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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가 만드는 마케팅의 차이

고객은 왜 우리 이야기를 들어야 할까?

by 황승욱

지금까지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모델의 구성요소 중에서 who, 즉 "고객"과 관련한 내용들을 쭉 살펴보았습니다.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에 제일 먼저, 길게 다루었는데요. 이어지는 이번 장에서는 why를 짚고 넘어가려고 합니다. 풀어서 설명하자면, "우리는 왜 이 대화에 참여하는가?"하는 이유를 규정짓는 겁니다.


일상적인 모든 대화는 우리가 인식하든 인식하지 못하든 대개 역할이나 효익이 있습니다. 정보의 교환이 이루어질 수도 있고, 심지어는 일상적인 사소한 대화들조차도 친밀감을 쌓거나 관계를 유지하는 기능을 한다고 볼 수 있는데요.


커뮤니케이션 모델로서의 마케팅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건 비즈니스 활동이니만큼 의도와 목적을 더욱 명확하게 해야 합니다.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 참여하는 구성원들이 이 대화 속에서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지, 마케팅의 목적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기업의 why : 기업은 왜 고객에게 말을 건네려 하는가?

기업은 영리를 추구하는 조직이니만큼 매출이 목적이라고 할 수도 있겠는데요. 비즈니스의 단계나 전략에 따라 단계적인 목표를 그릴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는 크게 상위 목표와 하위 목표로 구분해 설명해 보려고 합니다.


1) 상위 목표: 비즈니스 목적과의 연결

모든 마케팅 활동은 회사의 최상위 비즈니스 목표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비즈니스 방향과 단계에 따라 목표가 달라질 수는 있겠지만 대개는 아래와 같은 목표를 가질 수 있을 겁니다.


매출의 지속적 성장 : 전체 매출 규모의 지속적 확대

수익성의 개선 : 비용 효율성 증대

시장 점유율 확장 : 신제품의 성공적인 시장 안착


가장 궁극적으로는 결국 매출이겠지만, 때로는 하방선을 지키면서 수익성을 개선해야 하는 결정을 할 수도 있고, 시장에서 장악력을 높이기 위해 의도적 적자를 감수하는 결정을 할 수도 있겠습니다. 마케팅의 전략과 목표 또한 이런 비즈니스 결정과 방향을 같이하고, 달성 가능한 실행 전략을 수립해야 하는데요. 단순히 목표 달성을 위한 액션들만 뒤따르는 게 아니라, 구체적인 숫자의 연결고리가 이어지게끔 설계해야 합니다.


2) 하위 목표: 상위 목표를 위한 프로젝트 단위의 목적

상위 목표를 세우고 나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실행 전략들이 수립될 텐데요. 이때는 구체적이고 측정 가능한 하위 목표들이 필요합니다. 이 단계가 실제 마케팅 캠페인의 직접적인 실행 가이드라인이 됩니다. 상위 목표 달성을 위해 여러 가지의 프로젝트들이 수행될 수 있고, 각 프로젝트마다 목표하는 지표나 숫자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매출 성장이라는 상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실행 단계에서는 프로젝트와 지표들이 아래와 같이 세분화될 수 있겠습니다.


상위 목표

전년 대비 총 매출 20% 성장


하위 액션 및 목표

1. 기존 고객의 재방문 및 재구매 유도 : 재구매율 20% 향상

2. 신규 고객 확보를 통한 매출 유도 : 신규 고객 가입 비용(CAC, Customer Acquisition Cost) 2,000원 상방 방어, 신규 고객 1만 명 획득

3. 평균 주문 금액 (AOV, Average Order Value) 상승 유도 : 업셀링 및 맞춤 추천 고도화를 통해 AOV 5% 증가


3) 상위 목표와 하위 목표의 얼라인

비즈니스 목표와 방향을 수립하면, 비즈니스 목표 달성을 위한 마케팅의 상위 목표를 세웁니다. 마케팅의 상위 목표가 수립되면, 해당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실행 단계에서의 과제와 목표를 세웁니다. 역으로, 하위 액션의 목표치를 모두 달성한다고 했을 때, 상위 목표치가 달성되는 숫자여야 합니다. 상위에서 하위로, 하위에서 상위로 양방향에서의 숫자가 퍼즐 조각처럼 맞아들어가야 하는 겁니다.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그럼에도 반복적으로 설명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실제 현장에서는 이 숫자의 합이 맞지 지 않는 상황이 벌어지기 때문입니다. 신규 고객 획득 프로젝트의 지표는 성공적이라고 판단했지만, 최종적으로 마케팅 목표 달성은 실패하는 경우. 각각의 실행 단계는 잘 운영되었지만 상위 목표와의 숫자 얼라인이 정교하지 않아 최종적으로 마케팅 목표 달성은 실패하는 경우가 발생하는 겁니다.


이건 그나마 다행이고요. 때때로 마케팅 목표 달성과는 상관없는 일을 하느라 리소스를 낭비하는 일도 생깁니다. 신규 고객 확보를 위해 소셜 미디어 계정을 관리해야 한다고 하면, 성공 여부를 어떤 지표로 알 수 있을까요? 알고리즘을 잘 타서 구독자와 조회수가 일정 수준 이상 나오면 될 거라고 막연히 생각했는데, 정작 신규 고객 확보와의 연관성도 보이지 않고, 매출 증가분도 크지 않다면 낭패입니다.


그래서 마케팅을 할 때는 관리자든 실무자든, 항상 스스로에게 why를 물어야 합니다. '이 프로젝트는 무엇을 위해 하는 걸까? 정말 그 목표 달성을 하는데 이 업무가 적절한 기여를 하는게 맞을까? 그렇다면 어느 정도의 목표치를 잡아야 최종 목표 달성에 기여를 하는걸까?' 하고요.




고객의 why : 고객은 왜 기업의 이야기를 들어야 하는가? 고객이 이 대화에 참여해서 얻을 수 있는 가치는 무엇인가?

기업이 아무리 정교한 목표와 계획을 세웠다 해도, 고객이 반응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 없습니다. 마케팅은 고객과 기업 간의 상호 가치 교환입니다. 따라서 고객의 Why, 즉 고객이 이 커뮤니케이션에서 무엇을 얻어가는가에 대한 답이 필요합니다. 고객이 시간과 관심과 행동을 들여 이 커뮤니케이션에 반응해야만 하는 이유와 명분을 갖추어야 합니다.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가치에 대해서는 앞서 고객에 대해서 다룬 장표들이 도움이 될 겁니다. 특히 value pyramid는 가치에 대해서 명확하게 표현을 해두었기 때문에 좋은 참고 기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 외에도 도움이 될 만한 질문들이 있는데요, «마케팅 천재가 된 맥스»에 나오는 6가지 질문입니다.


1. 우리의 고객은 누구인가?
2. 우리의 경쟁자는 누구인가?
3. 고객이 우리가 팔고 있는 물건을 원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다른 경쟁사보다 뛰어난 점)
4. 고객이 우리의 제품을 사는 이유는 무엇인가?
5. 고객이 경쟁업체의 물건을 구매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6. 세일즈맨이 판매를 성사시키기 위해 고객에게 제공할 서비스로는 무엇이 있는가?


위 질문을 참고해서 아래 4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해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1. 우리의 고객은 어떤 문제를 겪고 있는가?

2. 경쟁자는 고객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주고 있는가?

3.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객은 왜 우리의 제품을 이용해야 하는가?

4. 우리의 솔루션을 원하는 고객이 있는가? 있다면 그들은 어떤 고객인가?


만일 질문이 너무 어렵다면, 딱 2개의 질문에 답을 해 봅시다.


1. 우리가 고객에게 줄 수 있는 가치는 무엇인가?

2. 그 가치는 고객에게도 가치 있게 여겨지는 것이 확실한가? 어떤 점에서 그러한가?




Why는 방향이고, 기준이며, 설득의 출발점이다

Why가 명확하지 않으면 마케팅은 산발적인 시도가 됩니다. 상위 목표와 어긋난 일을 하느라 인력과 예산이 낭비되고요. 고객이 이 대화에 참여하는 이유를 제시해 주지 못한다면 일방적인 소통만 될 뿐입니다. 결국 고객의 욕망과 맥락을 고려하지 않은 마케팅은 낮은 반응율과 낮은 전환율을 기록하며 실패로 끝날 뿐입니다. 고객이 바라보는 브랜드 이미지도 훼손됩니다. 그에 따른 조직 내 갈등과 불만도 발생합니다.


반대로 why가 명확하면, 동기와 목표가 확실하니 실행력이 높아집니다. 설령 실패하더라도 어떤 부분에서 실패했는지 판단이 섭니다. 이를 냉정하고 수용하고 회고해서 더 개선된 시도를 축적하며 성공에 가까워집니다. 고객이 대화에 참여해야 하는 이유를 생각하고 계속 행동하게 만드는 실험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왜 이 대화를 시작하려는가?"

"고객은 왜 우리 이야기를 들어야 하는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하면, 또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명확하지 않다면 마케팅은 방향 없는 실행이 되고 맙니다. 반대로 이 질문에 답을 내릴 수 있다면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이 질문에 답하는 순간, 기업과 고객이 교환하는 "가치"의 내용이 선명해지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 질문에 답이 명료해질 때, 마케팅 전략은 자연스럽게 다음 단계로 넘어가게 됩니다. 바로, 무엇을 고객에게 말할 것인가 하는 what(또는 what-to-say)의 단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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