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식사 1편
사랑하는 사람과의 식사
나는 음식과 요리를 좋아한다. 그러나 어릴 적 나는 밥을 먹기 귀찮아서 아주 적게 먹었다. 매일 엄마가 차려주신 아침밥도 콩만큼 먹었다. 엄마는 워킹맘이셨는데도 매일 아침마다 새 밥과 새 반찬으로 맛있는 한식을 차려주셨다. 어른이 돼서 출근을 해보고서야 그게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알게 되었다. 출근하기도 바쁜데 엄마는 도대체 몇 시에 일어나셨던 걸까? 얼마나 부지런하셨던 건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
이렇게 엄마의 노고를 조금이라도 이해하게 된 건 어른이 되고 나서다. 그나마 잘 먹었던 건 엄마가 만들어 주신 수제요거트이다. 요즘 많이 파는 그릭 요거트같이 꾸덕한 스타일은 아니다. 후룹후룹 넘어가는 맑은 요거트인데 딸기잼을 넣어 먹으면 달다구리 해서 맛있다.
이때부터 요거트를 좋아하게 된 것 같다. 최근에 요거트를 만들어보니 어렵진 않지만 손이 많이 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직접 해보고 나서야 엄마가 매일 하시던 일이 얼마나 많은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나는 엄마의 수많은 아침밥과 요거트로 만들어진 사람이다.
"그거 만들기 쉽지."
집에서 만들어 먹기 시작하면서 엄마에게 레시피를 많이 물어봤다. 갈치조림, 소고기 뭇국, 무나물, 미역국 등 한식이 가장 많았다. 엄마는 항상 엄청 쉽고 간단하다고 말씀하시면서 다소 복잡한 레시피를 알려 주신다. 열심히 메모해서 만들어 먹으면 나름 맛있는 결과물을 만날 수 있다. 그러나 왜인지 모르겠지만 엄마가 만들어 준 맛이랑은 다르다. 그래서 고향인 부산에 가면 위장을 최대한 늘려서 엄마밥을 많이 먹고 와야 한다. 집에 올 때는 욕심꾸러기처럼 엄마 반찬을 양손 가득 가지고 돌아온다.
“화덕피자가 먹고 싶네."
언젠가 엄마가 화덕피자가 먹고 싶다고 하셨다. 나는 엄마가 화덕피자를 좋아하시는 줄도 몰랐다. 죄송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이제는 엄마가 좋아하시는 것에 관심을 가지고, 엄마가 먹고 싶어 하시는 걸 먹으러 가야겠다. 게으른 딸이지만 앞으로는 부지런해져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