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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를 찾아서

오싹오싹 아파트 탐정단_네 번째 이야기

4화. 소리를 찾아서


다음 날 소란이는 책가방을 메고 기찬이와 학교에 가려고 102동 앞에서 기다리고 있어요.


“소란아! 안녕?”


기찬이가 가방을 메고 헐레벌떡 계단을 뛰어 내려오네요. 함께 아파트 정문 쪽으로 걸어가는데 구름이 낀 하늘 비친 나뭇잎이 어두워 보여요. 평소에는 햇빛에 반사되어 반짝이는 잎들을 볼 수 있었는데 말이죠. 10미터 정도 걸었을까요?

아이들 몇 명이 102동 화단 앞에 모여 있네요. 아이들 어깨너머 벤치 앞에 검은 무언가가 보여요. 밟힌 건지 바닥에 부딪힌 건지 몸의 뒷모습만 보여요. 자세히 보니 새끼 비둘기가 죽어 있는 거예요. 나도 모르게 바닥에 떨어진 나뭇가지와 나뭇잎을 꺾어 새끼 비둘기를 덮어줬어요.


"왜 비둘기가 죽어 있을까?"

"사람들이 일부러 죽였나?"


학교에서 4명의 아이들은 반 친구들에게 어제 할아버지를 만난 이야기를 했어요. 반 친구들은 눈이 동그랗게 뜬 채 손가락을 움직이며 말해요.


"어! 나도 그 할아버지 알아!"

"그 할아버지 화나면 엄청 무섭대. 목소리는 크고 낮아. 그리고 웃지도 않으셔"

"오늘 아파트에서 비둘기 죽은 것도 보았는데 그 할아버지가 죽인 거 아냐? 정말 이상해!"



학교 수업을 마친 후 아이들은 학원에 가기 위해 소란이네 집에 갔어요. 문을 여는데 집안이 어둑어둑하네요. 늘 엄마가 아이들을 반겼는데 이상하게도 엄마가 집에 없어요.


"소란아! 엄마 오늘 어디 가신다고 했니?"

"몰라! 말씀 안 하셨어."


소란이가 거실 불을 켜고 소파 위에 책가방을 던져요. 아이들도 자리에 앉아 장난감을 갖고 놀아요.


"탕! 탕! 탕!"

"할아버지가 호두를 드시나?"

애써 태연한 척 아이들은 놀기 시작해요. 하지만 가슴은 콩닥콩닥 정신없죠.

"위~잉. 위~잉. 위~잉"

아이들 모두 고개를 위로 좌우로 돌려봐요. 일초가 한 시간처럼 길게 느껴져요.


"소란아 네가 들었다는 소리가 이 소리야?"


소란이가 대답 없이 고개를 끄덕여요. 아이들은 동시에 입이 파랗게 질려요. 찬양이는 가방에서 조용히 성경책을 꺼내요. 기찬이는 자신도 모르게 발차기 준비를 해요. 민준이는 안경을 올리며 주위를 관찰하려고 애를 써요.


"우리 아파트를 둘러보자"


소란이가 행동대장이 되어 계단을 통해 어느 집에서 나는지 알아보자고 하네요.

어린이 4명은 현관문을 나서고 계단을 통해 한 층씩 가보기 시작했어요. 일단 제일 먼저 4층에 가봤어요. 소란이 아래층이면서 가장 의심되는 집이지요. 그런데 탕! 탕! 탕 소리만 날 뿐 '위~잉 ' 소리가 안 나요.


"아무래도 위층에서 나는 소리인 거 같아. 6층부터 올라가 보자."


평소 똑똑하다고 느끼는 민준이의 말에 아이들은 일제히 6층으로 올라가요.


6층은 위~잉 소리가 좀 더 크게 나지만 여전히 작게 들려요. 한 층 더 올라가 봤어요. 7층은 위~잉 소리가 더 크게 들려요. 하지만 개 짖는 소리가 나서 초인종을 누를 수가 없어요.


그 소리는 아무래도 소란이 키처럼 큰 개의 울음소리 같아요. 이번에는 8층이에요. 위~잉 소리가 주위를 맴도는 거 같이 뚜렷하게 들려요.


"위~잉 소리가 크다!"

"누가 초인종을 누를래?"

"그래도 소란이가 이 아파트에 사니까 소란이가 눌러야 되지 않을까?"

"내가? 왜? 알았어"


소란이는 용기를 내어 초인종을 눌렀어요. ‘위~잉’ 소리는 나는데 아무도 안 나오네요. 등이 오싹해져요. 기찬이가 용기를 내어 초인종을 다시 눌렀어요.‘위~잉’ 소리가 끊어졌어요. 흰머리를 단정히 올린 할머니가 나오시네요.


"너희들은 누구냐? 여기 여자아이는 우리 아파트 사는 아이인데, 왜 왔니?"

"위~잉 소리가 나서요"

할머니는 고개를 갸웃갸웃하시더니 어서 가라고 손짓을 해요.


"에구 이쁜 아이들아! 할머니가 과자라도 있으면 좋은데 줄 게 없네요. 예쁘게 잘 자라라 “


분명히 8층에서 위잉 소리가 나는데, 할머니는 위~잉 소리를 모르는 거 같아요. 엘리베이터를 타고 5층에 내려오니 엄마가 깜짝 놀란 모습으로 반겨요.


"너희들 가방은 팽개치고 어디 갔었니?"

"위~잉 소리가 나서요."

"그렇다고 너희들끼리 막 돌아다니면 위험해. 얼른 들어와 음료수 먹고 학원 가라."


여전히‘위~잉’ 소리는 미스터리예요. 어디서 나는 것일까요? 진짜 좀비일까요?

위의 그림은 마이크로소프트 빙사이트에서 만들었습니다


1화  오싹한 좀비

2화 우리는 좀비 탐정단

3화 이상한 소리, 수상한 사람

5화 억울해요

6화  좀비 아웃

7화  좀비아웃과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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