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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에게.

by 서기선

오늘도 수고했어.
정말 말 그대로,
수고 많았어.


아무도 몰라주는 서운함 속에서
참 잘 버텼어.
억지웃음, 참아낸 말들,
나 알고 있어.


표현이 서툴러 말하지 않은 거야.


언젠가 이런 말을 하더라.
나는 왜 이렇게밖에 못할까,
왜 이렇게 부족할까.


당신의 자책을 보듬었어야 했는데
늘 내 표현이 한 걸음 늦네...


그럴 땐 잠깐 멈춰도 돼.
조금은 느려도 괜찮아.
우리, 그렇게


천천히 가자.


앞만 보지 말고
곁에서 걷는 서로를 보자.


혹시 울고 싶을 땐
예전처럼 가슴을 내어 줄게.


그 속에 숨어, 아무도 모르게
실컷 울어!


그렇다고 부끄러워하진 마!
나에겐 그래도 돼!


누가 뭐래도
나는 늘 당신 편이야.


오늘도 잘 살아줘서 고맙고,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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