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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자구 Oct 29. 2022

포도주스를 만드는 물음표의 그녀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식사 5편

“블로그에 글 써보는 건 어때?”


 올해 어쩌다 보니 블로그를 시작하고 브런치에도 글을 쓰게 되었다. 이 모든 시작에는 물음표의 그녀가 있었다. 친구의 지나가는 말에 나는 미지의 영역에 들어서게 되었다. 그녀를 알게 된지는 몇 년 되었지만 둘이서 많은 대화를 해본건 얼마 되지 않았다. 내가 느낀 물음표 친구는 자신의 이야기를 먼저 하는 편은 아니다. 반면에 나는 재밌었던 일상 이야기를 친구들에게 종종 공유한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는 어쩌면 반대의 성향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대화를 하다 보면 맨날 내 이야기만 하다온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물음표 친구가 워낙 경청을 잘해주어서 그럴 수도 있지만, 혹시나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할 말 많은 내 수다에 밀린 건 아닌가 궁금했다. 또 그녀에 대해 내가 너무 모르는건 아닐까 고민하게 되었다. 그래도 내 걱정을 덜어주는 건 종종 그 친구가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먼저 말한다는 점이다. 그런 단비 같은 순간이 오면 그녀의 이야기를 잘 들으며 열심히 후속 질문을 한다. 육하원칙 중 빠진 것 없이 골고루 물어본다.


“포도 주스를 직접 만들었다고?”


 어느 날 물음표 친구가 포도주스를 만들어서 나에게 주었다. 포도주스를 직접 만들었다는 게 너무 신기했다. 사실 나는 그게 가능한지도 몰랐다. 친구가 만든 주스는 달콤하고 진한 포도맛이 일품이었다. 역시 궁금한 점이 많은 신비한 친구다. 그녀와 나의 인연은 앞으로도 알아갈 날이 훨씬 긴 것 같다. 조급함을 버리고 시간이 날 때마다 나름의 심층 인터뷰를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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