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이유는 먼저 소란이 엄마의 맛있는 간식을 먹기 위해서이고 두 번째는 좀비탐정단의 역할을 하기 위해서죠.
마침 엄마가 소란이를 부르고 예쁜 접시에 담은 해물 파전을 아래층 할아버지에게 드리라고 하네요. 지난주에 소란이가 너무 뛰어다녀 할아버지께서 잠을 잘 못 주무셨다고 엘리베이터에서 말했나 봐요. 엄마는 죄송함을 느꼈는지 해물파전에 마음을 담아 전하고 싶대요. 소란이는 친구들과 함께 계단을 뛰면서 아래층으로 내려갔어요.
“탕! 탕! 탕!” 할아버지 집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요.
“탕! 탕! 탕!” 소란이네 집은 매일 맛있는 냄새가 나고 햇빛이 잘 들어오는 느낌인데 할아버지 집은 냉장고 냄새가 나요. 왠지 차갑게 느껴져요. 초인종을 눌러야 하는데, 소란이의 손이 다시 내려가네요. 기찬이가 소란이 손을 잡고, 자기 등 뒤로 소란이를 보내요. 무서워하는 소란이를 보호하기 위해서죠. 그런 기찬이의 모습이 너무나 용기 있어 보이고 멋있어요.
"탕! 탕! 탕!"
"딩동! 딩동!"
"탕! 탕! 탕!"
"딩~동"
기찬이가 세 번 초인종을 누르니 그제야 할아버지 목소리가 들려요.
"누구세요?"
문을 반쯤 연 할아버지 손에는 망치가 들려있어요. 순간 아이들은 숨이 멎는 거 같아요. 입이 벌려지고 목구멍이 간지러워요. 여기에 오줌까지 마려워지려고 하네요.
"아저씨, 왜 망치를 들고 계세요?." 기찬이의 목소리가 떨려요.
"어! 아저씨가 몸에 좋다고 해서 호두를 먹느라고 망치를 들고 있었어. 그런데 왜 왔니?"
"엄마가 할아버지 드리래요. 지난번에 시끄럽게 해서 죄송하대요."
그제야 소란이가 할아버지에게 손에 든 해물파전을 머리 위로 올려요.
할아버지는 접시를 받아 들며 아이들에게 ‘씨~익’ 웃어주셨어요. 그런데 이빨이 검푸르스름해요. 하얀 이빨 대신 입술과 이가 검은 것처럼 보여요. 꼭 텔레비전에 나오는 저승사자 할아버지 같아요.
이때 할아버지 뒤로 검은 물체가 쓱 지나가요. 너무 순식간이어서 우리가 본 건지 안 본 건지도 확인할 수가 없어요.
현관문이 쾅! 닫히고 아이들 일제히 계단을 우당탕 뛰어올라가요. 몇 개의 계단을 올랐을까요. 위~잉 소리와 함께 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려요. 아이들 모두 이곳을 빨리 떠나고 싶고, 4층 할아버지가 수상하다고 생각했어요.
“휴~후”
"쾅!"
간신히 소란이 집으로 사총사가 들어가니 눈에 눈물이 찔끔 나오네요. 현관문도 큰 소리를 내며 닫히네요
“무슨 일이니?”
엄마는 집으로 뛰어 들어오는 아이들에게 놀라서 물어봐요. 그리고 무서운 분 아니라고 하면서 한바탕 웃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