfing USA (https://youtu.be/9BaC95O37Os)
특별히 작곡을 주로 맡았던 브라이언 윌슨(Brian Wilson, 1942~)의 고민은 깊어졌다.
그저 여름날 바닷가에서 가볍게 부르는 도식적인 서퍼 음악으로는 승산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는 작곡에 집중하기 위해 라이브 무대에 서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음악 작업에만 집중한다.
그는 록 음악으로 변신을 시도하여 마침내 팝 역사상 가장 혁신적이고 영향력 있는 앨범으로 인정받는 ‘펫 사운즈(Pet Sounds)’를 만든다.
비치 보이스의 풍성한 보컬 하모니와 브라이언 윌슨의 실험적 정신이 합하여 멋진 음악이 탄생했다.
‘God only knows’를 두고 비틀스의 폴 매카트니는 “그때까지 만들어진 곡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멜로디요, 밀도 있는 사운드’라고 극찬했다.
앨범 중에는 이용복과 서수남이 번안하여 부른 노래 ‘Sloop John B’가 귀에 익어서인지 훨씬 듣기 좋다.
Sloop John B(https://youtu.be/Bc9yPqHfOU0)
아무튼, 비틀스와 경쟁 관계 속에서 최고의 음반을 만들고자 노력하던 브라이언 윌슨은 서서히 정신착란 증세를 보인다.
어려서 아버지의 구타로 한쪽 귀의 청력을 잃었던 윌슨은 아버지로부터 인정받고 싶어한다.
그러나 서로 음악적 색깔이 달랐던 둘은 화해를 하지 못한다.
설상가상으로 동료들조차도 그의 실험적 시도를 이해하지 못한다.
마약 중독과 심각한 정신 착란 증세를 보이던 브라이언 윌슨은 음반 작업 중 스튜디오에 불이 나면서 그의 작업은 소실된다.
그는 정신과 치료를 받기 시작한다.
영화 내용은 그의 젊은 시절과 정신과 치료받는 이야기가 교차적으로 진행된다.
비치 보이스의 음악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좀 지루하게 느낄 수도 있다.
정신과 의사인 유진 랜디는 윌슨의 아버지처럼 절대적 폭력자로 등장한다.
그는 1년에 50만 달라의 치료비를 받으면서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윌슨을 폭압적으로 다루며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통제한다.
역설적이게도 영화제목 ‘love & Mercy’는 유진 랜디의 강력한 통제하에 만들어져서 그는 공동 프로듀서로 자기 이름을 올려 수익을 챙기기도 하였다.
이러한 랜디 박사의 행태는 영화에서 등장하는 멜린다에 의해 실체가 드러난다.
결국, 랜디 박사는 심리 치료 자격을 잃고, 정상적인 치료를 받게된 브라이언 윌슨은 재기에 성공한다.
1966년 하반기 스튜디오가 불이 나므로 작업을 마무리하지 못했던 앨범 ‘Smile’은 2004년에 발표한다.
무려 38년 만이다.
그의 실험 정신이 가득한 음반은 성공을 거두었고, 그동안의 모든 정신적 압박과 질병에서 마침내 그는 승리한다.
영화의 제목처럼 그 승리의 근원은 ‘사랑과 자비’였다.
멜린다로 대변되는 한 여자의 사랑과 자비가 그를 회복시켰음을 영화는 보여주고 있다.
엔딩 크레딧으로 올라가는 ‘Love & Mercy’는 모든 청중에게 큰 감동을 선사하였다.
Love & Mercy(https://youtu.be/PISkFEzC5X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