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네가 카톡 프로필에 한 일을 알고 있다"
"관종계의 여왕별" 브런치 작가님의 고백에서 영감을 얻은 글입니다.
저는 관종입니다.
하지만 ‘관종’이란 단어에 긍정의 의미를 부여하고자
이하 **‘공감’**이라고 부르겠습니다.
‘공감계’에 서열이 있다면,
나이로 보나 경력으로 보나 저는 아마 중간보스쯤 될 겁니다.
공감에도 두 부류가 있지요.
‘대놓고 공감’, 그리고 ‘은둔형 공감’.
그중 제가 속한 건 바로 은둔형 공감입니다.
그리고 은둔형 안에서도 또 두 가지가 있더군요.
‘재수 없는 은둔형’과 ‘사랑스러운 은둔형’.
저는 부디 후자였으면 좋겠습니다.
왜냐면 누군가의 관심이 탐나긴 하지만,
결국 제 글이 누군가에게 닿아 공감이 되고 소통이 된다면
그걸로 만족하기 때문입니다.
이게 제 진심이고, 앞으로도 지켜나가려 합니다.
한때는 카톡 프로필 사진과 뮤직을 밥 먹듯이 바꾸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상태 메시지 60자를 꽉 채워,
마치 ‘오늘의 명언’처럼 멋 부린 문장들을 올리곤 했지요.
프로필 사진은 제 일거수일투족을 실시간으로 공개하는 창이었고,
음악은 늘 대기 줄이 길어서 어떤 곡을 빼야 할지 고민하는 게 일상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사돈의 팔촌까지 제 일상을 훤히 아는 지경.
마치 “난 네가 지난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는 공포영화가 현실이 된 것 같았죠.
더 심각했던 건, 대단치도 않은 제 일상이
누군가에게는 부러움이 되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걸
뒤늦게 깨달은 순간입니다.
그 사실이 죄책감과 미안함으로 밀려와,
마음이 많이 아팠던 경험을 하게 됐어요.
지금은 기본 프로필을 사용하고,
꼭 담고 싶은 사진과 노래는 멀티프로필에만 조용히 남기고 있습니다.
이런 경험을 지나오고도 저는 여전히,
겉으론 은둔하는 척하지만 속으론
누군가 제 진심을 읽어주길 기다리는 사람입니다.
그 마음을 오늘, 이렇게 솔직하게 고백해 봅니다.
그래도 말입니다.
공감도 누군가에게 웃음을 주고 위로가 된다면…
사랑스러울 수 있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브런치 작가님들 모두가
‘사랑스러운 공감’이 아닐까요?
오늘은 사랑스러운 저를,
제가 먼저 안아주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