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사비나 Sep 01. 2023

YOLO족은 어쩌다 NEET족이 되었나

차라리 YOLO가 나았다.


YOLO- You Only Live Once.
인생은 한번뿐. 지금 오직 여기서 행복할 것.

YOLO족이란 단어가 한창 뉴스에서 떠들어 댈 때가 있었다. 대략 2017년도 정도.


당시에도 우리나라는 저성장 국가였다.

미래를 위해 아무리 준비해도 자신의 미래는 보장되지 않았던 그때, 나를 포함한 20대, 30대들은 YOLO를 외쳐댔다.


인생은 한번뿐.

버는 대로 쓰며, 여행 가고 싶으면 가고,

미래를 위해 희생하기보다

지금, 여기서 행복하고자 했다.


그런 때가 있었다.

적어도 '행복'을 외치던 때.


요즘은 YOLO보다

NEET족이다.


NEET-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
교육이나 취업을 위한 훈련에도 참여하지 않고 취업도 하고 싶어 하지 않는 청년층을 말한다. 대략 15~29세로 꽤 광범위한 나이를 포함하고 있다.

15세에서 19세도 포함하다니.

중학생부터 교육을 포기한 아이들은 학교에서도 많이 봐왔다. 이 아이들에게 안타까운 점은 공부뿐만 아니라 '교육'마저 포기해 버렸다는 것이다. 삶에서 국, 영, 수, 과, 사만이 교육이 아니다. 우리는 아이들의 창창한 인생에 국, 영, 수를 포기하면 마치 사회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할 것처럼 대우한다.


사실 NEET족의 어원은 유럽 국가에서 아주 오래전부터 써왔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와 유럽 국가의 NEET족의 차이는 그들은 대부분 초등, 중등 교육 정도까지 마친 청년들이라고 하면, 우리나라 NEET족은 대학교육까지 마친 청년들이 많다는 것이다.


비싼 값을 치르고 대학교육을 마쳐도 '교육'에 넌덜머리가 나고, 직장도 갖고 싶어 하지 않는 2030 세대들. 우리나라는 어떤 기회비용을 치르고 있는 것일까?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 약 65만 명에 달했다. 이는 OECD 회원국 평균 비율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한다. 니트족이 증가하는 데는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대부분은 취업에 도전했으나 실패가 반복되며 구직 의지를 잃어버린 경우가 많다. 취직하지 못하면 ‘패배자’라 보는 사회적 인식 또한 이러한 실패의 경험을 견디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 한국산업인력공단 온라인홍보센터 기사 중(2023. 4. 28.)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이제 약 2%를 기어가고 있다. 저성장 시대, 그 타이틀을 탈출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고들 말한다.


공무원이라는 타이틀을 따내고 교사의 삶을 살아간 지 10년이 되었다. 나의 20대는 첫 월급 170만 원에도 YOLO를 외치던 호기롭던 시절이었다. 그런데 나의 제자들이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에 뛰어드는 지금. 기타를 치는 걸 좋아하던 우석이, 댄서가 되겠다던 기정이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일'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사회에서 기능하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그만큼 '고립'되었다는 것이다. 이 청년들은 집에서 '은둔'하기 더 쉬워질 것이고 NEET족에게는 한번뿐인 인생을 끝내고 싶을 만큼 '우울감'이 엄습할 수밖에 없다.


최근 60대 취업률은 59.7%.

2021년 이후 3년 연속 20대 취업률보다 높다고 한다.


대학만 가면 행복할 거라고 해서 열공, 빡공만을 해오던, "수능날 만점 시험지를 휘날리자."라고 수만휘를 외치던 아이들은 아무리 노력해도 보장받을 수 있을 것 같던 임금과 만족하는 직업을 얻지 못한다.


그렇다.

우리 아이들은 이제 그런 시대를 살아갈 것이다.


"정신 똑바로 차리고 살아야 한다."


어느 때보다 건강한 정신이 중요한 때가 왔다.

우리 아이들은 정신 똑바로 차리고 살지 않으면,

사회의 우울감에 잠식당하는 시대를 살아갈 것이다.


차라리 YOLO를 외치던 때가 나았다.

적어도 지금, 여기서 행복하고자 했던 때.


제자들에게 매일 아침 '회복탄력성'에 대한

이야기를 해준다.


한번뿐인 인생,

정신없이 파도가 몰아쳐 와도 우울이 닥쳐와도

은둔하지 말고 바닥을 짚고 일어나도록.

한번뿐인 인생,

적어도 행복을 외치며 살라고.


삶은 힘든 게 디폴트값이기에
정신 똑바로 차리고,
자신을 돌보며, 토닥이며
그렇게 다시 또 일어나라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