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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글 Dec 23. 2023

트라우마가 만드는 인생의 한계

습관을 만드는 얘기를 하다가 왜 트라우마라는 주제가 나오는지 의문이 생길 것이다. 트라우마는 인생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자유의지보다 한 단계 더 위에 숨어 있는 무의식이라는 영역을 트라우마가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무의식적으로 하는 행동들은 결국 습관이 되고, 알아차리지도 못한 채 자신의 삶 대부분의 시간을 이곳에 허비하기도 한다.


무의식적인 습관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대표적으로 어렸을 때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해 애정 결핍으로, 성인이 되어서도 무의식적으로 손톱이나 다른 무언가를 물어뜯는 습관이 있다. 정서적인 영역이 채워지지 않아 무언가를 씹을 때 발생하는 도파민과 만족감을 통해 불안감을 해소하는 것이다.


또 다른 것으로는 '포기하기' 라는 습관이 있다. 어떤 과정의 중요한 지점에서 '어차피 도전해 봤자 안 되겠지.', '나는 안 될 거야, 아마.', '남들이 비웃을 거야.', '실패하고 말 거야.'라는 머릿속 생각이 무의식적으로 떠오른다. 그리고 지레짐작하고 섣불리 포기해버리고 만다. 주로 몇 번의 큰 실패를 겪어본 사람들에게 찾아볼 수 있는 모습이다. 사실 살아가다 보면 누구나 큰 실패를 마주한다. 그래서인지 빠르게 포기하고 도전하지 않는 모습은 많은 사람들에게서 찾아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무의식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습관처럼 반복되는 행동이 있을 때, 프로젝트의 중요한 지점에서 또 포기를 하려고 할 때, 자신이 또 같은 행동을 반복한다는 것을 알아차려야 한다. '내가 또 포기를 하려고 하네? 왜 그럴까? 이전에 크게 실패했던 그 경험 때문일까?' 라는 생각을 통해 과거의 트라우마를 끄집어내는 것이 첫 번째 단계이다. 트라우마에 대한 감정을 마주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누군가에겐 그때의 감정이 떠올라 슬픈 감정에 빠지기도 하고, 그것을 외면하고 싶기도 하다. 하지만 그때와는 다른 사람이 되고 싶다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어린 시절 많은 애정을 받지 못했다고 지금까지 손톱이나 다른 무언가를 물어뜯으며 불안감을 해소할 것인가? 세월이 흘러 노년이 되어서도 그러고 있는 자신을 상상해 보자. 그 모습은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미래는 아닐 것이다.


예전에 큰 실패를 겪었다고 해서 지금 당장 빠르게 포기할 것인가? 그때와 지금은 모든 것이 다르다. 함께 하는 사람, 상황, 자신의 능력 등 같은 것은 단 하나도 없다. 미리 포기하는 것은 그때의 좋지 않은 결과를 가장 먼저 맞이하고 싶다는 것과 같다. 이런 중요한 결정을 반복적으로 하는 것도 자신이 눈치채지 못하는 하나의 습관이다. 처음에 말한 것처럼, 좋은 습관을 만들려면 우선 나쁜 습관을 알아차리고 제거하여 좋은 습관이 들어올 자리를 만들어주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과거에 얽매여 살아가고 있다. 지난날을 돌아보며 아직까지도 아파하고 후회하며 스스로를 쥐어짜고 있다.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것은 과거도 미래도 아니다. 오직 살아 숨 쉬고 있는 지금 이 순간, 현재만이 우리가 살아가는 시간이다. 그곳엔 과거도 미래도 전혀 중요하지 않다. 과거의 나쁜 것은 벗어던지고, 미래의 걱정은 그때가 직접 찾아올 때 경험함으로써 맞서 나가면 된다.


그러니 자신이 가지고 있는 트라우마와 그로 인해 생긴 습관을 알아차리자. 하나씩 캐다보면 생각보다 많은 것들이 튀어나올 것이다. 그때의 아픔을 피하지 말고 당당하게 바라보자. 지금의 당신은 그때와는 다른 사람이 되었다. 충분히 이겨내고 나아갈 힘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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