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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 21. 2023
좀비아웃과 진실
오싹오싹 아파트 탐정단-일곱 번째 이야기
7화. 좀비아웃과 진실
"저는 소란이에요. 여기 있는 아이들 모두 아파트에 살고 있는 제 친구고요.
우리들은 위~잉 소리를 나는 집이 점점 많아져서 소리 나는 집을 직접 녹음해 왔어요."
"어머 너희들이? 어떻게?"
"일주일 넘게 아파트를 돌며 핸드폰으로 녹음했어요"
소란이와 아이들은 씩씩하게 핸드폰과 리스트를 어른들에게 제출했어요. 웅성 웅성 주변에서 어른들이 자료를 보며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어요
아파트 입주민 대표 아주머니께서 우리에게 다가오세요.
"정말? 너희들이?”
“네! 한집 한집 직접 돌며 녹음했어요”
“너무 고생했네. 덕분에 이 문제를 해결하게 되었어."
아줌마가 박수를 치며 우리들을 칭찬해 주셨어요.
앉아있는 어른들은 모두 용기 있고 지혜로운 아이들이라며 박수를 쳐요.
어깨가 나도 모르게 으쓱 올라가네요.
아파트 주민들이 저희를 정말 아파트 탐정단으로 인정해 주는 것 같아요.
"이 리스트를 근거로 아파트 소리 나는 집들을 빨리 고칠게요."
"네 ?집을 고쳐요? 좀비나 귀신이 아니고요?"
나중에 알았지만, 아파트 위~잉 소리는 15년 이상 된 아파트에서 욕실이나 주방에 수도와 수도관이 오래된 경우 소리가 난대요. 저희 사는 아파트도 20년 이상이 되다 보니 소리가 나는 집이 점점 늘어난 거죠. 그래서 아파트 입주민 회의를 통해 관리비를 조금씩 더 내 수전을 고쳐 주기로 했었대요.
마침 저희들 발품으로 수전을 고쳐야 되는 집 리스트를 받아 어른들은 이 문제를 훨씬 쉽게 처리할 수 있게 된 거죠.
그런데 수전 고치는 비용은 홀로 계신 할머니와 할아버지에게는 부담이 컸대요. 그래서 아파트 입주민 회의에서 수전을 고칠 수 있는 아빠들이 어르신 집을 돕기로 했어요. 소란이 아빠도 인테리어 일을 해서 102동 소리 나는 집의 수도를 무료로 고쳐 주기로 했어요.
이날 소란이 아빠는 4층 할아버지집과 8층 할머니집을 고치기로 했어요. 특별히 기찬이와 찬양이도 함께 갔어요. 워낙 의심되는 할아버지와 할머니여서 확인이 필요했거든요. 집에 들어가니 저희 집과 별 다를 바가 없네요. 단지 4층이어서 소란이네 집보다 좀 어둡다는 점 빼고 말이죠.
"내가 혈압이 높은데 견과류가 좋다고 해서 호두를 한 박스 샀어. 그런데 까서 파는 것보다 까지 않은 게 훨씬 싸더라고. 그래서 한 박스 사서 한 달 내내 먹었는데, 이제는 다시는 안 살 거야"
"왜요? 어르신" 소란이 아빠가 할아버지에게 물어보아요.
"한 달 전부터 3층 아저씨가 집에 올라와 뭐라 하더군. 탕! 탕! 소리로 머리가 아프대"
이번엔 8층이에요. 초인종을 3번 누리고 문을 3번 두드리니 할머니가 나와요
"할머니, 안녕하세요? 수도 고치러 왔어요"
"뭐라고 하셨나요?" 할머니는 손짓으로 크게 말하라고 하시네요.
"수! 도! 고! 치! 려! 고! 요!"
소란이 아빠가 매우 힘들게 할머니와 대화를 해요.
아이들은 소란이 아빠의 큰 목소리에 순간 움찔해요.
"애들아. 할머니가 귀가 안 들려서 아빠가 크게 말하는 거니 이해해라. 싸우는 게 아니에요"
그래요. 할머니는 귀가 잘 안 들려서 지금까지 할머니집에서 위~잉 소리가 난다는 사실을 몰랐대요. 다행히 아빠의 손으로 할머니 집도 고치게 되었네요.
어른들 말씀대로 아파트에 좀비는 정말 없는 걸까요?
마음에 남은 '위~잉'에 대한 미련이 싹 사라지지는 않았어요.
그래서 앞으로도 소란이와 친구들은 이상한 소리가 날 때마다 ‘좀비아웃’을 외칠 거예요.
