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뭘 보고 배울 것인지 참...
차가운 겨울바람이 불어오는 날, 약속시간보다 10분 일찍 도착했다. 오피스텔 입구 안쪽에서 추위를 피하며 전화를 했다. 손님도 도착해서 입구라고 한다. 예상치 못한 광경이 엘리베이터 안에서 펼쳐졌다. 다른 부동산 직원의 말 한마디가 공기를 갈랐다. "사모님, 왜 여기 다시 오셨어요?" 엄마는 아무렇지 않은 듯 나를 보며 대답했다. "아, 이 부동산에서 방이 있다고 오라고 해서 왔어요." 건물 안 부동산 직원은 중간에 내렸다. 엄마의 "소장님 안녕히 가세요" 인사는 무시됐다.
"엄마, 저 소장님 기분 나쁘신 것 같은데" "괜찮다, 어쩔 수 없지" 어이없는 모녀의 대화가 오간다. 더욱 충격적인 건 딸의 태도였다. 엄마의 무례함 앞에서 단 한 마디 항의도, 사과도 없다. 마치 이런 행동이 일상인 양 침묵으로 일관했다. 오히려 손님들이 민망할까 봐 내가 말을 꺼냈다. "안내하다 보면 이런 일 비일비재하니 안내받은 부동산도 이해할 겁니다." 말을 하고 난 순간 내 마음속에 피어오른 건 황당함뿐이었다. 부모의 행동이 고스란히 자식에게 옮겨지는 순간. 엄마의 뻔뻔함이 딸에게 완벽히 복제되는 걸 목격했다.
그쪽 부동산 기분 나쁜 건 걱정하면서, 가만히 있다가 물벼락 맞은 나는 개의치 않다니, 분노 대신 냉정을. 무례함에 무례함으로 맞서지 않았다. 똑같은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서다. 세상은 점점 더 이해하기 어려워진다. 상식이 무너지는 순간. 자신의 잘못을 남에게 덮어씌우고 아무렇지 않게 하는 행동.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 내 모습을 바라본다. 혹시 나도 모르는 사이 이런 무례한 행동을 하고 있진 않은지. 마음 수양이 필요한 사람은 부동산 근무하면 저절로 도인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