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치지 않는 시, 하루 시 하나015
작은 식탁 위로 멀어졌다 가까워지는 호흡이
촉촉해졌다 축축해졌다 금세 눅눅해졌따
급하게 들어간 편의점에서 산 삼 천원짜리 우산
검은 우산 아래 세상이 수채화가 된다
젖은 초록은 나무가 되고
번진 빨강은 자동차가 되며
저 멀리 사람들은 움직이는 점이 된다
붓질은 점점 거칠어지고 경계가 번져갔다
젖어가는 오른 쪽 어깨와 따뜻해지는 왼쪽 어깨를 번갈아 견디며
느린 걸음에 맞춰 새롭게 완성되던 스물여섯 장의 수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