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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송 May 09. 2020

요요 없이 건강하게 살 빼고 싶다면, 진심으로 이 책

제이슨 펑, <비만 코드> 독후감

 예전부터 식이요법과 비만에 관한 독후감을 여러 차례 올렸다.

 아래 첫째는 케토제닉 다이어트에 관한 책.

https://brunch.co.kr/@seriousong/421

 아래는 살찌는 게 지방 섭취 때문이 아니라 탄수화물 섭취로 인한 지방 저장 때문이라는 책.

https://brunch.co.kr/@seriousong/131

 그리고 장내 세균에 관한 이야기도 했었다.

https://brunch.co.kr/@seriousong/124

 오늘 소개할 책은 우리가 '왜' 살이 찌고, '왜' 살을 빼도 다시 찌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비만 코드>의 핵심 내용은 한 줄로 요약하자면 "당신이 살찌는 것은 인슐린 때문이다"라고, 해결책을 한 줄로 또 요약하자면 "그래서 인슐린 분비와 저항성을 낮춰야 살이 빠진다"다. 

 사실 이 책을 읽고 좋았던 것은 나와 저자의 생각이 일치하는 부분이 많다는 것이었다. 나는 두 번의 다이어트를 해 봤다. 한 번은 헬스를 하다가 바디 프로필을 찍기 위해 16kg 정도를 감량할 때였고, 다른 한 번은 역시 근육을 늘리기 위해 체중을 늘리다가 너무 군살이 많아져서 8kg 정도를 감량할 필요를 느꼈을 때였다. 

 첫 번째 다이어트는 저탄고단백이었다. 최대한 몸의 근육은 남기면서 지방만 제거하기 위해선 보디빌더(늘 이야기하지만 아놀드 슈왈츠제네거쯤 되어야 보디빌더인 게 아니고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몸의 형태를 만드려고 하는 사람은 모두 보디빌더다)들에겐 저탄고단백 다이어트가 가장 정석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살도 잘 빠진다. 탄수화물을 극도로 제한(하루에 계란만한 고구마 하나 먹는 게 전부)하기 때문에 살이 쭉쭉 빠질 수밖에 없다.

 두 번째 다이어트는 케토제닉 다이어트다. 탄수화물은 전혀! 섭취하지 않고 오직 지방과 단백질만 섭취하는 다이어트다. 이 다이어트는 놀라울 정도로 살이 빨리 빠진다. 하루에 0.5kg가 '평균'이다. 그래서 통상 열흘이면 5kg가 빠지는데 내가 직접 했을 때 5일 하고 2일 쉬고 5일 하고 2일 쉬기를 반복해 5kg 정도 빠졌었다.

 그리고 현재 내 체중은 내가 목표했던 대로 70kg다. 하지만 요요의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한 번 최대 체중 80kg를 세팅한 이후로 내 몸은 이전과 많이 달라졌다. 마음 놓고 먹으면 자꾸 80kg를 향해 가려고 한다. 재밌는 것은 내가 운동을 하기 전에는 아무리 먹어도 63kg를 넘지 못하는 전형적인 멸치였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아마도 내가 벌크업을 위해 탄수화물 보충제와 고구마, 바나나, 닭가슴살을 무한정 퍼 먹는 동안 내 체중 설정값이 변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체중 설정값을 변화시키는 것은 인슐린이다. 그것이 바로 <비만 코드>에서 말하는 살찌는 이유다.

 모든 음식은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지만 그중에서도 탄수화물, 또 그 안에서는 가공된 탄수화물이 으뜸이다. 쌀을 물에 불려서 밥으로 만든 것은 그나마 낫지만, 쌀과 밀 따위를 곱게 갈고 거기다 다른 것들을 첨가해 만든 과자나 빵 같은 것들은 인슐린 분비를 폭발적으로 높인다. 그러나 그냥 하루에 세 번 빵 먹는다고 살 찌진 않는다. 식간(식사와 식사 사이)에 인슐린이 다시 낮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사이에 작은 쿠키나 주스 혹은 캐러멜 마끼아또 같은 간식을 집어넣으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인슐린은 다시 분비되고 그렇게 하루 종일 인슐린이 높은 농도를 유지하게 된다. 그러면 인체에서 인슐린에 대한 민감도가 떨어지고, 낮아진 민감도를 보상하기 위해 인슐린은 더 많이 분비된다. 

 그런데 혹시 인슐린이 무엇을 하는 호르몬인지 알고 있는가? 인슐린은 혈당을 낮추는 호르몬인데, 그 혈당을 낮추는 원리는 바로 혈액 속에 돌아다니는 당분을 붙잡아 지방을 형성한다. 다시 말한다. 인슐린이 '당신이 섭취한 설탕을 붙잡아서' '뱃살로 만드는' 호르몬이다. 그래서 인슐린 분비가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당신은 비만할 확률이 높아지고, 이 문제를 해결해야 살도 빼고 요요도 막을 수 있다.

 이렇게 인슐린을 중심으로 문제를 바라보면 많은 수수께끼가 풀린다. 저열량 다이어트는 왜 요요를 막지 못하는가? 섭취 열량을 낮춘다고 해서 인슐린 세팅값이 변하지는 않는다. 적은 열량을 섭취하기 때문에 대사율을 낮춰서 초기에는 살이 빠져도 나중엔 빠지지 않는다. 케토제닉 다이어트는 왜 요요에 더 뛰어난 방어력을 보일까? 탄수화물이 사라지기 때문에 인슐린 세팅값을 낮추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왜 아무리 먹어도 살이 찌지 않았을까? 그건 바로 삼시세끼 말고는 중간에 아무것도 안 먹는 식습관이 있었기 때문이다. 벌크업 과정에서는 하루 다섯 끼를 먹었고, 그러면 인슐린 분비가 하루 세 번이어야 하는 게 다섯 번이 되기 때문에 당연히 살이 찌게 된다.

 여태까지 비만에 관한 책을 몇 권이나 봤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단언컨대 <비만 코드>가 우리가 살찌는 원인(물론 스트레스, 과식, 질병 등 여러 요인이 있지만)의 핵심을 가장 잘 짚었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인슐린이고, 생활 속에서의 문제는 간식과 설탕이다. 이걸 다 끊을 수 있을까? 일단 한 번 이 책을 보라. 그리고 다이어트에 대해 무엇을 잘못 알고 있었는지 하나씩 깨닫다 보면 마침내 당신은 설탕을 끊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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