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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삼한 수의사 Dec 01. 2023

[수의사가 보는 동물 캐릭터] 먼작귀 하치와레

하치와레의 집사가 되기 위해선 3대가 덕을 쌓아야만 한다?






 안녕하세요, 삼삼한 수의사입니다. 예전에 먼작귀에 나오는 치이카와를 분석한 적이 있었죠. 이 글을 처음 보시는 분들에게 '먼작귀'에 대해서 간단히 말씀드리면, 먼작귀는 일본의 나가노 작가가 만든 것으로 "먼가 작고 귀여운 녀석"의 줄인 말입니다. 일본에서 굉장한 인기를 끌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콘크리트 같은 마니아층을 가지고 있죠. 먼작귀에는 주요 3인방이 등장하는데요. 전에 분석한 햄스터인 치이카와, 언젠간 분석할 우사기, 그리고 오늘 분석할 하치와레가 잇죠.



 사실 치이카와와 하치와레 둘 다 비슷한 것 같지만 하치와레는 치이카와가 가지지 못한 뾰족한 귀와 치아를 가지고 있어서 사뭇 다른 동물임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주요 3인방 중 유일하게 정확한 말을 할 줄 아는 캐릭터로 대사 비중도 가장 높죠. 자 그러면 하치와레는 어떤 특징을 가진 동물일까요?









하치와레는 고양이일 것이다.







 하치와레가 어떤 동물인지 정확히 밝혀진 바는 없습니다. 하지만 단서들은 여럿 있는데요. 먼작귀에서 하치와레가 헤어볼을 구토하는 장면이 있었죠. 헤어볼을 구토할 수 있는 동물은 대표적으로 고양이가 있죠. 또한 하치와레의 치아가 날카로운 점은 하치와레는 육식동물임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고양잇과에서 볼 수 있는 플레만 반응도 하치와레는 보여주었는데요. 위 단서들을 종합하면 하치와레는 고양이에 가장 가깝지 않나 추측합니다.



 고양이는 그루밍을 수 시간 하는데 그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털을 먹게 되죠. 털은 소화가 되지 않기 때문에 소화기관 내에서 뭉치는데 대부분 대변으로 빠져나옵니다만 뭉쳐버린 털 뭉치들은 토사물로 나오기도 하는데 이를 헤어볼이라고 합니다. 헤어볼을 구토하는 것은 자연스러우나 너무 자주 하는 경우에는 구토 자체로 인해 위나 식도 쪽에 자극을 줄 수 있고 헤어볼이 몸에 너무 많이 쌓이게 되면 그 자체로 장내 이물이 되기도 합니다. 너무 자주 하는 경우 집사가 인위적으로 빗으로 빗어 주거나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다행히 하치와레는 저 장면을 제외하면 헤어볼 구토를 한 적이 없으므로 크게 신경은 안 써도 될 것 같군요. 



 플레멘 반응은 한 번도 노출되지 않았거나 지독한 냄새를 맡을 경우 혀로 입천장을 눌러 냄새를 더욱 깊게 맡는 반응을 말합니다. 고양잇과 동물은 제이콥슨 기관 혹은 서골비 기관이라고 불리는 구조가 있는데 이 기관을 통해 공기 중의 냄새를 탐지합니다. 만약 처음 냄새를 맡는다면 이 냄새 정보를 더욱 깊게 느끼기 위해 혀로 입천장을 눌러 공기를 밀어 넣습니다. 그런데 그 표정이 마치 웃거나 충격받는 것처럼 보여 사람들은 웃기도 하죠. 하치와레도 이러한 모습을 보여주었으니 고양잇과 동물인 것은 확실하네요.






다소 과격하게 헤어볼 구토를 하는 하치와레




멍 때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냄새를 깊게 맡고 있는 하치와레











하치와레는 탄수화물을 줄여야 한다.







 하치와레가 평소에 먹는 음식들을 보면 대부분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입니다. 사람이야 50-60% 비율에 해당하는 탄수화물을 먹는 것이 적절하지만 고양이들은 오히려 단백질 위주의 식사를 해야 합니다. 고양이는 육식동물이기 때문에 육류를 소화시키는 방향으로 진화가 되었고 이는 단백질 위주로 소화가 진행되도록 진화하였습니다. 그래서 탄수화물 섭취가 많이 필요하지 않는 고양이는 단맛도 잘 못 느끼도록 진화하였다고 하죠. 만약 몸에 과도한 탄수화물이 들어오게 되면 이를 소화하지 못하여 비만이나 고혈당이 일어날 수도 있으며, 고양이의 비만은 일반 체형의 고양이보다 당뇨 유발 확률이 4배가 높으니 고양이의 탄수화물 과도한 섭식은 지양해야 합니다.



 하치와레는 모든 음식을 잘 먹기는 하나 면 위주의 탄수화물 식사를 하는데, 이는 좋지 못한 식습관입니다. 하치와레는 먹는 라멘을 줄이고 고기나 생선의 비율을 늘리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만 보여주는 하치와레











하치와레는 특이하게 물을 좋아한다.





 고양이는 명확하지는 않지만 여러 이유로 물을 싫어한다고 합니다. 그전에 고양이의 기원부터 알면 좋을 것 같은데요. 고양이의 조상은 건조한 아프리카 지역에서 유래되었고 그 때문에 물을 많이 먹지 않고도 살 수 있도록 콩팥의 기능이 진화했죠. 그래서 물은 보기 드문 것이며 살기 위해 마시는 것을 제외하면 물은 어색한 존재죠. 그리고 만약 고양이가 물에 젖게 된다면 아프리카 지역의 심한 일교차 때문에 자칫 저체온증이 올 수도 있었으며 본인의 냄새가 사라져 자신의 영역도 지키지 못할 수도 있었죠. 물로 인한 기동성 저하는 당연히 부담이고요. 그래서 고양이 집사분들은 고양이 목욕시키는 것이 굉장히 힘들며 이에 잘 따른다면 3대가 덕을 쌓았다는 말을 할 정도입니다.



 그런데 하치와레는 물에 대해 거부감이 전혀 없습니다. 사우나도 가고 강에 들어가 목욕도 하고 말이죠. 아마 하치와레는 다른 고양이들과는 달리 물과 아주 많이 접했던 것으로 보이며 그 덕분에 물에 대해 익숙해진 것 같습니다. 





물에 빠지고도 웃는 고양이, 하치와레.






하치와레는 체력이 매우 좋은 편으로 보인다.






 하치와레는 밤에 자고 아침에 일어납니다. 사실 야생 고양이는 야행성에 가까운데 이미 하치와레는 다른 고양이들과는 다른 라이프스타일을 가졌네요. 그런데 하치와레는 다른 고양이들과는 다르게 잠을 별로 안 자는 것처럼 보입니다. 고양이는 어릴 때는 18시간 이상, 성묘일 때는 12-15시간 정도를 자는데요. 경우에 따라서 더 많이 자기도 합니다. 하루의 1/3를 자는 사람과는 달리 고양이들은 하루의 1/2나 2/3를 자는 셈입니다. 고양이가 이처럼 많이 자는 이유는 깨어 있을 때 사냥하면서 에너지 소비가 많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하치와레는 제초 작업과 토벌로 에너지 소비가 상당한데도 불구하고 밤에 자고 아침에 일어나는데요. 다른 고양이보다 훨씬 덜 자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치와레는 체력이 무지 좋거나 아니면 만성 피로를 겪고 있는 중일 지도 모르겠네요.





하치와레는 에너지 소비가 많음에도 다른 고양이들보다 잠을 적게 자는 것 같다.









마치며







 지금까지 하치와레에 대해 분석하였습니다. 하치와레는 고양이로 탄수화물을 줄이고 단백질의 비율을 늘려야 하며 특이하게 물을 좋아하고 체력이 매우 좋은 고양이로 분석하였습니다. 먼작귀에서 하치와레는 상냥하고 사교적입니다. 심지어 사냥감이나 장난감처럼 보일 수 있는 햄스터 치이카와와도 잘 지내고 있죠. 하치와레와 같은 고양이의 집사가 되기 위해선 3대가 덕을 쌓아야 할 정도의 고양이로 보이네요. 다만 체력이 좋으니 하치와레의 집사가 되기 위해선 많이 놀아주는 것은 필수겠네요.











햄스터와 고양이가 붙어 다니는 게 조금 위험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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