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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샛별 Jul 10. 2021

2021년 상반기 독서생활

    상반기, 아니 정확히는 1분기까지 속도가 좋았다. 고등학교 이후 처음으로 1년에 100권 가까이 책을 읽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밤마다 일기를 쓰면서 습관 노트에 올해 습관 목표 중 하나인 '매일 책 읽기'를 체크하다 보니 생각보다 빠르게 목록이 늘어났다. 3월까지만 해도 하루도 빠짐없이 책을 읽었는데, 본격적으로 집을 알아보고 이사하면서 흐트러졌다. 책 대신 시간을 뺏는 일들이 많았고, 이사와 정리를 모두 끝낸 후로는 다시 습관을 만들어가는 중이다. 


    1월에 11권, 2월에 8권, 3월에 5권을 읽었는데, 4월부터 6월까지 읽은 책이 6권에 불과하다. 반년에 30권, 나쁘지 않지만 2분기의 주춤함이 아쉽다. 다행히 최근에는 다시 속도가 나고 있다. 언제나 책을 가장 많이 읽었던 휴가철도 있고, 임시 공휴일 확대로 하반기 연휴가 많아진 것도 내가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이유다.


    올해 책에 대한 목표로는 책 리뷰를 꾸준히 써보는 것도 있었다. 아직 메모에만 남겨둔 책도 많지만 그래도 이미 브런치에 리뷰한 책이 다섯 권 있었다. 올해 20권의 책 리뷰를 쓰고 싶었는데, 욕심이었을까.




<책 한번 써봅시다> - 장강명 

https://brunch.co.kr/@secreties86/43

올해 첫날 읽기 시작한 책이다. 글쓰기에 다시 불을 당기고 싶었고, 기대한 효과가 있었다. 글을 꾸준히 쓰고 싶은 사람이라면 결심의 첫걸음에 읽어보기를 권한다. 



<살고 싶다는 농담> - 허지웅 

https://brunch.co.kr/@secreties86/47

투병 후 돌아온 허지웅 작가의 에세이다. 예전에 참 좋아했고, 투병 후 조금 바뀐 그의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니체의 다양한 사상을 찾아보기도 했고,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읽기 시작했다. 물론 이 책은 완독에 실패했다.... :(  



<불씨> - 도몬 후유지

https://brunch.co.kr/@secreties86/48

예전에 인상 깊게 읽어서 후배에게 추천도 하고, 직접 빌려주기도 했던 책. 과거에 이 책을 주제로 임원과 인터뷰를 진행했던 적이 있어서 더 기억에 많이 남았는데 다시 읽어도 좋았다. '혁신'에 대한 먼 과거의 이 일화가 수년 전 내게도, 2021년에도 도움을 주는 걸 보면 참 신기하다. 



<오만과 편견> - 제인 오스틴 

https://brunch.co.kr/@secreties86/50

김영하 작가가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김영하 북클럽' 3월의 책으로 읽었다. 예전에 읽으려고 하다가 포기한 적이 있는데 이번에는 순식간에 읽어버렸다. 인스타그램 라이브로 진행된 북클럽도 들어갔는데 같은 책을 서로 다르게 읽은 것들이 신기했다. 왜 트레바리 같은 북클럽들이 인기인지 알 것 같았다. 얼른 코로나 19가 끝나서 아는 사람들과 이런 모임을 가져보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물론 내 책을 읽은 사람들과도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었고. (웃음) 



<큐레이션> - 스티븐 로젠바움

https://brunch.co.kr/@secreties86/52

독서노트보다는 비즈니스 정리로 생각하고 썼던 글이긴 하다. 추천 서비스를 담당할 때도 읽었고, 올해 다시 읽은 책. 사실 추천뿐만 아니라 다양한 영역에서 새겨 읽을 부분이 있다. 최근에 이 책의 후속인 '실전편'이 나와서 읽어보려고 주문했다. 새롭고 신선한 예시들이 많이 제시되었으면 좋겠다. 곧 리뷰로 만나볼 수 있기를. 




    5권의 책 이외에도 메모한 책이나 인상 깊게 읽었던 책은 많이 있다. 특히 흥미롭게 읽은 소설도 많이 있었다. 이야기꾼으로의 재능이 부럽기도 했고, 그 짜임새 있는 연결과 구성에서 노력이 보여 놀랍기도 했다. 


    최근에 재미있게 읽었던 소설은 천선란 작가의 <천 개의 파랑>이다. 작년에 정말 흥미롭게 읽었던 김초엽 작가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을 출판한 '허블'에서 펴낸 SF소설이다. 2019년 한국과학문학상 장편소설 부문 대상 수상작이라고 한다. 가까운 미래의 이야기인데 조금 특별한 '기수 로봇'과 여러 사람들의 시선이 잘 보였다. 기술의 발전은 우리가 살아가거나 생각하는 걸 어떻게 바꿀까 궁금해져서 소설임에도 종종 생각에 잠겼다.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먼 미래와 기이한 기술발전이 아니어서 더 현실적이었다. 


    오늘 같은 토요일 오후, 한 차례 국지성 호우가 쏟아지고 지나가 뿌옇게 보이는 하늘 사이 조금의 파랑이 스민다. 올해 초 읽었던 스티븐 킹의 <유혹하는 글쓰기>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 마침 오늘 아침에 읽던 책을 모두 읽었는데, 다음에 어떤 책을 읽을지 골라봐야겠다. 


작가가 되고 싶다면 시간 낭비를 줄여야 한다.
하지만 글을 쓰느라 책 읽을 시간이 없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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