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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스텔라 Oct 10. 2024

서류지옥

Dokumentation hilft!

거주등록부터 거주허가, 운전면허, 의료보험 등등 우리나라에선 비교적 간단히, 빠르게 해결되는 일들이 이곳 독일에선 몇 시간도 아니고, 몇 개월에 걸친 시간이 지나서도 해결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작성하는 서류는 또 얼마나 많은지... (처음에는 정말 짜증났다!) 

이처럼 악명 높은 행정 절차로 유명한 독일, 하지만 이 모든 서류가 꼭 불필요한 것만은 아니다.


최근 나는 만족스러운 발표와 수업을 마치고, 계획대로 중요한 일들을 해결했다.

그런데 모든 사람에게 칭찬과 좋은 말만 들을 수는 없는 법! 


어느 날, 나와 함께 일하는 보조인은 아니지만 내가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사람이 불쾌한 연락을 해왔다.


나는 방학 동안 그녀와 소통하고자 했으나, 그녀는 “나는 지금 방학 중이야. 일하는 시간이 아니야.”라며 소통을 거부해 왔기에, 나는 내 방식대로 준비를 진행했고, 그녀에게는 진행 상황을 메일과 메신저로 간단히 전달했다.


개학 후 프로젝트를 시작하려 하자, 그녀는 갑자기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데, 왜 너 혼자 다 정해서 하니? 기분이 나빠.”라고 말했다. 나는 혹시나 이런 상황이 생길까 봐, 독일에서 배운 대로 모든 것을 문서화해 두었기에 다행히 언쟁과 오해를 피할 수 있었다.


독일에서는 문서화가 매우 중요하다. 모든 것을 기록하고, 소통의 흔적을 남기는 것이 기본이다. 이러한 습관 덕분에 나는 불필요한 오해를 피할 수 있었다. 누구에게나 좋은 사람이 될 수는 없지만, 문서화는 나를 지켜주는 든든한 방패가 되어준다.


다만, 독일에 처음 온 사람들은 이 방패를 만드는 과정에서 진이 빠지기 일쑤다. 독일에서 무언가를 하려고 할 때는 필수적으로 제출해야 할 서류나 작성해야 할 문서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른바 '서류지옥'이라고 불리는 이 과정은 처음에는 짜증나지만, 결국 모든 것을 명확히 하기 위한 중요한 절차다.


이러한 문서화 습관은 비단 개인적인 경험에만 그치지 않는다.

독일에서의 다양한 직장 환경에서도, 철저한 기록과 소통은 오해를 줄이고, 협업의 효율성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다. 다양한 팀이 함께 일할 때, 모든 결정과 과정이 기록으로 남아 있으면 불필요한 논쟁을 피하고,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할 수 있다.


또한 문서화는 단순히 오해를 피하는 것 이상의 가치를 가진다. 내가 해결한 일들과 업무 성과를 기록해 두면, 스스로의 능력을 확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나중에 참고할 수 있는 자료로도 활용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보고서를 작성하고, 문서로 남기는 일이 매우 만족스럽다.

내가 해낸 멋진 일들을 기록으로 남기면, 그것이 곧 나의 능력을 증명하는 도구가 되기 때문이다.


나는 구두로 결정된 일들도 항상 메일로 정리해 관련된 사람들에게 전부 보내는 편인데, 이로 인해 큰 도움을 받았다. 물론 다소 함께 일하기 피곤한 스타일인 것도 맞다.. 하하 


덕분에 예상치 못한 책임을 떠안거나, 잘못된 의사소통으로 문제가 생기는 상황을 방지할 수 있는데, 이는 물론 책임 회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명확한 소통을 위한 중요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문서화는 단순한 기록 이상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

이런 경험들을 통해 문서화가 어떻게 협업을 매끄럽게 하고, 내 업무 성과를 명확히 할 수 있는지를 깨달았다.


이런 습관 덕분에 나는 업무를 더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도 내가 한 일을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어 기쁘다.

함께 일하기 피곤한 상대일지 몰라도 나는 앞으로도 모든 일들을 계속 기록해 두고자 한다!


Mehr Dokumentation bedeutet
klarere Verantwortung und weniger Missverständnisse.
(서류가 많을수록 책임이 명확해지고,
그만큼 불필요한 오해를 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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